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영모 선교사 “감옥 안에서 복음 전할 기회 얻어 감사”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백영모 선교사 옥중편지 1] 몸무게 7kg 줄어

▲대책위원장 이형로 목사가 백영모 선교사(왼쪽부터)를 면회하는 모습. ⓒ대책위 제공

▲대책위원장 이형로 목사가 백영모 선교사(왼쪽부터)를 면회하는 모습. ⓒ대책위 제공

지난 5월 30일 석연찮은 이유로 필리핀 안티폴로시 감옥에 수감된 백영모 선교사 석방대책위원회는 최근 백영모 선교사의 ‘옥중편지’를 공개했다. 다음은 그 전문.

사랑하는 기도의 중보자요 사역의 동역자 되신 목사님과 성도님들께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문안드립니다.

이미 저의 상황에 대해서 들으셨을 것입니다. (필리핀) 안티폴로시 감옥에 수감된지 오늘로 55일째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더 일찍 소식을 알리고 싶었으나 감옥이라는 현실이 마음과 같지는 않습니다.

그 동안 저의 석방을 위해 많은 분들이 수고를 아끼지 않으셨음을 들었습니다. 힘든 감옥 생활 중에 큰 위로가 되었고, 격려가 되었습니다. 또한 필리핀을 멀다 하지 않고 오셔서 손 붙들고 기도해 주셨던 분들이 많습니다. 눈물 뿌려 기도해 주심에 하나님이 속히 응답해 주시기를 소망합니다.

저는 지난 5월 30일 갑작스럽게 체포가 되었습니다. 죄명이 너무 황당합니다. ‘불법무기 및 폭발물 소지’가 죄명입니다. 본 적도 없고 가져본 적도 없는 무기들이 왜 저의 것이 되었는지, 왜 경찰은 그렇게 조서를 꾸몄는지 황당하고 억울하기만 합니다. 지난 18년간 필리핀에서 선교 사역하면서 저의 손에 들려졌던 것은 성경이었고, 하나님을 향해 기도하던 맞잡은 두 손이었습니다. 그래서 당황스럽습니다.

교단적으로도 경찰청 본청 앞에서 억울하게 구속된 저의 석방을 위해 정부가 노력해 달라는 기자회견을 가졌습니다. 아내인 배OO 선교사는 ‘청와대 홈페이지 국민청원’에 국민들이 이 사건을 알아주시고 정부가 노력해 달라며 석방을 위한 청원을 올렸습니다. 지난 7월 17일 2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의 성원이 채워진 가운데 정부의 대답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한국 성결교회뿐 아니라 초교파적으로 저의 석방을 위한 기도가 줄을 잇고 있음을 듣습니다. 이곳에서도 아침, 점심, 저녁 시간을 갖고 기도하고 있습니다. 교인이 아닌 분들까지 관심을 갖고 지지해 주신다니, 제가 많은 분들에게 사랑의 빚을 지게 되었습니다.

저는 지난 두 달여 사이에 약 7kg 정도 몸무게가 줄었습니다. 그나마 아내와 둘째 딸이 매일 하루도 거르지 않고 음식과 비타민을 준비해서 면회했기에 이 정도로 견딜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생활하면서 개인적으로 가장 힘든 것은 온 몸에 피부병이 가려움증과 함께 찾아 온 것입니다. 약을 발라보고 피부과 의사가 와서 준 약을 먹어보아도 온 몸을 돌아가면서 올라오는 피부병이 저를 심히 괴롭게 합니다.

몸이 감옥에 갇혀있기에 고통스럽고 마음이 심히 곤고한 상황입니다. 이 안의 생활을 어떻게 표현할 수 없습니다. 약 15평 공간에 153명이 함께 생활해야 한다는 것으로 상황의 열악함을 대신하겠습니다. 위생도, 먹거리도, 더운 공기도, 충분치 못한 공간도, 모두 제가 몸으로, 신앙으로 감당해야만 하는 현실입니다.

이곳에서 지내는 약 두 달 동안 감사한 일도 있었습니다. 가장 귀한 것은 이곳 감옥 안에서도 복음 전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는 것입니다. 신앙생활에 관심을 보이는 사람이 있어서, 성경을 함께 읽고 기도해 주고 있습니다. 지금은 제가 지내는 방에서만 진행하고 있는데, 제가 석방되기 전에 더 많은 곳에서 복음을 전할 수 있도록 기도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둘째 딸이 연세대학교에 합격했습니다. 9월에 새 학기를 시작하게 되는데, 합격 소식을 들었을 때 너무 기쁘고 감사했습니다. 하나님께서 둘째 딸의 삶을 선히 인도해 주시도록 기도해 주십시오.

지금 이 순간에도 수많은 성도들의 기도가 하나님의 보좌를 향하고 있음을 믿습니다. 그리고 하나님이 곧 응답해 주실 것을 믿습니다. 계속하여 저의 빠른 석방이 결정되도록 기도해 주십시요. 빨리 얼굴을 보고 하나님이 행하신 놀라운 일들을 간증할 수 있는 날이 이르도록 기도해 주시길 간절히 부탁드립니다.

홀로 모든 짐을 지고 어려운 결정들을 해야 하는 아내가 외롭지 않도록, 낙심하지 않도록 기도와 위로를 전해 주시기도 부탁드립니다. 한국으로 가야 하는 둘째 딸을 대신하여 아내를 돕고 지속적으로 면회하기 위해 큰 딸이 휴학을 하고 필리핀에 들어와 있습니다. 가족을 위해 기도해 주십시오.

총회장님을 비롯하여 총회적으로 저의 석방과 건강을 위하여 노력해 주시고 기도해 주심에 감사합니다. 직접 필리핀까지 오셔서 기도해 주시고 격려해 주셨던 후원 교회 목사님들과 성도님들께 감사드립니다.

가장 힘들었던 시기에 위로와 힘을 다하셨던 파워미션 선교회에도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시간을 정하고 기도모임을 갖고 방문해 주는 선교부 선교사님들도 고맙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기도하고 계시는 수많은 성결교회 가족들과 얼굴도 사역도 모르지만 한마음으로 기도해 주고 계시는 전국의 모든 성도님들께도 마음으로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하나님께서 기도에 응답하실 뿐 아니라 더 큰 은혜로 삶 가운데 풍성하게 역사하시기를 기도합니다. 속히 자유의 몸이 되어 직접 뵙고 인사 드리기를 소망하면서 줄입니다. 할렐루야!

​​​​​​​​​​2018년 7월 23일
백영모 선교사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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