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민법 개정을 위한 국민토론회 열려
"난민신청자의 81%는 난민 아닌 상태로 거주"
"징집 거부, 일자리 목적 등 가짜 난민은 즉각 강제송환, 추방"
난민협약의 취지와 전혀 다른 허위 난민신청자에게까지 난민인정자에게 주어지는 체류자격과 처우를 제공하는 현 대한민국 난민법을 하루속히 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최근 제주의 무사증을 악용해 예멘인이 무더기로 난민 신청을 하면서 불거진 난민 문제와 허술한 난민법으로 인한 갑론을박이 치열한 가운데 '난민법 개정을 위한 국민토론회'가 11일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렸다. 김진태 국회의원이 주최하고 우리문화사랑국민연대, 자유와인권연구소가 주관한 이 토론회에는 500여 명이 참석해 난민 문제에 대한 폭발적인 관심과 열기를 입증했다.
김승규 전 법무부장관은 축사에서 "난민신청자들에게까지도 취업허가비자를 주어 난민인정자에 버금가는 처우를 제공하는 등 우리 난민법의 허술한 점이 악용되어 국가의 공공질서와 안보에 심각한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며 "먼저 난민 사태를 경험한 유럽의 정책 실패를 교훈 삼아 대한민국 공동체의 질서를 유지하여 자국민의 안전을 보장하고, 난민인정자는 대한민국 문화에 동화될 수 있는 정책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진태 의원은 "유럽은 2015년부터 시작된 대규모 이슬람권 난민 사태로 몸살을 앓고 있다"며 "일부 인권단체, 언론 등이 난민수용을 반대하는 대다수 국민의 목소리를 혐오니 차별이니 하는 프레임을 덮어씌우며 문제의 본질을 왜곡하고 있지만, 정치권과 언론은 무분별한 난민 수용을 거부하는 국민의 요구를 즉시 수용하고 이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 의원은 "오늘 논의된 내용을 바탕으로 올바른 난민정책의 정착을 위해 국회 차원에서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심재철 의원과 유기준 의원도 "현 난민정책의 문제점을 찾고 바람직한 난민정책 방향과 현실적 대안을 마련할 것"을 기대했다.
신만섭 박사, "국가 정책에 감성 논리로 접근하면 안 돼"
프랑스 국립 뚤루즈 사회과학대학 정치학 박사 과정을 밟은 신만섭 박사(서경대 교양학부 외래교수)는 '유럽의 난민문제와 한국에 주는 시사점'에 대해 전하며 "난민 수용을 찬성하는 곳은 인권, 혐오, 차별, 배제, 갈등 등 감성적 차원으로 접근하고 있지만, 엄격히 난민 문제는 감성적 호소가 아닌 정치적 시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 박사는 "시리아, 예멘 등 난민 발생의 제일 큰 원인인 내전은 사실 송유관의 시리아 통과를 두고 미국과 유럽, 시리아와 러시아의 두 진영 사이의 싸움으로 말미암은 것"이라며 "강대국과 주변국의 정치, 경제적 이해관계의 산물인 예멘, 시리아 내전에 개입한 국가들이 난민 문제에서도 결자해지 하는 태도를 가져야 하고, 하루빨리 관련 국가가 내전을 종식하도록 국제사회가 압박을 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한 "유럽에 들어온 대량 난민현상은 범죄, 테러 등 사회문제라는 미시적 시각을 넘어 정치, 문화적으로 단위 국가와 유럽연합의 정체성을 염려하게 하고 있다"며 "지정학적으로 매우 불리한 위치에 있는 우리나라가 대량 난민이라는 외부요인으로 국민 정체성과 사회적 통합에 균열이 생길 경우, 주변강대국들의 국내 흔들기, 다민족 갈등, 내전, 한반도 영구 분단 등 유럽보다 더 심각한 국가적 재앙을 맞을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신만섭 박사는 현 난민 사태에 대한 제안으로 "호주가 이미 실시하고, EU가 곧 설치하려는 역외 난민심사센터, 또는 한중일 3국 합동심사센터를 선제 가동해서 동북아국가서 한국만 난민을 받아들이는 어리석은 짓을 하지 말아야 하며, 국내 난민 유입에 대한 국민적 우려를 불식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아시아에서 최초이며 유일하다고 자부하는 난민법을 당장 개정하지만, 궁극적으로는 폐기하여 중국, 일본 수준으로 보조를 맞추는 것이 타당하다"고 주장했다.
류병균 대표, "난민인정 신청을 재외공관에서만 받아야"
우리문화사랑국민연대 류병균 상임대표는 '주권과 국익관점에서 바라본 난민법의 쟁점과 과제'를 발표했다. 류 상임대표는 "한국의 난민법은 난민협약에도 없는 난민신청자와 난민으로 인정받지 못한 난민신청자들까지 인도적 체류허가자라는 이름으로 법적 지위를 부여하고 난민인정자들에 준하는 체류자격과 처우를 보장하고 있다"며 "난민법을 이용해 편법으로 입국하여 체류하려는 가짜 난민들을 대규모로 끌어들이는 최악의 법"이라고 비판했다.
