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올해의 책 ①] 선정위원들의 ‘Pick’과 ‘변’
기독 출판 관계자들과 ‘책잘알’ 독자들이 선정한 크리스천투데이 ‘2018년 올해의 책’ 발표에 앞서, 선정위원들의 ‘Pick’과 그 이유를 먼저 살펴본다. -편집자 주
◈이동준 목사(푸른나무교회)
1. 구약외경 1
송혜경, 한남성서연구소
외경 연구 권위자 송혜경 선생님의 신간이 나왔다. (사진에는 신약외경이 들어가 있는데 이해바람). 방대한 양의 외경에 대한 체계적이고 종합적인 이해를 가지고 싶은 이가 있다면 이 책을 집으라.
개신교에서는 정경론에서 잠시 외경을 언급하고 넘어가는 정도라, 심도 있는 공부를 위해서면 가톨릭 연구자들의 어깨를 빌려야 한다.
참 아이러니한 게, 개신교의 모토는 오직 성경인데, 정작 성서에 대한 심도 있는 연구와 결과물은 오히려 가톨릭 쪽이 훨씬 방대하다. 송혜경 선생님의 저작은 다 사서 읽을 가치가 있다.
2. 한국 개신교의 타자인식
이진구, 모시는사람들
타자의 존재는 철학적 반성에 있어 대단히 중요한 의미를 지니는 문제이며 근래 한국 기독교와 관련해 부상하는 주제 중 하나다.
이 책은 기존의 한국 개신교의 타자인식과 관련한 연구의 한계를 넘어서, 보다 통전적인 방법론으로 이 주제를 풀어간다. 종교학과 종교사에 관심이 있어 들여다 본 책이지, 솔직히 재미는 없다.
하지만 이 주제는 현 한국 개신교를 분석하는데 굉장히 유용하다. 이 책의 따분한 논리전개로 나의 말이 그다지 와 닿지 않는다면, 방연상 교수의 <타자를 향한, 타자와 함께하는 선교(동연)>으로 먼저 시작해 보라. 결국엔 이 책을 다시 붙잡게 될 것이다.
3. 신이 된 시장
하비 콕스, 유강은 역, 문예출판사
탁월하다. 참으로 이러한 책을 기다렸다. 하비 콕스는 이 책에서 시장이 어떻게 신의 지위에 올랐는지 추적해 간다. 시장은 스스로 신격화되어 전 지구적 문제를 가져왔음을 보이는데, 세계 평화는 독수리 5형제의 문제고 나의 관심은 한국 교회에 있다.
작금의 한국교회는 ‘시장의 종교화’와 ‘종교의 시장화’로 모든 것이 설명 가능하고, 기실 그렇게 작동한다. 교리가 어쩌니 교회 정치가 어쩌니, 그런 나이브한 틀과 분석으로는 백년 가도 답이 없다. 하비 콕스의 이 책을 읽고 한국교회의 민낯을 드러내고 영혼의 깊은 똥 침을 놓아라.
4. 신: 인문학으로 읽는 하나님과 서양문명 이야기
김용규, IVP
이전에 휴머니스트에서 <서양문명을 읽는 코드 신>이라는 제목으로 나온 걸 IVP에서 새롭게 단장해 재출간했다. 예전판으로 읽은 적이 있어 따로 시간을 내 개정증보판인지, 내용상 큰 변화가 있는지는 확인하지 못했다. 인문학 렌즈로 기독교 주제를 다룬 책으로는 이 책만 한 게 없다. 어설프게 인문학으로 성경 어쩌니 하던 작가들은 정말 반성해야 한다.
5. 질문과 답변: 성공회 신앙 안내
이안 S. 마컴 외, 양세규·주낙현 역, 비아
근래 주변에서 성공회에 대한 관심이 늘어가는 듯하다. 개신교는 답이 없고, 가톨릭으로 가자니 배역자 같고, 정교회는 이질적인데, 존 스토트니 C. S. 루이스니 톰 라이트니 우리에게 익숙한 목회자와 신학자들이 성공회 소속이라 그런가 주변에 성공회로 귀의(?)하는 것을 종종 본다.
성공회는 무엇을 믿고, 어떻게 예배드리고, 조직체계는 어떠한지 알고 싶은 이들에게 친절한 안내서다. 미국 성공회 사제가 썼음에도 보편적인 내용만을 다뤄서인지, 한국 독자들이 읽어도 큰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는다.
좀 더 구수한 된장 냄새나는 성공회 설명을 듣고 싶다면 푸른솔에서 나온 주인돈 신부님이 쓴 <성공회 열린 교회로의 초대>를 읽으라. 맑은 울림에서 나온 김진만 교수님의 <거룩한 공회>도 간결해서 좋긴 한데, 책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다.
6. 뿌리내리는 정통주의 신학
권경철, 도서출판 다함
멀러 테제로 17세기 정통주의 신학에 조금 관심을 갖게 되었는데, 막상 공부하려면 적당한 책 찾기가 쉽지 않다. 개혁주의 학술원에서 나온 ‘칼빈 이후의 개혁신학자들’ 이후 이 주제 관련 국내 저자가 쓴 책으로는 아마 이 책이 처음 아닐까 싶다.
전자에 비해 가독성이 좋다. 디자인도 압승이고 편집도 뛰어나다. 1인 출판이 약진을 보이는 가운데, 다함의 선전을 기대한다.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출판사이다.
7. 생시몽 새로운 그리스도교
생시몽, 박선주 역, 좁쌀한알
프랑스의 유토피아적 사회주의 사상가이자 경제학자인 생시몽의 저서다. 코뮤니스트 관련한 책들을 적잖게 봐왔지만, 생시몽은 처음이다. 그럴만도 한 것이 그의 저서는 국내에 전혀 번역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프랑스 대혁명과 산업혁명의 시기 속에서, 더 진보된 사회로 나아가기 위해 부르주아지가 지도하는 산업주의를 대안으로 제시한다. 이 책의 관전 포인트는 그의 해법 자체라기보다, 격변의 18세기 프랑스 한복판에서 살았던 사회주의 사상가이자 그리스도인이었던 한 개인의 고민과 사유의 전개를 지켜보는 것에 있다.
