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곤 칼럼] 불편한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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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곤 목사

▲김원곤 목사

1. 약 2년 전, 어느 대형교회의 목회자의 사례금이 같은 교회 부교역자와 사례금과 별반 차이가 나지 않는다고 교계 신문에 대서특필 된 적이 있었습니다. 그것도 목회자 본인이 스스로 밝힌 사실입니다. 너무 훌륭합니다. 흔하지 않는 경우입니다. 쉽지 않는 일입니다.

그러나 대형교회의 담임목사는 사례비 이외에도 외부강사의 수입, 교인들 가정의 경조사 집례, 성도의 섬김만으로도 충분히 생활이 가능합니다.

마땅히 칭찬과 존경을 받아야 할 분들은 생활비에 훨씬 못미치는 사례비를 받으면서 오늘도 묵묵히 사역의 길을 걸어가고 있는 이 땅의 목회자들입니다.

2. 교회를 분립했습니다. 교회의 부교역자 중에서 누군가를 분립시켜서 내어 보내는 것도 훌륭한 일인데 담임목사님이 직접 나가서 분립개척을 했다면 더없이 훌륭한 일입니다. 한국교회의 신선한 충격입니다. 한국교회의 소망을 봅니다. 결코 쉽지 않는 선택입니다.

그러나 담임목사님이 나가서 분립하는 경우 따라서 나가는 사람은 비록 소수가 나갈지라도 충성도가 높은 사람이 함께 합니다. 분립 재정도 넉넉하고, 예배당 마련도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대외적인 이미지도 좋아집니다. 대중적인 지지도는 물론 전국적인 명성을 일시에 얻을 수도 있습니다. 교회도 단시간내에 성장시킬 수 있는 역량을 갖추었습니다. 벌써 교회 분립개척에 대한 책이 출판되었습니다. 놀라운 일입니다. 그렇다면 교회분립개척은 결코 전혀 손해 볼 것 없는 선택입니다.

오히려 칭찬 받아야 할 목회자는 떠나고 싶어도 떠나지 못하고 그 자리에서 묵묵히 울면서 목회하고 있는 이 땅의 목회자들입니다.

3. 십일조, 감사, 선교헌금, 구제헌금까지 충분히 넉넉히 하는 목회자가 있습니다. 인기가 많습니다. 그를 따르는 매니아층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훌륭합니다. 잘하는 일입니다.

그러나 그 목회자의 사례비는 다른 자립교회 목사님의 사례비보다 적게는 3배, 많게는 5배입니다. 책을 많이 저술하여 인세도 엄청납니다. 교회에서 다른 생활과 목회의 지원도 충분합니다. 그의 책을 보면 외부 강사료도 사례비에 버금간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일반 자립교회의 목회자보다 7~10배 이상 수입이 많은 분입니다. 그런 분이 자신은 일반적인 기준에 의해서 할만큼 했다고 해서는 안됩니다. 나머지는 자신의 것이라고 해서도 안됩니다. 수입이 달라져도 내 소유, 내 쓸 것은 일정해야 합니다.

웨슬리는 옥스퍼드 대학생 때 그는 일 년에 28파운드로 생활을 했습니다. 수입이 30파운드로 늘고 연간 소득이 120 파운드에 이르렀을 때도, 그는 여전히 전과 같이 28 파운드로 생활을 했다고 합니다. 그는 사람들에게 만일 자기가 죽을 때 수중에 10 파운드가 넘게 남았으면, 자기를 강도로 불러도 된다고 말하였습니다.

마땅히 존경받아야 할 사람은 사례금이 적어 최저 생활에도 못미치고, 목회자임에도 십일조와 헌금 자체가 부담이 되는 이 땅의 가난한 목회자들입니다.

4. 최근 대형교회의 부러울 것 없는 담임목사님이 연이어 선교지로 나간다는 결단을 내렸습니다. 대단하고 훌륭한 결단입니다. 진심으로 존경과 박수를 보냅니다.

적어도 교계신문을 통하여 알려진 분들은 선교현장에서도 현재의 교회로부터 여전히 충분한 지원을 받게 될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의 존경은 물론이구요

그러나 마땅히 존경을 받아야 할 분들은 지금도 선교비의 부족, 비자의 문제, 자녀교육의 문제, 신분과 지위의 문제로 선교지 체류 자체가 위태한 선교사님들입니다. 열악한 선교 상황에서도 아무런 보장이나 지원과 배경이 없어 하늘만 쳐다 보아야 하는 이 땅의 선교사님들입니다.

이 글은 어떤 분들의 훌륭한 선택과 결단을 폄하하고자 하려는 의도가 아닙니다. 이 글은 가장 먼저 저에게 하는 말이기도 합니다. 어떤 일말의 자격이 있어서 하는 말도 아닙니다.

그 어떤 경우에도 사람이 칭찬받고 높임을 받아서는 안됩니다. 섭섭하다는 것은 이미 내 속에 대접받고 섬김을 받으려는 마음이 들어 왔다는 증거입니다. 이는 비성경적인 일이고 주님의 가르침에 어긋나는 일입니다.

사람에게 칭송을 받는 것은 하나님의 미움을 받는 일일 수도 있습니다. 주님 앞에 갈 때까지 멸시와 천대를 당해도 기뻐할 수 있어야합니다. 무시를 당해도 '내가 이런 대우를 받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오늘도 하나님을 향한 두려움과 떨림으로 사역해야 합니다. 하나님 한 분만 영광 받으시기를 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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