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에 억류된 이들 잊고 우리만 잘 사는 평화 반대”

김신의 기자  ewhashan@gmail.com   |  

물망초 등,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의 최근 전시 규탄

▲사단법인 물망초(박선영 동국대 교수 이사장)와 국군포로송환위원회가 개최한 기자회견 현장. 박선영 교수(오른쪽에서 두번째)가 북한에 잡힌 국군포로가 대한민국정부에 호소하는 편지를 담은 상자를 들고 서 있다. ⓒ김신의 기자
▲사단법인 물망초(박선영 동국대 교수 이사장)와 국군포로송환위원회가 개최한 기자회견 현장. 박선영 교수(오른쪽에서 두번째)가 북한에 잡힌 국군포로가 대한민국정부에 호소하는 편지를 담은 상자를 들고 서 있다. ⓒ김신의 기자

사단법인 물망초(박선영 동국대 교수 이사장)와 국군포로송환위원회가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이하 박물관)이 기획한 ‘전쟁포로 평화를 말하다’(2018.12.05~2019.01.17) 전시회를 규탄하며, 17일 박물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이들은 “국군포로 왜곡, 날조에 대한 책임을 지라”며 ‘국군포로 특별전’을 요청했고, “북한 주장만 반복 전시하며 국군포로에 대한 사실을 말살, 왜곡하는 대한민국역사박물관(주진오 관장)의 반역사적 전시 형태의 몰지각성을 폭로하기 위해 그 동안 고이 간직해온, 국군포로분들이 북에서 몰래 보내온 피 맺힌 편지와 쪽지들을 공개한다”고 했다. 약 500여 통이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강사빈 씨(한국역사진흥원)은 자유 발언에서 “이 전시는 북한의 입장에서 편협적으로 서술됐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며 “이런 역사 왜곡과 날조를 보고 청소년인 제가 무슨 말을 해야할지 곰곰히 생각했다. 제가 지금 이 나라에서 평화롭게 공부를 하고, 싶은 여러 일을 할 수 있는 것은 한국전쟁 때 우리 나라를 위해 헌신한 국군 어르신들과 헌신하다 잡힌 포로 어르신들 덕분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박물관은 다른 누구보다 특히 청소년들이 많이 가는 곳이다. 저는 지난 연말 박물관에 직접 공문을 요청했다. 2주만에 온 회신서에는 지금까지의 실수를 인정하는 내용도 담겼다. 실수는 인정했지만 그동안 오해를 남길 만할 여지를 충분히 줬기에 이에 대한 책임을 지고 ‘국군포로 전시’를 적극 기획하길 요청한다”고 했다.

▲사단법인 물망초(박선영 동국대 교수 이사장)와 국군포로송환위원회가 개최한 기자회견 현장. ⓒ김신의 기자
▲사단법인 물망초(박선영 동국대 교수 이사장)와 국군포로송환위원회가 개최한 기자회견 현장. ⓒ김신의 기자

▲북한에서 보내온 국군포로들의 편지 일부를 들고 시민들에게 보여주고 있다. ⓒ김신의 기자

▲북한에서 보내온 국군포로들의 편지 일부를 들고 시민들에게 보여주고 있다. ⓒ김신의 기자

▲국군포로및 납북자 송환을 촉구하며 대한민국역사박물관 앞에 달려진 노란 리본들. ⓒ김신의 기자

▲국군포로및 납북자 송환을 촉구하며 대한민국역사박물관 앞에 달려진 노란 리본들. ⓒ김신의 기자

또 다른 대학생 박모 씨는 “이번 ‘전쟁포로 평화를 말하다’라는 전시는 애초에 제목부터 문제가 있다. 전쟁포로는 모국으로 귀환한 유엔포로, 국내 송환된 국군포로뿐 아니라 북한에 억류된 포로가 포함되어야 하는게 맞기 때문”이라며 “북한에 억류되어 있는 분들의 존재를 잊은 채 우리만 잘 먹고 잘 사는 것이 평화라면 우리는 그런 평화를 반대한다. 단 한 명의 납북자가 있다 하더라도 그 한 명을 위해 목소리를 내야 한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한 영혼이 온 천하보다 귀하다 하셨다”고 했다.

