관련 보도에 현지서 반대 서명… 관광공사 “확정된 것 아냐”
한국을 찾은 무슬림 관광객이 이용할 '이동식 기도실'이 평창동계올림픽이 열리는 강원도에 처음 선보인다고 조선일보가 얼마 전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한국관광공사는 "컨테이너를 개조한 이동식 무슬림 기도실 2동(棟)을 동계올림픽이 열리는 강원도 강릉에서 2월 초부터 시범 운영한다"고 지난달 7일 밝혔다.
또 이슬람 경전인 코란(이슬람식 발음은 꾸란)과 메카 방향을 가리키는 표시인 '키블라(qibla)', 에어컨과 전기 히터 등 냉난방 시설도 갖춘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아울러 "이슬람 율법을 감안해 남녀 기도실을 별도 컨테이너로 분리 운영한다"는 김성훈 관광공사 아시아중동팀장의 말을 덧붙이기도 했다. 기도실 1동 제작 가격은 4000만원 정도라고 한다.
공사 측이 이를 추진하는 것은 무슬림 관광객 유치가 목적인 것으로 보인다. 조선일보는 "무슬림 관광객은 사드 보복 이후 급감한 중국 관광객의 빈자리를 채울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지만, 종교 규율을 지키기 위해 필요한 기도실이 부족하다는 점이 주요 불편 사항으로 지적돼 왔다"고 했다.
그러자 강원도 내에서 반대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 평창동계올림픽 이슬람대책 강원도민운동본부(대표 정형만)는 최근 온라인으로 이 같은 무슬림 기도실 설치에 반대하는 서명을 받기 시작했다. 2월 5일 오후 2시 기준 약 2만여 명이 서명했다.
운동본부 측은 "불교인, 기독교인 등 타종교인들을 위해서도 기도처소를 만들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종교편향적인 조치"라며 "국민의 혈세를 특정 종교시설을 위해 투입하면 특정종교 특혜"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한국관광공사 측은 5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기도실 설치는 현재 계획 중인 사업으로 확정된 건 아니"라며 "또 무슬림 기도실로 알려졌지만 논의 중인 기도실은 기독교인 등 타종교인들도 기도할 수 있는 공간"이라고 했다.
또 기도실을 만들 경우 코란과 함께 성경도 비치할 계획이라고 이 관계자는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