막시즘과 근대사에 대한 선이해가 없으면 조금 읽기가 버거울 수도 있다. 하여 기독교 사회운동 이런 주제에 흥미를 느끼는 독자라면 월터 라우셴부시의 <사회복음을 위한 신학>을 먼저 읽길 권한다. 시대적으로나 서술방식에서나 라우셴부시의 책이 좀 더 살갑게 느껴질 것이다.
8. 서양철학과 신학의 역사
존 프레임, 조계광 역, 생명의말씀사
글의 진술과 정서가 생각보다 차분하고 온건(?)해서 놀랐다. ‘인간의 사고 영역에서 벌어지는 영적 싸움의 역사’라는 부제가 달려 있길래 편협해도 화끈하게 싸워다오를 기대했건만, 조금 밍밍한 느낌.
포지션 자체로만 보아도 ‘기독교 신학의 역사는 헬라화 과정’이라던 화끈한 파이터 하르낙이나, 개혁주의 프리즘으로 철학과 신학의 관계를 조명한 존 프레임이나 오십보 백보 느낌.
부제만을 놓고 본다면 차라리 죠이출판사에서 나온 안점식 선생의 <세계관과 영적전쟁>, <세계관을 분별하라>가 우리네(?) 지적 수준과 상황에 훨씬 더 적절한 것 같다.
9. 혁명의 시대와 그리스도교
윤영휘, 홍성사
제대로 된 서양 근대교회사가 나왔다. 교회사가들이 도식적으로 초대, 중세, 근대, 현대 나눠 신학과 인물 위주로 써 내려가는 근대교회사에 질려버렸다면, 이 책은 당신을 위한 책이다.
교회사가가 아닌 역사학자로서 근대와 그 시대 교회가 조우하는 부분을 굉장히 섬세하고 탁월하게 잘 캐치하고 있다. 디자인과 편집도 굉장히 잘했다. 개인적으로는 요 근래 읽었던 교회사 가운데 가장 유익하고 재미있었다.
10. 우리는 종교개혁을 오해했다
로드니 스타크, 손현선 역, 헤르몬
많은 이들은 종교개혁을 자신이 속한 신앙 전통에서 다분히 은혜롭게 읽는 독법에 익숙하다. 거기서 종교개혁 당시 복잡하게 얽혀 있는 정치적 입장, 경제적 이해관계, 문화적 배경과 사회적 역학은 흔히 간과된다. 이 책은 그동안 우리가 놓치고 있던 이러한 부분과 관점에서 종교개혁을 고찰하고 서술한다.
독자는 이 책을 읽음으로 가슴 속 첫사랑처럼 아름답게 간직하고 있던 종교개혁의 신화들이 산산조각날 수도, 혹은 견지하고 있던 포지션이 좀 더 온전하게 보충되고 교정되는 경험도 하게 될 것이다. 개인적으론 작년에 출간된 <루터와 종교개혁(도서출판 길, 김덕영)>과 상당히 비슷한 느낌을 받았다.
로드니 스타크의 책을 흥미 있게 읽은 독자라면, 꼭 한 번 읽어 보길 권한다. 종교개혁을 보다 입체적으로 보는 ‘개안’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로드니 스타크와 그의 포지션 자체가 사실 한국교회 보통의 독자들이 흥미를 가지기엔 거리가 멀지만, 그의 학문적인 성과와 저술은 한국교회에 보다 널리 소개되어야 하고 반드시 관심 있게 지켜봐야 할 저자다.
진보적 신학자들이 사회학적 도구와 방법을 사용해 현상을 해석해 거기에 자신만의 신학적 의미를 부여하는 것도 나름 유익했지만 태생이 신학둥이들인지라, 보수나 진보나 신학 바운더리에서만 뱅뱅 도는 듯한 느낌에 종종 한계와 싫증을 느끼는 독자들이 있다면, 스타크를 집어 들기 바란다.
스타크의 사상과 연구, 이론을 알고 싶다면 김태식 교수의 <종교와 선택: 로드니 스타크와 기독교>를 읽으라. 종교사회학을 학문으로서 체계적으로 공부하고 싶다면 김종서 교수의 <종교 사회학(서울대학교출판문화원. 김종서)>으로 시작하라. 제일 깔끔하고 많이 보는 입문서다.
한국에 스타크처럼 기독교를 종교사회학으로 분석하고 저술활동을 하는 분으로 주목할 분은 이원규 교수다. 꾸준하게 많은 저술활동을 했지만, 개인적으론 <머리의 종교에서 가슴의 종교로(KMC. 이원규)>가 가장 흥미로웠다.
보수적인 신학교에서는 목회사회학이라는 이름으로 이런 제 분야의 주제들을 다루긴 하는데, 학문적으로 엄밀히 분류하자면 종교사회학의 하위 분류라기보다 목회학의 하위 분류로 보는 게 맞기 때문에, 연구 주제 선정이나 풀어내는 방식이 조금 노멀(normal)하고 진부한 느낌이다.
로드니 스타크와 이 신간을 이러한 학문적 좌표와 맥락에서 이해하고 읽어낸다면, 좀 더 맛있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왜, 음식도 관련 스토리를 알고 먹으면 더 맛있지 아니한가.
◈조영민 목사(나눔교회)
1. 1세기 그리스도인의 하루 이야기
로버트 뱅크스, 신현기 역, IVP
예수를 믿는다는 것, 그리고 그 믿음을 가지고 일상의 삶을 살아낸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를 초대교회 한 성도의 삶의 모습을 담담하게 그려내는 것으로 보여주고 있다. 수많은 말보다 더 선명하게 성도의 삶을 그려주었다는 점에서 좋았고, 그 여운 역시 길었다. 성도들과 함께 읽으며, 성도의 성도다운 일상에 관한 꿈을 나누고 싶어지는 책이었다.
2. 너라는 우주를 만나
김경아, IVP
‘입양’이라는 주제로 자신의 경험에서 나오는 일상의 깨달음을 진정성 있는 언어로 풀어가고 있다. 어떤 과장도 없이 풀어가는 저자의 이야기를 들으며 ‘입양’이 가족을 만드는 또 다른 방식 가운데 하나라는 저자의 주장에 동의하게 된다. 신앙과 삶 그리고 가족이라는 주제를 더 깊이 묵상하게 만드는 풍성한 경험이었고, 덤으로 간결한 문장이 어떤 것인지를 만날 수도 있었다.