이후 김영민 성우가 국군포로의 편지 일부를 낭독했다. 아오지 탄광에서 애타게 가족을 찾는 내용, 남한에 있는 가족이 가난해 탈북을 도와주기 어렵다는 답을 해오자 충격으로 쓰러졌다는 내용 등이 담겼다.

끝으로 물망초 측은 “박물관 측의 편향성을 규탄하고 사실관계를 바로잡기 위해 광화문에서 시위 및 기자 회견을 수 차례 진행했다”며 다음과 같은 성명서를 발표했다.

성명서
대한민국 역사박물관의 국군포로 왜곡:
전시는 오늘 끝나도 역사는 준엄히 기록할 것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은 10만 국군포로 인원수 왜 말 못 하나?”
“돌아오지 못한 국군포로가 자의(自意)가 아니라면 억류라고 썼어야”
“북한 김정은이 불편할 이야기 감춘 것도 역사가 준엄히 기록할 것”

우리는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이하 박물관)이 기획한 “전쟁포로 평화를 말하다(2018.12.05.- 2019.01.17.)” 전시회 가운데 그러나 박물관 측의 편향성을 규탄하고 사실관계를 바로 잡기 위해 광화문에서 1인 시위 및 기자 회견을 수 차례 진행한 결과 아래와 같은 성과를 얻어 냈습니다.

1. 박물관 측은 최초 국군과 유엔군 포로를 1만 3435명으로 게시했다가 거센 항의가 이어지자 “이는 귀환포로 숫자이며 미귀환포로 통계는 누락됐다”고 잘못을 시인하며 12월 10일 해당 게시물을 철거했습니다.
2. 박물관 측은 전체 국군 포로 수에 대해 82,318명이라 추산한 바 있는 “유엔군 사령부와 정부(국방부) 통계를 따르는 입장”이라 답해왔습니다.
3. 박물관 측은 미송환 국군포로가 북한의 강요에 의한 것인지 “아무도 알지 못한다”는 게시물에 대한 항의에 대해 “국군포로들이 자발적으로 남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변했습니다.
우리는 박물관이 보여준 일련의 행태에 대해 아래와 같이 성명을 발표한다.

1. 우리는 박물관 측이 국군포로 수를 8만 이상으로 추산한 유엔군 사령부와 정부 입장을 따른다면서 왜 전시장과 홈페이지에서 단 한번도 이 숫자를 명시하지 않았는지 전후 배경과 분명한 입장을 표명해 줄 것을 촉구한다.
1. 우리는 국군포로들이 왜 돌아오지 못하고 있는지에 대해 박물관 측이 “자발적으로 북한에 남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변한 것과 관련해 그렇다면 왜 처음부터 “억류됐다”는 정확한 표현을 쓰지 못했는지 전후 배경과 분명한 입장을 표명해줄 것을 촉구한다.
1. 우리는 박물관 측이 전시기간을 통틀어 애써 누락하려 했던 사항들이 공통적으로 북한 김정은 정권에게 불편한 내용들임에 비추어, 이것이 현 박물관장의 이념적 편향성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냐는 의혹에 대해 박물관측이 명쾌한 답변을 내놓을 것을 촉구한다.
1. 우리는 헌법정신에 입각한 남북한 평화 통일을 지향하며, 남북한을 막론하고 6.25로 인해 상처받은 모든 동포들의 아픔을 치유하고 통합하려는 노력을 적극 지지한다. 그러나 이와 같은 왜곡-편향된 역사 서술과 전시는 또 다른 분열과 갈등을 촉발시킨다는 점을 박물관측에 엄중히 경고한다.
1. 우리는 국군포로 및 6.25 전반의 실상을 왜곡하고 나아가 대한민국 군의 사기를 저하시킬 수 있는 그 어떠한 시도에도 단호히 반대할 것이며, 향후 지속적으로 박물관의 후속 전시에 각별히 예의주시할 것임을 대한민국 애국시민의 이름으로 천명한다.

2019년 1월 17일
사단법인 물망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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