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께서 제 ‘짝’을 예정해 놓으셨을까요?”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손성찬 목사 “누굴 만나느냐보다, 어떤 관계 지속되느냐가 더…”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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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척을 준비중인 손성찬 목사가 '내가 만날 짝지는 예정되어 있는가?'라는 제목의 글을 5일 SNS에 게시했다.

손성찬 목사는 "남자와 여자, 즉 이성을 만나고 결혼할 때, 생각보다 많은 젊은 그리스도인들이 '예정된' 이성에 대한 뭔가 모를 기대가 있다. 하나님이 예정하신 사람과 그를 만날 때가 있다는 생각"이라며 "아마 결혼이라는 것이 인생사에 있어 그만큼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일 것이고, 중요하기에 하나님의 뜻에 대해 갈급해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미국과 유럽의 목회자들이 한데 모여 컨퍼런스를 하던 중 발생한 일을 소개했다. 미국 목회자들이 약간의 비난조를 섞어 술을 마시던 유럽 목회자들을 타박했더니, 유럽 쪽 한 인물이 이런 식으로 대답했다는 것. "당신네들은 당신들의 신앙문화적 규범으로 우리에게 뭐라고 하지만, 우리가 볼 땐 당신들의 탐욕으로 인해 튀어나온 그 뱃살이 더 악하다!"

손 목사는 "우리가 몸에 대한 다이어트를 그저 미용과 건강의 관점으로만 보지만, 때로는 영성의 문제일 수도 있다. 실제로도 몸이 부활함을 믿는 우리 기독교인들에게 '몸'이란 조금 다른 관점으로 보자면 타인과의 관계인 '결혼'보다 어떤 면에서는 더 직접적으로 중요한 것일 수도 있다"며 "즉 그리스도인에게 있어서 결혼만큼 몸도 중요하다. 달리 말하면 특별히 그리스도인에게는 '결혼'이 중요한 만큼, 사실 삶의 모든 영역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그는 "물론 그저 예시로 든 것뿐, '다이어트'와 '결혼'은 정말 다른 범주이고, 아무리 이렇게 말하더라도 실제 '결혼'은 문화와 시대를 초월해 정말 중요한 것"이라며 "다만 결혼을 '인륜지대사'로 보는 우리네 문화, 그리고 뭐든 점지된 택일과 택인을 중요시하는 우리네 무속적 심성이 결부돼 버리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무엇보다 '예정'이라는 지극히 현학적이고 신앙고백적인 교의적 표현이 우리네 인생에 가장 중요한 '선택'을 해석해 버리게 된 것"이라며 "하지만 그러지 않았으면 한다"고 밝혔다.

손성찬 목사는 "만약 누군가 '하나님께서 제 짝을 정해 놓으셨나요?'라고 물어보신다면, 저는 결단코 '아니요!'라고 대답할 것이다. 분명 점지된 사람은 없다"며 "만약 누군가 '정해진 자기 짝'을 찾는데 혈안이 되었다면, 그 인생은 아마 삶의 모든 영역에서 자기 꼴리는 것을 하나님의 뜻이라 운운할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말했다.

또 "어차피 나중에 '지 눈에 이뻐보이는' 그 사람을 하나님께서 맺어주신 짝이라고 할 가능성이 태반"이라며 "제발 결혼에 '예정'을 입히지 말자"고 했다.

존 파이퍼가 <삶을 허비하지 말라>에서 했던 말도 소개했다. "사람을 사랑한다는 것은, 그들에게 모든 것을 충족하시는 하나님을 보여주는 것을 의미한다."

손 목사는 "저는 이 말이 꼭 불특정 다수에 대한 이야기뿐 아니라, 실제 사랑하는 그 어떤 사람에 대한 우리의 방향을 잘 설명한다고 생각한다"며 "하나님이 선택한 사람과 살면 사랑이 생기는게 아니다. 그 사람이 누가 되었든, 내가 하나님을 보여주는 가운데 진정한 사랑이 자리잡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그게 누구든지, 우리가 만나는 모든 순간에 하나님이 함께하심을 인정하고 기억하며 삼자대면하듯 만나자"며 "굳이 '성경적'이라는 말을 차용하여 결론을 내자면, 누굴 만나느냐보다는, 만나서 어떤 관계로 만나고 그 관계를 지속해 가느냐가 더 중요해 보인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결론은 너무 주저하거나 하나님께 '토스'하지 말고, '그냥 니 맘에 드는 사람 만나라'는 것이다. 물론 가능하다면(^^)"이라며 "주님은 나를 조건 없이 만나주셨지만, 내 맘에 드는 사람이 날 만나주리라는 헛된 믿음은 내려놓자. 단지 구하고 두드리고 만날뿐"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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