3. 작은 서신 안에 담긴 위대한 복음
이상웅, 솔로몬
빌레몬서라는 성경에 있는 가장 짧은 서신 가운데 한 권을, 이토록 풍성하게 풀어가는 강해집이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저자의 학자로서의 깊이와 목회 현장에서 직접 선포되었던 설교라는 점에서, 목회적 따뜻함과 배려가 함께 드러난다. 빌레몬서에 대한 풍성한 이해와 적용을 가능하게 하며, 다른 성경 본문을 대할 때도 이전과는 다른 태도를 갖게 해준다.
4. 새가족반
이정규, 복있는 사람
이전에 만났던 수많은 새신자들을 위한 교재와는 다른, ‘깊이 있는 새가족 교재’다. 이는 ‘깊이가 있다’는 것과 ‘새가족을 위한’이 서로 연관이 없는 말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던 내게 충격이었다. 복음을 하나의 이야기로 풀어가고, 첫 장에 삼위일체 하나님에 관한 내용이 있는 것도 신기했다.
이 책은 분명 새신자들만 읽혀야 하는 책이 아니다. 성도가 꼭 한 번은 정독하며 자신이 믿고 고백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점검하는데 도움을 주는 책이기 때문이다. 더 깊은 공부를 위한 책 말미의 ‘미주’도 훌륭하다. 아직 읽지 않았다면 올해가 가기 전, 읽고 넘어가자.
5. 묵상과 해석
정성국, 성서유니온
묵상이 가질 수 있는 여러 문제와 그 문제에 대해 지적하는 이들을 향한 변명의 글이다. 그런데 단순하게 변명하는 것을 넘어 묵상이 무엇이며, 그 묵상의 과정에 포함되는 해석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차근차근 설명한다.
‘묵상’에 관하여 고민했던 주제들에 대한 대답을 만들어 주었고, 특히 자의적 해석에 대하여, 알레고리에 대하여 설명해 주는 부분은 흩어져 있던 생각을 정리해 주었다. 평생을 묵상하며 살아가야 한다고 생각하는 이라면 이 책을 통해 한 번은 정리해 봐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6. 설교 어떻게 들을 것인가
손재익, 좋은씨앗
‘설교를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책은 정말 많다. 많은 설교가들은 끊임없이 그런 류의 책을 읽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런 주제는 처음이었다. 설교를 어떻게 들어야 되는지에 대한 청중의 준비와 태도에 관한 내용이었다.
“이제는 너의 설교 못함을 우리에게 떠넘기려 하느냐?”라는 말을 들을 수도 있지만, 책을 읽는 중에 동의되는 부분이 많았다. 좋은 말하기만큼이나 좋은 듣기도 중요하다. 좋은 청중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다양한 방식으로 설명하고 있다. ‘조금만 더 얇은 책이었다면 좋았겠다’는 생각이 들지만, 이 책의 내용을 적용한다면 설교자와 청중 둘 다에게 투자 이상의 결과가 있을 것임은 분명하다.
7. 하나님을 아는 지식
마크 존스, 오현미 역, 복있는사람
‘하나님을 아는 지식’이 여전히 성도의 삶에 가장 중요한 것이라며 신론을 풀어가고 있다. “하나님에 대한 지식이 없는 예배는 우상숭배다”라는 충격적인 문장으로 시작하며, 계속 하나님의 속성에 대한 전통적 교리와 그리스도와 연관시켜서 신론를 풀어가는 것, 그리고 구체적인 적용까지 하고 있다. 신론을 그리스도와 연결하는 것도, 이 지식을 삶의 구체적 적용까지 이어가려고 하는 것도 특별한 경험이었다. 전작인 ‘그리스도를 아는 지식’과 함께 꼭 읽어봐야 햐는 책이다.
8. 제자훈련 기독교의 생존방식
김형국, 비아토르
‘제자훈련은 이 시대에 더 이상 적절하지 않다’는 말이 나오는 이 때에, 여전히 ‘제자훈련’이 하나님께서 성도를 성도답게 세우는 방식이며 이 시대에 교회가 살아남는다면 오직 그 방법뿐임을 주장한다.
저자는 ‘하나님 나라 복음’이라는 주제로 이전의 제자훈련과 다른 제자훈련 철학을 이 책으로 정리했다. 책 후반부에 ‘하나님 나라의 현재성’을 어떤 방식으로 개인과 공동체에 적용했는지에 대한 경험은 제자훈련이나 가정교회, 교회의 갱신에 관하여 진지하게 고민하며 이들이라면 많은 영감을 줄 것이다.
9. 구약에 나타난 예수 성령 하나님
크리스토퍼 라이트, 홍종락 역, 성서유니온
이전에 각권으로 나와 있던 예수, 성령, 하나님에 관한 저자의 책들이 한권의 책으로 묶였다. 각 챕터에 감동이 있으나, 특히 성자에 관하여 구약이 어떻게 보여주고 있는지 성경 본문 속에 들어가서 찾아내고 정리하여 나눠주는 부분은 이 책의 가장 강력한 부분이다.
구약 본문에서 그리스도를 찾고 성령님의 흔적을 정리하고 하나님에 관하여 실천적 제안들을 하는 저자의 글을 따라 읽으며 구약에서 삼위 하나님의 흔적을 찾아가는 성경신학적 여행을 떠나볼 수 있다.
10. 성서해석학
박정관, 복있는 사람
성경 해석에 관심이 있고, 석의를 통해 성경 본문의 의미를 찾고 또 가르치는 일을 하고 있는 분들이라면 꼭 한 번 읽어봤으면 하는 책이다. 현대에 이르면서 성경해석에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에 대한 설명하며 성경연구의 기초가 무엇인지 정리하고, 구체적인 방법으로 단어의 의미 확정부터 설명해 주며, 주요한 신학적 주제들과 본문 해석이 갖는 관계들을 설명해 준다.
모두가 동의할 수 없는 영역도 있겠지만, 진지한 성경연구자인 저자의 글은 읽는 내내 저자가 얼마나 성경이 바르게 해석되기를 원하는지를 느끼게 만드는 수작이었다.
11. 교회를 사랑합니다
조영민, 좋은씨앗
나눔교회에 가장 의미가 있는 책입니다. 그래서 제게도 의미가 있는 책입니다. 동네 한 작은 교회가 꾸는 꿈을 나눴고, 그 꿈이 성경이 말하는 교회에 관한 꿈에서 나왔다는 것을 설명하고 싶은 마음에 정리한 이야기입니다.
