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을 볼 때 우리가 가지는 첫 번째 느낌은 '경이로울 정도로 아름답고 최고 수준의 질서를 갖고 있다'는 것이다. 천체 과학자들은 우주에는 천억 개 이상의 은하계가 있고, 각 은하계마다 천억 개 이상의 별들이 있다고 추정한다. 수많은 은하계 중에 우리 은하계가 있고, 그 안에 우리 태양계가 있다. 태양계에서 태양을 항성이라고 하고, 태양 주위를 공전하는 8개의 별들을 행성이라고 한다. 태양계는 우리 은하계의 중심부를 시속 약 7만 8천 킬로미터로 공전하고 있으며, 은하계를 한 바퀴 도는데 약 2억 2천 6백만 년이 걸린다. 8개의 행성들은 공전하는 태양주위를 위 아래로 왔다 갔다 물결치듯 나선형으로 돌면서 규칙적으로 운행한다.
우주 천체가 가지고 있는 아름다움과 질서는 놀라움 이상이다.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별들 중에 우리 태양계와 지구가 있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생명체들은 경이로울 정도로 최고 수준의 아름다움과 질서와 신비를 가지고 있다. 사람들은 호기심 때문에 우주와 지구를 관찰하면서 여러 가지를 궁금해 한다.
자연은 이런 아름다움과 질서를 어떻게 가질 수 있게 되었을까? 우주는 언제부터 시작되었으며, 얼마나 클까? 다른 우주도 있을까? 지구는 언제 만들어졌을까? 생명체가 어떻게 존재하게 되었을까? 등등. 그런 궁금증은 모두 '기원의 문제'인데, 안타깝게도 현대과학은 이런 궁금증들에 대한 명확한 해답을 주지 않는다.
무신론 과학자들은 기원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자연에서 일어나는 현상들을 과거에도 동일하게 적용함으로써 그 해답을 찾으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반면에 크리스천 과학자들은 창조주를 믿기 때문에 창조의 결과인 자연과 함께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을 통해서 그 해답을 찾으려 한다.
크리스천 과학자들은 하나님이 우리에게 두 권의 책을 주셨다고 한다. 즉, 자연(일반계시)과 성경(특별계시)이다. 저자가 한 분이기 때문에 자연과 성경이 전달하는 내용은 같아야 하며, 상호 보완적으로 그 분이 누구이며, 어떤 분인지를 알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전달하는 내용은 같지만, '믿음에 따라 해석이 다르다'는 문제점이 있다. 진화론을 과학적 사실로 믿는 과학자는 진화의 결과로 해석하고, 하나님을 전지전능하신 창조주로 믿는 과학자는 창조의 결과로 해석한다.
또한, 하나님을 믿으면서도 '진화는 과학적 사실'이라고 믿는 크리스천 과학자들은 진화와 창조를 혼합하여 타협적으로 해석한다. 그렇지만, 타협이론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창조'도 제대로 못 믿고, '진화'도 제대로 못 믿기 때문에 무신론 진화론자들과 유신론 창조론자들로부터 외면을 당한다. 그렇다면, 자연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자연을 해석할 때 명심해야 할 두 가지 사실이 있다. 그 하나는 '자연은 창조의 결과'만을 나타낼 뿐, '어떻게 창조되었는지를 설명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자연현상들은 피조세계의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창조주가 만들어 놓으신 자연법칙에 따라 일어날 뿐이다. 다른 하나는 인간은 과학의 한계 때문에 과학을 통해서 '자연을 제대로 다 풀어내지 못한다'는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연주의와 과학주의를 신봉하는 사람들은 현재 자연에서 일어나는 현상들이 과거에도 동일하게 발생했다고 가정하여 기원의 문제를 풀려고 한다. 그 결과 우연과 생명의 자연발생을 전제로 하는 자연주의적 진화론이 나왔다.
