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만 선교사 시대’ 앞둔 한국교회가 해야 할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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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곤 칼럼] 선교는 ‘가이오’ 사역부터!

▲김원곤 목사

▲김원곤 목사

요한삼서에 나오는 가이오는 나그네들을 따뜻하게 대접하였습니다. 여기서 나그네들이란? 당시의 순회전도자들을 말합니다.

이로 말미암아 가이오는 사도 요한의 사랑을 받았고, 요한삼서 1:2 말씀의 주인공이 되었습니다. "사랑하는 자여 네 영혼이 잘됨 같이 네가 범사에 잘되고 강건하기를 내가 간구하노라."

순회전도자들은 일종의 '거지' 전도를 하는 사람들이었습니다. 한국대학생선교회, CCC에서는 해마다 전국수련회를 하고, 수련회가 마치면 바로 집으로 보내지 않고 삼삼오오로 거지전도를 보냅니다. 돈 한 푼없이 그냥 마을에 들어가 교회에서 밥을 주면 밥을 먹고 재워주면 자고, 그 마을에서 4영리로 전도를 합니다. 2박 3일, 3박 4일 이렇게 젊은이들이 한자리에 모여서 수련회를 했으니 얼마나 은혜를 받았겠습니까? 펄펄 끊는 용광로처럼 되어 있는데, 거지전도를 하면서 대학생들은 더 큰 은혜를 받습니다.

가이오는 순회전도자들을 부담스럽게 생각하지 않고, 물심양면으로 지원하고 후원하였습니다. 변함없이 신실하게 그 일을 감당하였습니다. 그에게 넘치는 사랑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오늘 우리들도 가이오가 될 수 있습니다. 2018년도 현재 한국선교협의회(KWMA)에서 파악한 한국 선교사의 수는 2만 7,993명입니다. 파송된 나라는 171개국입니다.

선교사님들이 여러 가지 목적과 사연을 가지고 한국에 오십니다. 선교지에서의 핍박으로 인한 추방입니다. 안타까운 일입니다. 비자 갱신을 위해서 입니다. 비자는 안정적 선교를 위해서 절대적인 조건인데도 선교사의 지위가 인정되지 않는 곳이 많습니다. 이는 피치 못할 방문입니다. 선교보고를 위해서 입니다.

선교사역과 함께 선교보고도 중요합니다. 질병의 치료를 위해서 입니다. 선교사역에 건강을 바치고 질병을 얻었습니다. 그리고 가족에 관한 용무, 입대, 결혼, 진학, 장례 등으로 입국하기도 합니다.

입국을 하면, 지인들에게 연락을 하는 선교사님도 있지만, 연락하지 않는 선교사님도 많이 있습니다. 연락을 하게 되면 부담을 준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조용히 오셨다가 용무를 마치고 소리없이 출국하시는 선교사님도 많으십니다. 저도 이런 경험이 있습니다.

선교사님 중에도 후원교회가 든든한 분들은 입국하셔도 크게 지인들을 만날 생각도 하지 않고, 얼마든지 필요하면 부담없이 연락을 취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선교사님은 아주 소수입니다.

정작 선교 후원교회도 마땅치 않고, 선교 지원도 약한 선교사님은 연락을 하고 싶어도 못하십니다. 그래서 간접적으로 소문으로 한국 방문 사실을 알게 되고, 혹은 우연히 만나게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선교사님께 따뜻하게 식사대접을 하고, 가실 때는 그냥 보내지 않고 작은 성의라도 표하는 것, 저는 이러한 사역을 '가이오 사역'이라고 이름 붙이고 싶습니다.

ⓒ자료=KWMA

ⓒ자료=KWMA

교회도 가이오 사역을 감당할 수 있습니다. 다름아니라 선교사님들에게 교회에서 예배시간을 통해 선교보고를 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드리고, 교우들과 함께 애찬을 나눕니다. 교회의 형편대로 성의를 표합니다. 선교사님들은 강사비 이전에 선교보고를 할 수만 있어도 감사하시는 분들이 대부분입니다.

저는 이러한 사역을 잘 하는 M교회를 알고 있습니다. 현재의 N목사님이 개척하신 교회입니다. (좋은 일을 감당하는 교회와 목사님의 이름을 공개해도 아무 문제가 없겠지만, 목사님께 말씀드리고 올리는 글이 아니라서 영문 이니셜로 표기합니다.) 교회에 본당 건물과 선교관이 있고, 선교관에는 선교사님을 위한 게스트룸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목사님께서는 개척 초기, 대도시에 있는 해외선교본부에 가서 "해외 선교사님들이 들어오면 소개해 달라"고 부탁했다고 합니다. 그 이후부터 선교사님이 한 분 두 분 교회를 방문하시기 시작했고, 교회는 최선을 다해 선교사님을 따뜻하게 대접하고 위로했습니다. 강단에서 선교 보고할 기회를 드렸고, 예배 시간과 맞지 않으면 교회의 교인들을 모아 식사하고 차를 마시면서 선교보고를 들었습니다.

대형교회는 아니지만, M교회는 선교사님들 사이에는 이미 잘 알려진 교회가 되었습니다. 아프리카에서도 오고, 남미에서도 선교사님들이 오십니다. 선교사님의 선교사역의 필요도 공급합니다. 때로는 선교통장을 빡빡 긁어서 말입니다.

뿐만 아니라 평신도 선교사를 보내기도 합니다. 현지에서 돼지를 키우고 농사를 하도록 지원하고, 아프리카 현지선교사님들에게 오토바이를 사드립니다. 선교지의 오토바이는 한국의 차량을 의미합니다.

이러한 M교회의 모든 사역은 가이오 사역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이는 한국교회가 본받아야 할 선교사역의 모델이라고 생각됩니다.

선교는 크고 대단한 프로젝트로만 생각할 일이 아닙니다. 가이오 사역은 따뜻하면서 내실 있는 사역입니다. 크게 드러나지 않으면서도 더 나은 선교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는 사역입니다. 무엇보다 교회와 교우들이 요한삼서 1:2의 주인공이 될 수 있는 길이기도 합니다.

개교회에서 선교사님을 초청하여 말씀을 듣기는 어렵습니다. 그러나 목회자나 교우들이 알고 있는 선교사님이 입국했을 때, 선교보고의 장을 마련해 드리고, 따뜻하게 대접하는 가이오 사역부터 시작했으면 좋겠습니다.

가이오 사역은 개인이 감당할 수도 있습니다. 더불어 교회적으로 할 수 있다면 더 없이 좋은 사역입니다. 아직 교회적인 합의가 없다면, 개인이 얼마든지 할 수 있는 것이 가이오 사역입니다. 요한삼서 1:2의 말씀은 특정 교단에 주신 복도 아니고, 그저 하늘에서 뚝 떨어진 복의 선언도 아닙니다. 가이오 사역을 감당하는 개인과 교회의 몫입니다.

김원곤 목사(화곡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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