교회는 여전히 그리스도에게 소중한 곳이기에, 교회는 여전히 그리스도의 충만을 담고 있는 곳이기에, 우리는 다시 교회를 사랑하기를 결단합니다. 우리가 사랑하기를 결단하는 교회는, ‘진리 위에 사랑으로 세워진 공동체’입니다.
◈박두진(사회학과 대학생)
1. 노동하는 그리스도인
김근주·전성민·조석민·권연경·박영호·배덕만·김동춘, 대장간
한때 사회학적 관심으로 한국 개신교의 노동관에 대해 찾아본 적이 있었다. 가톨릭에서 사회교리로 노동에 관한 내용들을 서술하고 있는 반면, 개신교에서는 노동에 관해 제대로 정리된 자료를 얻기가 어려웠고, 그나마 있었던 팀 켈러의 <일과 영성>은 기존 종교개혁 담론의 반복처럼 보였고 어떤 성찰을 제공하고 있지 못하다고 느꼈다.
그러던 중 기독연구원 느헤미야에서 이런 책이 나왔다. 이 책은 ‘그리스도인과 노동’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7명의 신학자가 성서신학·조직신학·역사신학의 다양한 관점에서 ‘기독교 노동’을 조망한 책이다. 이는 기존 담론의 반복이 아닐 뿐더러, 노동에 관한 다채로운 신학적 관점과 비판, 그리고 대안도 담고 있는 책이다.
2. 판넨베르크 조직신학 Ⅱ
볼프하르트 판넨베르크, 신준호·안희철 역, 새물결플러스
20세기 신학의 정점의 한 봉우리를 맡고 있는 거장 판넨베르크 조직신학 2권이 나왔다. 책을 들여다보면 번역에서 편집, 그리고 출간에 이르는 지난한 과정이 조금이나마 그려진다. 그만큼 묵직하고 단단한 책이다.
이 책에서 판넨베르크는 조직신학의 핵심주제들인 창조, 인간론, 그리스도론, 화해론을 다루고 있다. 한 주제, 한 주제 쉬이 넘어갈 주제가 없다. 밀도있는 서술 역시 그렇다. 이 책을 읽으면 조직신학에서 한 단계 성숙하게 되었음을 느끼게 된다. 그만큼 어렵지만, 읽고 나면 남는 것이 많은 책이다. 그래서 이 책은 혼자보다는 여럿이 함께 공부하면서 읽으면 더욱 값질 책이다.
3. 신: 인문학으로 읽는 하나님과 서양문명 이야기
김용규, IVP
프라이부르크 대학에서 후설과 하이데거를 배우고, 튀빙겐에서 몰트만과 융엘에게 배웠던 인문학자 김용규의 책이다. 이 책은 서양문명 심층에 있는 ‘신’에 관해 다룬다. 그런데 이 ‘신’은 신학에 갇힌 신론이 아닌 인류의 사상 속에 녹아들어있는 최초의, 최고의 종합인 ‘신’이다.
이런 까닭에 이 책은 기독교인/ 비기독교인 모두에게 유익한 책이다. 또 철학과 신학의 긴장 속에서 유치하게 어느 편을 드는 것이 아니라 성숙하고 균형감 있게 이 두 가지를 모두 서술하고 있는 책이며, 과거에 얽매인 것이 아닌 현재와 대화할 수 있는 영감을 주는 책이다.
‘이렇게 어려운 주제를 가지고 이렇게 잘 읽히는 책을 쓸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내용으로도 깊으면서도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는 훌륭한 책이다.
4. 우리는 종교개혁을 오해했다
로드니 스타크, 손현선 역, 헤르몬
미국 종교사회학에서 새로운 패러다임을 구축했다고 평가받는 로드니 스타크가 종교개혁에 관한 책을 썼다. 신기하게도 그 책이 미국에서 출간된 지 단 1년만에 책이 번역되었다.
인간은 자연스럽게 보고 싶은 것을 보고, 믿고 싶은 것을 믿는다. 로드니 스타크의 책은 지금껏 구성되어온 종교개혁의 신화에 반론을 제기하는 책이다. 한 주제, 한 주제가 모두 흥미롭고, 서술 자체로 그렇게 어렵지 않은 듯하다.
그저 개신교 내부에서 생산된 종교개혁 담론만 보기보다는 이렇게 비판적인 시각에서 쓰인 자료를 읽는 것도 유익할 것이다.
5. 그리고 모든 것은 하나님을 위하여
시부야 히로시·치바 신·앤드루 바르쉐이·치바 케이·이경애·미우라 히로시·오야마 쓰나오·쇼기멘 타카시·다카하시 야스히로·야규 구니치카, 양현혜·한송희 역, 홍성사
무교회주의는 현재 한국에 두 가지 의미를 준다고 생각하는데, 첫째는 가나안 성도에 관한 성찰을 제공해줄 수 있다는 것이고, 둘째는 무교회주의가 보여준 기독교의 성찰적 수용이 한국적 개신교의 실마리를 제공해줄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은 일본의 무교회주의자, 우치무라 간조에 관한 영어논문집을 번역한 책이다. 다수의 저자들이 각 분야에 대해 서술한 만큼 내용이 포괄적이고 전문적이다.
우치무라 간조는 사실 ‘무교회주의자’라는 단순한 이름에 담기는 큰 사람이기도 한데, 다행히 이 책은 간조의 사회사상부터 신학사상까지를 전체적으로 다루고 있어서 단순히 무교회주의자로 생각되기 쉬운 간조의 사회사상을 파악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된다.
우치무라 간조하면 무교회주의자라고 밖에 알지 못하는 사람들, 일본 근대화에 영향을 미친 간조는 어떤 사람이었고, 그의 신앙사상은 구체적으로 어떤 모습이었는지 궁금한 사람들이 읽기에 좋은 책이다.
6. 가가와 도요히코 평전
로버트 실젠, 서정민·홍이표 역, 신앙과지성사
<하나님의 아픔의 신학>을 쓴 기타모리 가조는 미국에 소개된 일본 기독교인으로 우치무라 간조와 가가와 도요히코를 언급한다. 하지만 그들은 신학으로 소개된 것이 아니라는 설명은 덧붙인다.