이 같은 근거로 1994년부터 2018년 5월 말까지 우리나라의 누적 난민신청자는 4만470명이며, 이중 출국자가 5,440명, 난민인정자가 839명, 인도적 체류허가자가 1,540명, 난민신청 후 국내체류자가 3만2,651명으로, 전체 난민 신청자의 81%가 난민이 아닌 상태로 거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난민신청자는 이의신청 혹은 소송을 제기하며 최대 5년 이상 시간을 끌며 국내에 합법체류 하거나 불법체류를 하고 있는 실정임을 들었다.
류병균 상임대표는 제주 예멘인 난민신청자들이 난민심사대상이 아닌, 출입국 관리법상 입국금지 대상이며 강제퇴거대상자로, 즉시 강제퇴거 조치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대한민국 이익이나 공공 안전, 경제질서, 사회질서를 해치거나 선량한 풍속을 해치는 행동을 할 염려가 있거나 강제퇴거 대상 외국인이 집행을 지연시킬 목적으로 난민인정 신청을 할 경우 난민인정심사 절차를 생략하고 강제퇴거 조치에 들어가야 한다"면서 "미국 트럼프 행정부도 이란, 리비아, 소말리아, 시리아, 예멘 등 이슬람권 5개국의 미국 입국을 금지했으며, 지난 6월 26일 미연방대법원은 국가안보상의 이유로 미국 정부의 조치에 합헌판결을 내리기도 했다"고 밝혔다
류 상임대표는 "궁극적으로는 난민 문제의 근본 해결책도 못 되는 국제난민협약을 탈퇴하여 법적 의무를 벗는 대신, 국제사회 일원으로 난민 지원과 보호에 관한 도의적 의무를 할 것"을 제안했다. 유엔과 협조 아래 난민 발생 지역에 평화유지군 파병으로 난민을 보호하고, 민간 기업과 단체가 현지에 진출해 난민의 경제적, 사회적 안정과 자생 능력을 돕는 것 등으로 대체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난민협약과 난민법의 기존 틀을 유지하며 법 개정만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면 그는 "난민신청을 국내 출입국항과 출입국 사무소에서만 하는 조항(난민법 제5조 1항, 제6조 1항)을 바꾸어 대한민국 재외공관에서만 하도록 할 것"을 강조했다. 이어 "해외 난민은 받아들이면서 수십 년 무국적으로 떠도는 같은 민족을 모른 척해선 안 된다"며 "독일 난민법의 취지를 본받아 중앙아시아와 러시아 등에 있는 50만 명의 무국적자 고려인 동포, 해외 입양 후 파양 및 수속 문제 등으로 무국적자가 된 2만5천 명의 한국인 등 무국적 재외동포들을 난민 개념에 명시하여 국내로 귀환시킬 수 있도록 법 개정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고영일 변호사, "일방적 사증면제조치 즉각 철회하라"
자유와인권연구소 소장 고영일 변호사도 '난민법 어떻게 개정해야 좋은가?'라는 발제를 통해 전 세계 난민이 악용하는 국내 난민법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고 변호사는 "난민법의 독소조항과 허술한 규정 때문에 관광, 통과 목적으로 무사증 제도를 통해 입국한 뒤 난민 신청을 하는 경우는 이미 예멘 난민신청자를 통해 경험했다"며 "난민협약 취지와 다른 난민인정신청자, 인도적 체류자, 재정착 희망 난민 등에까지 난민과 동일한 보호를 하여 처우를 보장한다는 것은 난민법 제정 목적에 배치된다"고 지적했다.
고 변호사는 이어 "부국 스위스는 48시간 이내 자신이 난민임을 인정하지 못하면 추방당한다"며 "난민협약에서 보호하는 난민이 아닌, 인도적 체류자와 난민신청자에 대해 체류자격을 박탈하고 강제추방 또는 송환할 수 있도록 난민법을 즉각 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구체적으로는 △난민인정 심사에 난민에 일방적 특혜조치 조항들을 개정 △난민인정 심사 기간을 단축(난민불인정 결정 시 이의 신청을 30일 이내에서 2주 내로, 난민인정 결정도 신청서 접수 후 6개월 안에서 1개월 이내로 한정) △재정착 희망난민이나 난민협약에 없는 난민 배우자, 미성년 자녀의 입국 불허, 난민협약에 없는 인도적 체류자의 취업활동 조항 삭제와 난민신청자의 생계비, 주거시설, 의료, 교육보장 규정 삭제 등이다.
그는 또 사우디아라비아, 바레인, 쿠웨이트, UAE, 오만, 이집트에 대해 일방적 사증면제제도를 속히 철회해야 현재 관광목적으로 방문한 이집트인의 난민신청(5년간 난민신청 99명, 2018년 올해만 110명)도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5년간 이집트인 난민신청자는 99명이었으나 2018년 올해만 110명을 넘었다"며 "일방적 사증면제조치는 법개정이 아닌 법무부장관이 곧바로 철회할 수 있으므로, 이를 통해 무사증 입국에 의한 난민사태를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특별발언 시간에는 '트럼프를 당선시킨 PC의 정체'를 쓴 홍지수 작가, 제주난민대책도민연대 현정은 대표, 나라사랑어머니회 제주지부 이향 대표가 발언했고, 토론은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이광윤 교수, 한국적외국인정책세우기운동 김윤생 대표, 법무부 난민과 담당자 등이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