무신론 과학자들은 '자연은 창조의 결과만을 나타낼 뿐'이란 사실을 간과했기 때문에, 그리고 '자연은 우연하게 시작되었고 오랜 시간 동안에 걸쳐 진화했다'는 믿음 때문에 진화론을 주장한다. 타협이론을 주장하는 사람들도 진화론에 대한 믿음은 마찬가지다. 타협이론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하나님이 만물을 '창조하실 때에 진화와 빅뱅을 사용하셨다'고 믿기 때문에 진화론을 통해서 성경(특히, 창세기 1장에서 11장까지)을 해석하려 한다. 그들은 하나님을 믿지만, '성경에 기록된 하나님'보다는 '진화론 과학이 해석하는 하나님'을 더 믿으려 한다. 심지어 창조주가 자연에 진화할 수 있는 능력을 주셨기 때문에 현재도 자연에서는 진화 창조가 일어나고 있다고 주장한다. 성경을 진화론에 꿰어 맞추는 노력의 결과가 진화적 창조론, 다중격변설, 점진적 창조론 등과 같은 다양한 타협이론들을 잉태했다.
자연은 하나님이 주신 책이기 때문에 '피조물 속에는 하나님의 신성과 창조의 능력'이 깃들어 있다(로마서 1장 20절). 따라서 자연을 통해서 창조주 하나님을 발견할 수 있어야 한다. 창조주가 누구인지를 발견하는 것은 '자연'이라는 책만으로도 충분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이 성경을 주신 이유는 무엇일까?
그 이유는 명확하다. 하나님은 '자연을 만드신 이가 창조주 하나님'이심을 알려 주시고자 했다. 그 하나님은 인간을 사랑하셨기 때문에 죽음보다 강한 사랑으로 죄로 인하여 죽게 된 인간들을 구원하시기 위해 이 땅에 오실 수 밖에 없으셨으며, 그 분이 바로 예수님이란 사실을 알려주시고자 했다. 그러나 자연은 이런 사실을 말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자연은 창조의 결과만을 나타낼 뿐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과학이란 이름으로 '자연을 통해서' 성경을 해석하면 안 된다.
진화론을 바탕으로 자연을 통해서 성경을 해석하게 되면, 생각이 허망하여져서 스스로 지혜 있다 하나 어리석게 되어 하나님보다 피조물을 우상으로 더 섬기고(로마서 1장 22절), 성경 말씀보다 인간의 이성과 학문을 더 믿는다. 영적으로 지적으로 타락한 인간은 자연만물 속에 내재된 창조주의 능력과 신성을 온전히 이해하지도 못할 뿐만 아니라, 예수님이 곧 창조주 하나님이심을 고백하지 못한다. 예수님이 이 땅에 오신 목적은 인간들의 죄를 대속하기 위해 십자가를 지시기 위함이 아니라, 인간이 삶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본을 보이기 위해' 오셨다고 주장한다.
타협이론을 믿게 되면, 정통 기독교 개혁신앙의 기본이 되는 창세기 1장에서 11장까지 기록된 성경의 역사성(6일 창조, 아담의 역사성, 노아홍수의 역사성 등)을 믿지 못하고 비유나 상징으로 해석한다. 타협이론이 주장하는 내용이 성경에 부합되지 않는다면, 그 것은 쓸데없는 사설에 불과하다. 왜냐하면, 타협이론은 인간의 이성과 진화론적 학문과 지식으로 성경을 분해할 뿐이며, 하나님의 전지전능하심을 폄훼하고, 변함없는 진리인 성경 말씀과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왜곡하고 변질시키기 때문이다. 나아가 성경의 권위와 무오성을 무시하고 의심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오늘날 젊은이들이 창조론과 진화론 사이에서 갈등하며, 성경에 기록된 창조주를 믿지 못하고 교회를 떠나는 이유는 교회에 과학이 없어서가 아니다. 진화론 때문에 하나님의 말씀을 기록한 성경이 기록된 대로 안 믿어지고, 예수님의 십자가 죽으심과 부활을 기록된 대로 믿을 수가 없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경이로울 정도로 아름답고 최고 수준의 질서를 갖고 있는 자연은 창조의 결과만을 나타낼 뿐이다. 하나님은 자연에 진화할 수 있는 능력을 주시지 않았다. 우연에 의한 생명의 자연발생, 죽음과 멸종이 반복되고, 천문학적인 오랜 시간을 필요로 하는 진화론은 전지전능하신 창조주 하나님의 속성과 전혀 맞지 않는다. 그리고 성경 어디에도 하나님이 창조하실 때 진화와 빅뱅을 사용하셨음을 암시하는 내용이 없다.
한윤봉(전북대 화학공학부 교수, 과학기술한림원 정회원, 미래에너지소재소자사업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