가조의 설명처럼 가가와 도요히코는 신학자가 아니다. 그는 기독교 정신을 가지고 ‘현실 속을 살아간 사람’이며, 사상가이다. 이 책은 독특하게 미국인 저자가 쓴 책으로, 도요히코의 삶을 세밀하고 탄탄하게 서술하고 있다.
도요히코의 사상은 단순히 사상의 사상만이 아닌 삶의, 실천의 사상이다. 그래서 그의 사상을 알기 위해서는 그의 삶을 충실히 이해해야 한다. 또 그의 삶이 보여주는 다양한 흔적들은 충분히 매력적이고, 사랑의 실천을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영감을 제공한다.
가가와 도요히코의 중요성과 무게감에 비해 국내에는 그에 관한 책이 많지 않은데, 그렇기에 이 책은 더욱 값진 책이다.
7. 여성주의 신학의 선구자들
테레사 포르카데스 이 빌라, 김항섭 역, 분도출판사
페미니즘 이슈가 한국사회의 중앙에 자리잡게 되었다. 페미니즘은 사회에서 가장 활발하게 논의되고 있는 주제인데, 특히 기독교는 이런 변화에 뒤쳐져 있는 것 같다. ‘기독교’와 ‘페미니즘’은 겉보기에는 친해지기 어려운 주제 같지만, 이 책들은 그 어려움, 그 맞지 않는 옷 같은 두 가지를 잘 설명해주는 책들이다.
<여성주의 신학의 선구자들>은 ‘여성신학’을 정석으로 다루는 책으로 이 분야를 제대로 이해하는 데 있어 필요한 책이고, <페미니즘과 기독교의 맥락들>은 보다 가볍지만 지금 한국의 풍경 속에 있는, 눈앞에 있는 현실에 적합한 책이다. 페미니즘과 기독교에 관해 여러 좋은 책들이 출간되었지만 그 중에서도 이 두 권을 함께 보는 것이 꽤 도움이 될 것 같다.
8. 행동하며 기다리는 하나님 나라
크리스토프 블룸하르트, 전나무 역, 대장간
신학을 공부하다 보면, 20세기 단 한 명의 신학자로서 칼 바르트를 느끼게 된다. 그 이후에 현대신학이 그의 논의를 계승하고 비판하면서 진행되기 때문이다.
블룸하르트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신학의 거장 칼 바르트를 비롯해 라가츠, 본 회퍼, 몰트만, 자끄 엘륄 같은 신학의 거장들에게 영향을 끼친 사상가로서, 종교사회주의, 변증법 신학의 조류 형성에 영향을 미친 근원적 사상가이다.
이 책은 정교하고 조탁된 언어라기보다, 투박하고 직설적인 서술로 채워져 있다. 하지만 블룸하르트의 이런 단순하고 강렬한 언어에는 열정과 진솔한 힘이 느껴진다.
블룸하르트는 학적인 세밀함과 세련된 방식이 아닌 과감하고 역동적인 방식으로 하나님 나라를 구현하고자 한다. 이 책은 그렇게 가치가 있는 책이다. 책에 포함되어있는 칼 바르트의 후기 또한 책의 재미를 더해준다.
9. 하나님 나라를 상상하라
제임스 K. A. 스미스, 박세혁 역, IVP
한국 개신교는 지겹도록 ‘교육’, ‘지성운동’에 관해 이야기해 왔다. 그런 담론들은 당연하게 ‘지식’에 관한 이야기로 이어져왔는데, 제임스 스미스는 그런 교육관에 반기를 든다. 그 반기에는 초대 교부 아우구스티누스부터 종교개혁자 칼뱅, 그리고 현대철학자 메를로-퐁티에 사회학자 부르디외의 생각들이 얽혀 있다.
제임스 스미스는 이제 ‘머리’의 성화(聖化)가 아닌 ‘몸’의 성화, ‘사회적 습관’의 성화에 대해 이야기한다. 기존의 기독교 사회운동, 기독교 교육에 자신만의 새로운 지평을 제시한 것이다. 이 책은 이런 주제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게 새로운 생각을 제공해주는 책이다.
10. 루터의 종교개혁
김균진, 새물결플러스
종교개혁 500주년인 작년 떠들썩했던 기독교 출판시장에서, 번역서와 입문서가 아닌 유일한 루터 ‘연구서’는 사회학자 김덕영에 의해 쓰였다. 이 책이 작년에 출간되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지만, 816쪽의 분량과 충실한 내용들을 살펴보면 이런 책에는 그만큼의 시간이 필요했겠구나 하는 생각이 저절로 들게 된다.
앞으로 한국 신학자에 의해 이 책을 뛰어넘는 루터연구서가 나올 수 있을까? 아마 어려울 것 같다고 느껴진다. 그만큼 이 노(老)신학자는 루터의 원문, 루터 당시의 컨텍스트를 집요하게 추적해 내고, 그를 기반으로 충실한 성과물을 제출했다.
한국 개신교는 칼뱅이 과대 대표된 양상을 가지고 있어서 루터의 의미와 가치를 깊게 생각하기 어렵기도 한데, 이 책은 ‘루터의 종교개혁’을 제대로 알기 위해 중요한 책이다.
◈서자선 집사(광현교회)
올해는 신앙도서보다 일반도서를 더 많이 읽었다. 독서모임에서 다루는 책들에 우선하다보니 재독(다시 읽기)하는 책들이 많았다. 설교집이나 예전 어르신들의 벽돌책(?)들에 집중했다.
신앙도서든 일반도서든 책속의 책을 따라 책꼬리를 따라가다 보니, 과거 출판된 책들과 새로운 저자, 다양한 주제와의 만남도 흥미롭고 재미났다. 물론 성경을 매일 읽었고, 강해도서를 꾸준히 읽었다. 본문 묵상도 소홀하지 않으려고 애썼고 말이다.
1. 신: 인문학으로 읽는 하나님과 서양문명 이야기
김용규, IVP
이미 정해진 정답이나 진리의 체계로서의 이론보다, 천천히 시대의 배경을 떠올리며 흐름을 타면서 어디서부터 어떻게 지금 여기까지 올 수 있었는지를 사유하도록 돕는다. 정해진 답이 있기까지 위로 거슬러 올라가서 과정을 이해하고 알 수 있게 되어 사고하며 믿는 신앙의 힘에 동력이 생기고 확장성을 보장한다. 이런 책이 삶과 신앙에 활력을 주는 것은 물론이다.
