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자 출신 IT 전문가 조수현 대표, 미자립교회 돕는 앱도 출시 예정
"예전에는 교회가 세상의 문화를 이끌었어요. 지금은 교회가 너무 시대에 뒤떨어지는 부분이 많아서 젊은이들이 교회를 안 나오는 이유도 된다고 봅니다. 교회가 스마트해져야 젊은이들이 교회로 돌아올거라고 생각해요. 주보앱과 설교앱, 설교 멀티미디어 자료 등을 교회들에 제공해, 개척교회부터 대형교회에 이르는 한국교회, 그리고 더 나아가 세계 교회의 성장화에 기여하는 것이 저희 목표입니다."
㈜정보넷 조수현 대표는 리눅스를 개발한 국내 1세대 IT 전문가이자 10여년의 목회 경험을 가진, 조금은 특이한 경력의 소유자다. 조 대표는 연세대와 장신대 신학대학원을 졸업한 뒤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소속 목사로 부천에 교회를 개척했다. 조 대표가 개척한 교회의 교인이 3백여 명이 된 어느 날, 그는 목회를 내려놓고 특수목회의 길을 걸었다. ㈜정보넷을 설립해 교회를 돕겠다고 결심한 것이다.
"설교와 목회를 잘할 수 있는 목사님들은 많이 있어요. 하지만 누군가는 IT 기술을 교회에 지원해야 합니다. 일반 청년이나 기술자가 해도 좋지만, 이왕이면 교회 생리를 잘 아는 목회자가 하면 좋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제가 교회에 사표를 내고, 특수 목회의 길을 걷게 되었습니다."
조 대표는 교회 홈페이지가 보편화되어 있지 않은 시절, IT 선교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수많은 교회에 홈페이지를 만들 것을 권유했다. 당시만 하더라도 목회자들은 홈페이지에 부정적인 입장이거나 크게 관심을 두지 않았다. "홈페이지 그거 666아니냐"며 외면하는 목사들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조 대표는 포기하지 않았다.
"에전에는 교회 설교를 들으려면 교회에 직접 와서 들어야 했어요. 그래서 저는 교회들이 홈페이지를 만들어서 설교를 올렸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바울이 지금 태어났으면 인터넷에 설교를 올려 복음을 전했을 거예요. 교회 홈페이지가 생기면 그만큼 전도하기도 수월할 거라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교회들에 저렴하게 교회 홈페이지를 배포할 수 있을까 고민하며 기도했는데, 하나님께서 리눅스 웹호스팅 서버를 개발하게 하셨어요. 그래서 2006년에는 4천여 교회가 저희 회사에서 웹페이지를 개설했습니다."
조 대표가 리눅스 서버를 개발하기 전에는 국내 업체들이 비싼 외국 서버를 빌려 썼다. 하지만 리눅스를 개발하면서 서버 사용료를 90% 이상 내린 싼 가격으로 질 좋은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했다. 당시 정보넷이 제공한 서비스 가격은 20MB에 월 1만원. 대부분의 웹호스팅 업체가 10MB에 월 10만원하던 것과 비교해 보면 매우 저렴한 가격에 제공했던 것이다. 덕분에 한때 정보넷 가입고객 및 기업이 7만 8000곳을 돌파하기도 했다.
이렇게 한국교회의 인터넷 선교에 앞장서 온 조 대표는 이제 스마트주보를 통해 다시 한 번 교회의 스마트한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그는 국내 최초로 교회 네이티브 주보앱을 개발해 저비용에 교회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배포하고 있다. 이 주보앱을 쓰면 종이 주보를 인쇄소에서 가져오고, 접고, 배부하기 위해서 배치하고, 나누어주고, 예배 후에 수거해서 폐기하는 모든 수고가 사라지게 된다. 종이주보 대신 스마트폰에서 볼 수 있는 스마트주보로 대체되기 때문이다.
"교회 재정 낭비 1순위로 꼽히는 것이 뭔지 아세요? 바로 종이 주보입니다. 중대형교회에서 잠깐 보고 버려지는 주보 제작 비용이 연간 수백에서 수천만 원이나 되요. 주보앱을 사용하면 기존 인쇄비용의 10분의 1로 재정을 줄일 수 있습니다. 절약된 교회 재정으로는 선교와 소외된 이웃을 위해 요긴하게 사용할 수 있으니 얼마나 좋아요?"
스마트주보 앱의 가장 큰 장점은 홈페이지를 불러와 보여주는 모바일 웹 앱이 아닌, 미리 압축파일로 다운로드해 놓은 주보 데이터를 스마트폰 자체 프로그램으로 보여주는 '네이티브 앱'이라는 점. 따라서 수만 명이 교회에 와서 동시에 앱을 실행해도 네트워크 문제가 전혀 일어나지 않고 앱이 빠르고 부드럽게 실행된다.
