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께서 북한 사랑하시고, 그 땅 포기하지 않으셨다”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한복협, 12월 모임에서 탈북민 목회자 격려

▲한복협 목회자들이 탈북 목회자들에게 격려금을 전달하며 악수와 포옹을 하고 있다. ⓒ이대웅 기자

▲한복협 목회자들이 탈북 목회자들에게 격려금을 전달하며 악수와 포옹을 하고 있다. ⓒ이대웅 기자

강추위가 찾아온 한 해의 마지막, 복음주의 목회자들이 고향을 떠나 사역하고 있는 목회자들을 격려하는 시간을 마련했다.

14일 서울 도곡동 강변교회(담임 이수환 목사)에서 열린 한국복음주의협의회(회장 이정익 목사) 12월 월례 조찬기도회 및 발표회에서는 탈북민 출신 목회자들의 이야기를 듣고 그들을 격려했다.

이정익 목사는 “탈북해서 이 땅에 오신 목회자 분들이 이렇게 많이 탄생됐는지 몰랐다. 수십 명에 이르고 대표로 네 분이 나오셨는데 상당한 도전을 주셨다”며 “북한 선교에 대해서도 새로운 방향을 제시해 주셨고, 북한 선교에 좋은 참조가 될 것 같다”고 인사했다.

또 “장차 북한의 문이 열리면 탈북민 목회자 분들이 먼저 올라가서 복음을 전해야 하지 않을까”라며 “다시 한 번 북한 선교에 대한 뜻을 되새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복협 측은 이날 참석한 탈북민 목회자들에게 격려금도 전달했다.

앞선 예배에서는 한정국 선교사(KWMA 전 사무총장) 사회로 김경원 목사(한목협 명예회장)가 말씀을 전했으며, 권오륜 목사(발음교회)가 ‘한국교회의 영적 각성을 위하여’, 이수환 목사(강변교회)가 ‘남북 간의 평화 실현과 북한 선교를 위하여’라는 제목으로 각각 기도했다. 이날 모든 순서는 이옥기 목사(UBF 대표)의 광고와 김명혁 목사(한복협 명예회장)의 축도로 마무리됐다.

분단 70년 흘렀지만… 北, 하나님 거룩한 계획 속에
그렇지 않으면 제가 어떻게 목회자 될 수 있었겠나

발표회에서는 함경북도 무산 출신의 마요한 목사(새희망나루교회)가 이야기했다. 준비한 원고 대신 북한 선교에 대한 마음을 전한 그는 “하나님께서 북한을 사랑하시고 그 땅을 포기하지 않으셨음을 강조하고 싶다”며 “분단된지 70여년이 흘렀지만 소망을 가질 수 있는 것은, 하나님께서 하나님의 거룩한 계획 가운데 북한을 두셨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마요한 목사가 발표하고 있다. ⓒ이대웅 기자

▲마요한 목사가 발표하고 있다. ⓒ이대웅 기자

마 목사는 “그렇지 않으면 어떻게 저희 같은 사람들이 하나님을 믿고 목회자가 될 수 있었겠나. 불과 20년 전만 해도 상상도 못했던 일”이라며 “북한에서는 하나님에 대해 들은 일도 없었고 기독교에 대해서는 원수로 교육받았던 저희들이, 하나님을 만났을 때 하나님이 저희를 사랑하시고 저 북한 땅도 사랑하심을 알게 됐고, 그 계획 가운데 쓰임받고자 목회자의 길을 걷게 됐다”고 전했다.

그는 “처음 하나님을 믿게 됐을 때는 불만이 있었다. 하나님께서 저 북한 사람들도 사랑하실 것이라고는 상상하지 못했고, 하나님이 북한을 버리셨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며 “왜 우리는 저 땅에서 억울하게 살아야 했을까, 지금도 저희 가족들은 북한에 있다. 가족들을 생각하면 지금도 마음이 아프다. 그러나 하나님을 더욱 깊이 알아가면서, 북한을 향한 하나님의 계획이 깊고 놀랍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했다.

30년간 주체사상과 각종 이데올로기 교육 받았지만
중국서 예수님 소개받았을 때 저도 모르게 믿게 돼

마요한 목사는 “결국 저 어려움과 고통까지 하나님의 계획 아래 있다는 확신을 주셨다”며 “하나님의 능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우리의 죄악과 허물 때문에 북한 땅에 연단을 허락하셨다는 마음을 주셨다. 그래서 그 땅의 회복을 위해 부족하나마 준비하고자 신학을 시작했고, 그 후 10년이 넘었다”고 했다.

마 목사는 “중국 선교사들을 통해 예수 그리스도를 알게 됐고 하나님에 대해 소개받았을 때, 출생 후 북한에서 30년간 교육받은 주체사상과 이데올로기 교육이 마음 속에 견고한 기둥으로 남아있지 않음을 알게 됐다”며 “진리를 만났을 때, 30년간 교육받았던 사상이 다 허물어질 수밖에 없음을 깨달았다”고 털어놓았다.

▲월례기도회 및 발표회가 진행되고 있다. ⓒ이대웅 기자

▲월례기도회 및 발표회가 진행되고 있다. ⓒ이대웅 기자

또 “예수 그리스도를 소개받았을 때 처음에는 마음에 거부감이 있었지만, 하나님이 살아계시기에 저도 모르게 짧은 순간 그 분을 믿게 돼 놀라웠다”며 “북한에서는 30년간 의무적으로 교육을 받았지만 이를 신뢰할 수 없었는데, 하나님에 대해서는 누구도 강요하지 않았지만 저 자신이 믿는 것을 보고, 정말 하나님은 살아계심을 확신하게 됐다”고 간증했다.