2. 묵상과 해석,
정성국, 성서유니온
진리의 신세계를 경험하고 성경과 자유롭게 놀고 즐기고 울고 웃고 떠들며 읽고 묵상하고 기도하게 되었다. 하지만 나의 묵상이 그릇된 본문 이해와 해석, 인간의 본성적인 욕망과 욕구에 따라 왜곡된 묵상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슬슬 자유로운 묵상은 경직되기 시작했고 한없이 위축되었다.
하지만 이 책은 진리에 압도되어 바른 분별과 함께 마음껏 건전하게 향유하며 유연한 일상의 묵상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위로하고 격려하는 책이었다.
양극단에 치우치기 보다 균형을 갖도록 돕는데 너무나 감사했다.
3. 믿는다는 것
강영안, 복있는 사람
믿음에는 믿는 내용이 있게 마련이다.
지식 없이 종교적 열심만 있다면 맹목적 신앙에 그쳐 위험천만하다. 신앙 감정만 좇지 말고 내가 믿는 복음의 내용을 바로 알고 이해하려고 질문하고 의심하고 회의하고 고민하고 탐구할 필요가 있다.
그런 과정을 거치면서 참된 신앙고백과 성경대로 충실한 실천으로 살아가는 능력이 강화되는 것임을 다시 확인하게 된다. 질문하고 의심하고 회의하고 고민하기를 제발~ ^^
4. 온전한 그리스도
싱클레어 퍼거슨, 정성묵 역, 디모데
우리에게 남아있는, 존재하는, 숨어있는, 교묘하게 은밀하게 자리잡고 있는, 우리 스스로도 속고 속이는 율법주의와 율법폐기주의 사이에서의 긴장과 묘한 줄타기에서 일어나는 오류와 불행을 자세하게 살펴준다.
특별히 설교자에게서 발견되는 율법주의적인 기질로 인한 목회적 신학적 부작용을 꼼꼼하게 짚어준다. 부디 모두모두 각성하고 점검하자~. 타성에 젖은 신앙과 신학에 반성과 성찰의 책으로써 엄청 착한 책이다.
5. 처음 시작하는 기독교 강요
김태희, 세움북스
제목 그대로, 더도 말고 덜도 말고 기독교 강요를 처음 읽기 시작하는 분들에게, 두껍고 어렵다는 강요된 선입견으로 손대기조차 포기했던 분들에게 제격이다.
이 책은 그냥 단순 요약만 하기보다 저자 자신만의 고민과 언어로, 그리고 어린 독자를 배려해서 쉽고 간결하게 정리해 주려는 애정이 느껴졌다. 간혹 요약본이 독서의 흥미를 유발하기도 하고, 탐구 학습으로 진입하는 특별한 계기가 되기도 한다는 것을 놓치지 말자~.
6. 율법과 복음
김형익, 두란노
어떤 주제를 놓고 공부할 때는 개인의 수준에 맞는 책을 골라야 한다는데 딱 일반적인 성도들의 눈높이를 고려해서 친절하게 설명해 주었다.
익숙해서 아는 것 같지만 실은 어설프게 알아서 종종 심각한 오류와 혼란을 겪는 성도들에게 바른 이해와 체계로 확신있는 신앙으로 도약하도록 돕는다. “믿음이 논리에 그치지 않고 생생한 자기 현실에서 바라볼 것”을 설파한다.
7. 설교 어떻게 들을 것인가
손재익, 좋은씨앗
성도에게 가장 좋은 묵상의 자료(물론 성경이지만)요 실천하는 동력을 발휘하도록 돕는 수단은 당연히 매 주일(주중) 듣는 설교 본문이다. 그래서 설교(설교자)를 대하는 성도의 태도와 관심은 매우 중요한데, 그 점을 분명히 깨닫게 한다.
한편 이 책에서 말하는 전반적인 내용이 전혀 낯설지 않았는데, 이유는 설교를 듣기 전(예습, 탐구)과 후(복습, 묵상)의 방식이나 청자로서의 입장, 설교자에 대한 이해와 고민까지도 평소 나의 생각과 상당부분 겹쳐서 놀라웠다.
성도는 주일마다 듣는 설교라고 습관적으로 듣지 말고 한 편의 설교를 준비하는 설교자의 삶과 고민과 준비를 기억하고 상호 받을 은혜를 위해서 서로 협력하고 신뢰할만한 동역자 마인드가 회복되어야 한다.
8. 새가족반
이정규, 복있는 사람
실제 새가족들에게 나누었던 내용이라 그런지, 많은 주제를 욕심내지 않고 신앙의 가장 근본적인 내용들을 일목요연한 흐름으로 서두르지 않으면서 능숙하게 이끌어준다.
저자의 글에서는 ‘성도라면’ 무엇을 알고 분명하게 확인하고 가야 하는지를 확실하게 일깨워 주려는 마음이 느껴진다. 성도가 평생 공부해야 할 말씀 탐구에 참 좋은 선행학습서로, 처음 책으로 아주 제격이다. 반복해서 읽을수록 더 좋은 책이다. 좋은 책은 시늉에만 머물게 하지 않는다고 했다.
9. 삼위일체가 알고 싶다
박재은, 넥서스CROSS
기독교 신앙의 핵심 삼위일체 하나님에 대한 앓과 이해, 삼위일체 하나님에 대한 ‘하나의 본질’, ‘세 위격’ 등의 핵심을 잘 정돈해 준 책이다.
삼위일체 하나님을 대하는 올바른 자세부터 시작, 성경(구약, 신약으로 나누어)이 말하는 하나님의 위격적 복수성과 본질적 하나됨, 일체의 하나님을 구별해준다(성경 본문 안에서).
교회에 만연한 삼신론이나 양태론에 대한 지적과 부작용에서 비롯되는 문제점까지 짚어 주면서, 책을 덮는 순간까지 하나님의 단일성(하나의 본질), 삼위(세 위격)와 위격간 상호 존재관계가 계~~ 속 전혀 흐트러지지 않는 흐름이 완전 인상적이다. ^^
10. 기독교 인문학
한병수, 부흥과개혁사
늘 기독교와 인문학의 접촉점(공유성)과 경계선(위험성)이 궁금했고, 어떻게 하면 유연성을 갖고 마음껏 독서할 수 있을까 고민하곤 했다. 그러던 차에 이 책은 오늘날 지나치게 파편화된 지식사회에서 학문의 통일성을 설득하고 확인을 위해 선조들의 업적을 등에 업고 잘 준비된 체계를 설명한다.