"우리 회사 뿐만 아니라 주보앱을 개발할 수 있는 능력이 되는 회사 모두 스마트 주보 만들었으면 좋겠어요. 다같이 만들어서 한국교회 바꾸자는 거에요. 우리만 해서 돈 벌겠다는 생각이 전혀 없어요. 특허도 내지 않았습니다."
정보넷은 주보앱에 이어, 한국교회를 살릴 또 다른 앱을 개발하고 있다. 주보앱을 쓰면서 남게 되는 교회 재정으로 대형교회나 성도들이 미자립교회에 헌금을 할 수 있게 돕는 앱이다. 후원을 필요로 하는 목회자가 교회 소개 영상을 올리고, 성도들은 마음이 가는 교회에 직접 후원을 할 수 있게 하는 시스템이다.
"전 한국교회 모든 성도들이 이 앱을 깔았으면 좋겠어요. 한국교회가 살아나려면, 미자립교회가 먼저 살아나야 합니다. 작은 교회 목회자들은 재정이 부족하니까 돈을 벌면서 목회해야 되요. 이 앱이 활성화되어 수 백의 미자립교회 목사님들이 재정에 신경쓰지 않고 목회에만 전념할 수 있다면, 힘과 용기를 얻을 수 있을 겁니다."
이 앱의 가장 큰 장점은, 교회 계좌로 헌금을 바로 보내기 때문에 헌금액의 100%를 고스란히 보낼 수 있다는 점. 정보넷은 중간에서 중개수수료를 받지 않고 순수한 통로의 역할만 감당하겠다는 것이다. 헌금을 받은 교회는 당사자에게 영상으로 감사 편지를 찍어서 보내줄 수도 있다. 영상을 받아 본 교인이 힘이 나서 더 열심히 헌금하지 않겠냐는 취지다. 사실 그가 이런 아이디어를 낼 수 있었던 것은, 시골 목회의 경험이 있어 미자립교회의 눈물나는 현실을 잘 알고 있는 까닭이다.
"시골교회에서 이름도 없이 빛도 없이 목회하시는 목사님들이 많습니다. 극빈자에요. 저는 이 앱을 통해 한국교회 성도들이 일 년 중 한 번은 작은 교회에 십일조를 하자는 캠페인을 벌이고 싶어요. 이 아름다운 운동을 통해 성도들이 서로 도우면서 신앙이 자라나지 않겠어요? 헌금을 하신 성도님들은 내역이 쫙 뜨니까 '아, 내가 하늘나라에 복을 쌓고 있구나'하고 흐뭇하실 거에요. 어플 이름을 정해야 하는데, 고민이네요.(웃음)"
또 조 대표는 목회자들의 설교를 다채롭게 하기 위한 영상 데이터 베이스 제공 등 멀티미디어 지원을 구상하고 있다. 예를 들면, 베드로가 갈릴리 바다에서 그물을 내리다가 예수님을 만난 장면을 설교할 때 화면에서 갈릴리 바다의 이미지가 뜨는 것이다. 그리고 예화를 말로 설명하는 대신 동영상을 띄워주는 식이다. 이렇게 하면 설교가 귀에 쏙쏙 들어오지 않겠냐는 것이다.
"옛날에는 자료가 없었지만, 지금은 멀티미디어 시대이기 때문에 자료가 무한합니다. 멀티미디어 설교가 가능해진다면 설교 하는 목사님도 재밌고 성도들도 졸리지도 않고, 청년들도 교회로 더 모이지 않을까요?"
조 대표가 말하는 '멀티미디어 설교'는 단순히 방송실에서 자료를 띄우는 것이 아니다. 목사가 전자책 형식의 설교 원고가 담긴 태블릿을 넘기며 설교를 하면, 성도들이 보는 대형 화면에도 똑같이 태블릿 화면이 보이게 하는 것이다. 목사가 설교를 하다가 태블릿 화면에서 이미지나 동영상을 띄우면 화면에서 똑같이 보이는 식이다. 목사가 직접 자료를 띄우기 때문에 방송실에서 자료 띄울 타이밍을 맞추느라 긴장할 필요도 없다. 조 대표는 멀티미디어 설교가 가능하도록 프로그램 지원 뿐 아니라 예화나 이미지, 동영상 등의 빅데이터를 제공할 계획이다.
"세상이 4차산업을 향해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만큼 한국교회도 지속적으로 변화를 도모해 사회를 선도하는 역할을 감당해야 해요. 교회들이 스마트해져야 청년 부흥이 일어나고, 한국교회의 미래가 밝아질 것입니다. 그 변화의 중심에 정보넷이 함께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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