그는 “그런 경험 때문에, 우리가 잘 준비할 경우 하나님의 때에 저 북한의 문이 열리면 그 땅이 하나님 나라로 회복되는 것은 시간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마요한 목사는 “2001년 중국 군인들에게 체포돼 북송된 경험이 있다. 그 전까지만 해도 하나님께서 북한 땅을 사랑하시고 놀라운 계획을 갖고 계심을 생각하지 못했다”며 “그런데 북송된 후 놀라운 것들을 경험했다. 북한에서 하나님의 사람들을 보위부 감옥에서 만나게 된 것이다. 한 사람도 아니고 여러 사람이었다”고 했다.

그는 그런 것들을 보면서 ‘하나님께서 북한을 포기하지 않으셨구나, 하나님의 계획은 잠시도 멈춘 적이 없구나’를 확인했다. 하나님을 믿었다는 것 때문에 독방에서 수 개월 취조를 받고 많은 어려움을 당했지만, 살아날 수 없을 것 같은 상황에서 마지막에 기적적으로 그를 살리셨다고 한다.

마 목사는 “그때 저희 가족들에게 마지막으로 업혀 나오면서, 이러한 현실이 믿겨지지 않아 기도했다. ‘왜 저 같은 사람을 살리십니까?’ 어려움을 당할 때 하나님을 너무 많이 원망했기 때문”이라며 “살아난 것이 기적 같았다. 저 같이 불평 많은 사람을 왜 살리셨냐고 기도할 수밖에 없었다”고 이야기했다.

북송 후 감옥에서 하나님의 사람들 여러 번 만나
다시 살리신 것은 북한을 향한 하나님 계획 때문

그는 “그때 하나님께서 또렷한 음성으로 제게 말씀하셨다. ‘내가 너를 살린 것은 네가 특별해서도, 너의 믿음이 자랑할 만한 것이어서도 아니라, 그만큼 북한을 사랑하기 때문이다.’ 북한을 향한 하나님의 계획이 크고 놀랍기 때문에, 부족한 저도 사용하신다는 마음이 들었다”며 “그래서 ‘이제 주님을 위해 살겠습니다, 다시 탈북해서 한국에 가서 신학을 하겠습니다’는 큰 소원을 품었고, 40여일 만에 몸이 회복돼 다시 기적적으로 재탈북해서 남한에 왔다”고 설명했다.

▲이정익 목사(맨 오른쪽)가 이날 발표한 탈북 목회자 4인과 함께 인사하고 있다. ⓒ이대웅 기자

▲이정익 목사(맨 오른쪽)가 이날 발표한 탈북 목회자 4인과 함께 인사하고 있다. ⓒ이대웅 기자

마요한 목사는 “한국에 온지 17년이 넘었지만, 지금도 북한의 문이 열리지 않고 있다. 처음에는 ‘왜 안 열어주시냐’는 기도도 많이 했지만, 지금은 오히려 제가 준비되지 못해 하나님께서 북한의 문을 아직 열지 않으신 것 아닐까 생각하면서 힘써 준비하고 있다”고 고백했다.

마 목사는 “중요한 것은 사람의 통일이라고 생각한다. 남북한이 한민족이지만, 이질감을 갖고 있고 하나 되기 쉽지 않다”며 “대한민국 내 3만 3천 탈북민들만 해도, 한국 사회에서 함께 어울리는 것이 너무 힘들다. 물과 기름처럼 분리돼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진정한 사람의 통일은 세상적 방법이 아니라, 그리스도와 복음 안에서 가능하다는 확신을 주셨다. 7년 전 교회를 개척한 것도 그러한 마음을 주셨기 때문”이라며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사람의 통일’이 복음 안에서 가능함을 보여줘야 하는데, 제가 먼저 그 일을 이뤄야 한다는 마음 때문에 교회를 개척했다. 지금 작은 교회이지만 탈북민과 남한 사람, 디아스포라 등이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가 되어가는 일들을 경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마요한 목사는 “우리가 하나님 안에 거하고 참된 믿음 아래 뿌리박을 때 모든 벽들이 무너지고 하나됨을 보면서, 이 민족의 통일과 북한의 회복은 복음밖에 답이 없다고 확신하게 됐다”며 “제 할 일은 통일을 연습하고 함께하는 것이고, 그때 북한의 문을 열어주실 것이다. 그런 준비 없이 북한의 문이 열린다면, 많은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우려하기도 했다.

마 목사는 “하나님께서 우리 민족에게 통일을 허락하시고 저 북한을 회복시키시려는 것은 단지 우리 한민족만 잘 먹고 잘 살라는 것이 아니다”며 “이 마지막 때에 하나가 되어 열방을 향한 하나님의 거룩한 회복의 계획을 감당하라고 우리 민족에게 그러한 사명을 주신 것이다. 그 일을 위해 북한 땅 회복을 원하신다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북한은 결코 어둡고 고통만 있는 땅이 아니라, 하나님의 소망이 있는 땅이라고 믿는다”며 “12월, 예수님께서 이 땅에 오신 성탄의 놀라운 하나님의 사랑을 기원하는 이 때에, 주님의 오심이 어떤 것인지, 하나님의 사랑과 생명과 은혜가 어떤 것인지 모른 채 동토의 땅에서 신음하고 있는 북한 동포들을 주님의 사랑으로 바라보고, 그 땅을 향한 하나님의 계획을 이루기 위해 북한 땅이 어떻게 변화된다기보다 우리가 먼저 변화되고, 하나님 원하시는 자리에 서게 될 때, 하나님께서 통일을 허락하시리라는 확신을 갖고 준비하면 좋겠다”고 역설했다.

이날 발표회에서는 마요한 목사 외에도 김성근 목사(노원 한나라은혜교회), 송신복 목사(평택 하나비전교회), 강철호 목사(새터교회) 등이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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