학문에 대한 카테고리를 일일이 나누어 세부적인 이해를 돕고, 기독교와 기독교 인문학과 기독교 인문학의 원리와 토대, 체계에 대해서 우선한다. 그간 다양한 인문도서나 철학도서들을 읽으면서 느꼈던 팽팽한 간장감에 조금은 여유를 주었다. 분별하는 독서와 취향의 독서 사이에서~!
◈서창희 전도사(한사람교회, <내 인생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저자)
1. 실라의 일기
진 에드워즈, 전의우 역, 생명의말씀사 (4.5/5)
사도행전은 복음 전파의 감동만큼이나 수많은 지명과 잦은 이동의 기록으로 성경을 읽는 성도들을 혼란스럽게 하곤 합니다. 이 책은 바울의 1차 전도여행을 에세이처럼 풀어낸 책입니다. 에세이와 일기 형식의 글에 익숙한 현대 독자들에게 사도행전을 이해하게 만드는 매우 귀한 책입니다. 첫 출간 된지는 시간이 좀 흘렀지만, 개정판이 나왔네요. 오히려 지금의 독자들에게 더 적실한 책이 아닐까 합니다.
2. 역사지리로 보는 성경 구약편
이문범, 두란노, 전 4권 (4.5/5)
이스라엘에서 경험하고 공부하신 내용을 바탕으로 구약 성경의 배경이 되는 지리와 문화들을 설명합니다. 구약의 주요 내용마다 상세한 설명과 지도가 풍부하게 포함되어 있습니다. 지리적인 관점에서 그리스도를 통한 구약의 말씀의 성취가 이루어지는 과정도 깊이 다루고 있습니다. 역사와 지리를 다룬다고 해서 전혀 지겹거나 딱딱하지 않습니다. 성경 옆에 두고 읽기에 소장가치 100%인 책입니다.
3. 팀 켈러, 고통에 답하다
팀 켈러, 최종훈 역, 두란노 (4.5/5)
그리스도인이 당면하는 고난에 대해 체계적으로 다룬 걸작입니다. 고난을 다루는 책이 많지만, 이 책이 재미있는 이유는 팀 켈러 스스로가 인생에 당면했던 고난의 기록들을 담담히 녹여냈다는 것입니다. 팀 켈러의 동생이 에이즈 질병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는 사실을 아시는지요? 이 책에는 그가 겪은 인생의 고난이 절절히 담겨 있습니다.
4. 신을 죽이려는 사람들
존 레녹스, 홍종락 역, 두란노 (4.5/5)
과학적 논의 속에서 기독교를 어떻게 변증하는지 알고 싶다면, 최고의 수학자이자 기독교 변증가인 그의 글을 읽어보세요. 외국보다 한국의 성도들은 과학적인 논의에 그렇게 관심이 많은 편은 아니지만, 이 한 권을 읽어두면 주요 이슈와 쟁점들을 많이 이해할 수 있습니다. 과학이 아니라 무신론자들이 말하는 주요 쟁점들을 쉽게 설명하고 반박하는 그의 책 ‘Gunning for God’을 추가로 추천합니다. 얼른 번역되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5. 영광을 위하여
던컨 해밀턴, 윤종석 역, 복있는사람 (4/5)
‘불의 전차’로 알려진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에릭 리델의 생애를 다룬 책입니다. 그의 일상 속에서 그리스도인의 삶과 고뇌를 배울 수 있습니다. 마지막에 눈물을 흘리며 책을 덮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가 전쟁 중 포로가 되어 수감된 일상이 담긴 <산둥수용소>라는 책과 함께 읽으시면 재미가 배가 될 것입니다.
6. 뜻밖의 회심
로자리아 버터필드, 오세원 역, 아바서원 (4/5)
페미니즘을 가르치는 교수이자 레즈비언이었던 이 여자는 어떻게 회심하게 됐을까? 과격하지 않으면서도, 내면의 고민과 자신의 생활을 솔직히 담아내고 있습니다. 그녀의 고백뿐 아니라, 그녀를 회심시키기 위해 헌신했던 한 목회자의 영혼을 향한 사랑을 만날 수 있습니다.
7. 영혼의 설교자 빌리 그레이엄
빌리 그레이엄, 박종윤 역, 지혜의서 (4/5)
빌리 그레이엄의 자전적 고백이 담긴 책입니다. 그가 왜 그렇게 행동했는지, 무엇을 중요시했는지, 무엇을 후회하는지 이야기합니다. 영혼을 향한 열정으로 다시 불타오르게 만드는 책이기도 합니다. 한국교회의 부흥에 귀한 역할을 감당했던 그의 인생을 개괄해보고 싶으시다면 이 책이 제격입니다.
8. 1세기 그리스도인의 하루 이야기
로버트 뱅크스, 신현기 역, IVP (4/5)
갓 회심한 성도들에게는, 그리스도인의 ‘일상’이 무엇인지 느끼게 해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삶의 어느 영역에서 어떤 부딪침과 어떤 고민들을 해결하고 직면해야 하는지 알게 해야 합니다. 그것을 이야기로 풀어낸 책이 있습니다. 읽는데 30분도 걸리지 않을 겁니다. 짧아서 초신자에게 선물하기에도 아주 좋습니다.
9. 습관이 영성이다
제임스 K. A. 스미스, 박세혁 역, 비아토르 (3.5/5)
원서 제목은 ‘You are What You Love’입니다. 사람은 지식을 통해 변화되지 않고, 사랑의 대상이 바뀔 때에만 진정한 변화가 가능하다는 것이 이 책의 핵심 주제입니다. 특히 사랑하는 대상이 바뀌기 위해서는 행동의 변화, 즉 습관을 형성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설명합니다. ‘몸으로 배운다, 몸이 기억해야 한다’라는 한국적 표현이 얼마나 신학적으로 깊이있는 표현이었는지 이해할 수 있습니다.
10. 내 인생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서창희, 생명의말씀사 (?/5)
도서 추천을 부탁받은 가장 큰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이 책의 발간이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그래서 조심스레 마지막에 추천합니다. 전도서 내용을 현대의 독자들이 공감할 만한 관점으로 풀어낸 책입니다. 신앙에 회의를 느끼거나, 교회도 다녀보았고, 성경에 대해서도 많이 알고 있지만, 현실적 삶의 문제로 방황하는 분들을 위한 책입니다. 연말과 연초에 선물하기도 좋은 제목 아닌가요? 하하하하
◈정현욱 목사(에레츠교회, 서평가)
2018년 동안 기독교 출간 도서 중에서 10권의 책을 추천합니다. 수많은 책들이 출간되었고 양서들이 많았지만, 직접 읽지 않거나 내용을 모르는 책은 선정에서 제외했습니다.
1. 칼뱅은 정말 제네바의 학살자인가?
정요한, 세움북스
짧지만 강력한 책이었습니다. 칼빈이 살인자라는 그동안의 오명을 벗겨낸 역작입니다. 역사적 1차 문헌에 천착해 명료하고 분명하게 논지를 펼쳐 나갑니다. 읽게 된다면 예리한 논리와 명백한 근거로 인해, 저자의 주장에 동의하게 될 것입니다. 칼빈은 학살자가 아니라 말씀의 선포자였습니다.
2. 그러면 우리는 어떻게 살 것인가
프란시스 쉐퍼, 김기찬 역, 생명의말씀사
이 책에 어울리는 사자성어는 ‘명불허전’입니다. 20년 전 읽을 때도 좋았지만, 지금도 여전히 유용하고 긴요합니다. 기독교 세계관이 무엇인지 명징하게 보여줍니다. 왜 교회가 무너지지 않은지를 설명해 나갑니다.
3. 서양 철학과 신학의 역사
존 프레임, 조계광 역, 생명의말씀사
존 프레임은 보수 신학의 거장입니다. 변하는 시대 속에서 하나님 말씀을 중심으로 철학과 신학의 역사를 통찰합니다. 그러나 사회참여에 관한 내용이 빈약해 아쉬움이 남습니다.
4. 도스토옙스키, 지옥으로 추락하는 이들을 위한 신학
에두아르트 투르나이젠, 손성현 역, 포이에마
개인적으로 올해 최고의 책입니다. 신정통주의라는 미묘한 긴장이 저와 저자 사이에 흐르기는 하지만, 탁월한 책입니다. 문학의 힘이 무엇인지, 왜 성경이 서사로 기록돼야만 했는지를 이 책을 통해 맛볼 수 있었습니다.
5. 랍비 예수
로이스 티어베르그, 손현선 역, DMI
이 책이 전혀 독특한 것은 아닙니다. 성경을 유대적 관점에서 읽어 내려는 노력은 오래 되었습니다. 그럼에도 이 책은 성경 자체를 삶의 맥락 속에서 읽도록 요청한다는 점에서 독특하고 유용합니다. 다시 예수님의 공생애 시간으로 돌아가 사도들처럼 함께 삶을 나누는 여정 속에서 진리를 맛보도록 인도합니다.
6. 마크 존스의 선행과 상급
마크 존스, 오현미 역, 이레서원
아마도 올해 출간된 책 중에서 가장 도발적인 책이라 생각합니다. 상급론에 대한 논의는 성경의 역사만큼 오래 되었지만 종교개혁 이후, 아니 청교도 시대 이후 상급은 ‘없다’로 편중되었습니다.
그러나 마크 존스는 성경을 조목조목 분석하면서 ‘있다’라고 주장합니다. 내용이 궁금하지 않습니까? 그럼 이 책을 읽어 보십시오. 더불어 C. S. 루이스의 <영광의 무게>도 함께 읽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7. 심판대에 선 그리스도
로완 윌리엄스, 민경찬·손승우 역, 비아
작년 겨울, 로완 윌리엄스의 <삶을 선택하라>를 읽고 적지 않은 충격을 받았습니다. 성육신에 대한 설교인데, 교리가 아닌 서사적 설교 기법을 사용합니다. 마치 한 편의 영화를 보는 것 같습니다. 심판이란 주제로 복음이 갖는 독특성과 절대성을 그만의 관점으로 서술해 나갑니다.
8. 후터라이터 신앙고백서
피터 리더만, 전영표 역, 대장간
2차 자료에만 의존해 아나뱁티스트를 배웠습니다. 용어도 다양하여 이해하기 쉽지 않은 분파입니다. 가장 진보적이고 혁명적 관점에서 성경을 따르고자 했던 그들의 이야기를 직접 들을 수 있습니다. 권력과 유아세례에 대한 그들의 이야기도 이곳에서 상세하게 들을 수 있습니다. 그들이 왜 핍박을 받아야만 했는지, 이 책은 여과 없이 보여줍니다.
9. 하나님 중심의 성경 해석학
번 S. 포이트레스, 최승락 역, 이레서원
제목만큼 내용도 흥미로운 책입니다. 최근의 성경 읽기는 ‘문학적’ 또는 ‘하나님 나라’ 중심의 성경 읽기가 대세를 이루고 있습니다. 이 책은 ‘하나님’ 자체로 성경을 읽어 가도록 도와줍니다. 다 읽고 나면 ‘신론’이 아닌가 고개를 갸우뚱하게 됩니다. 성경을 풍성하게 읽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10. 한국교회, 인문주의에서 답을 찾다
배덕만, 대장간
강의를 묶은 소책자입니다. 해박한 저자의 지식과 맛깔스런 글솜씨가 술술 읽히게 합니다. 종교개혁과 인문주의에 관련된 수많은 책이 있지만, 이 책을 먼저 읽기를 권합니다. 수백편의 논문과 책을 가장 중요한 부분만 골라 요약한 것처럼 짧지만 명쾌한 책입니다.
10권을 모두 선정하고 나니 올해는 지금까지 인도하신 하나님께 감사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교회를 내부가 아닌 외부에서 바라볼 수 있었고, 목사가 아닌 직장인으로서의 생활도 경험하면서 많은 것을 보고 배웁니다.
책이란 기묘하여 상황이 바뀌면 책을 보는 관점도 달라집니다. 올해는 일반 서적을 많이 읽었습니다. 기독교 서적이 담지 못한 오묘한 하나님의 진리와 영광을 담아내고 있는 책도 적지 않습니다.
책은 인간의 지문이기도 하지만, 인간 속에 담아둔 ‘하나님의 형상’, 즉 하나님의 지문입니다. 책을 통해 나를 보고, 하나님을 기억한다면 그처럼 좋은 독서는 없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