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 신앙 분리하면, 종교의 자유 빼앗길 수도”

LA=토마스 맹 기자  news@christianitydaily.com   |  

[인터뷰] 美서 ‘복음통일’ 세미나 가진 이정훈 교수

말씀 중심, 개혁주의로 돌아가야
북한 선교, 전략적으로 고민해야
자유민주주의는 종교개혁의 산물

▲이정훈 교수 ⓒ미주 기독일보

▲이정훈 교수 ⓒ미주 기독일보

지난 2월 중순 미국 LA에 있는 사랑의빛선교교회에서 열린 복음통일 전문세미나에서 이정훈 교수(울산대 법철학)가 강사로 나섰다. 그는 종교자유정책연구원(종자연) 출신으로 교회 해체 운동을 진행하다가 극적으로 회심해 '현대판 바울'이라고 불리고 있다. 그는 한때 교회와 기독교에 대해 강한 불만을 가지고 공격하기도 했지만, 지금은 강연 등 여러 활동을 통해 그가 연구한 법과 철학, 그리고 역사적 논증으로 기독교 역사를 쉽게 해석하면서 한국교회에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그는 본지(미주 기독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한반도 복음통일을 위해 이민자들에게 필요한 것은, 먼저는 북한을 잘 알아야 하고 선교 전략을 체계적으로 세우는 것"이라고 했다.

-이번에 미국을 방문하셔서 LA와 애틀란타에서 강연을 했는데 소금은?

"LA 복음통일세미나에서는 지금 한반도가 급변하는 시기다 보니까 열정적으로 강의했다. 막연하게 '기도만 하면 복음통일이 되겠지' 하는 생각은 아닌것 같다. 사람들이 북한 사회의 계층 문제라든지, 북한에 대해 너무 모르고, 국제 정세에 대해 무지하기 때문이다. 크리스천들이 정보를 얻는 것이 제한되어 있다. 어떻게 보면 국제정세는 시나리오대로 흐르지 않는데, 시나리오에 빠져있는 부분이 있다. 한반도 주변국들을 보면 개별 이익을 위해서 활동을 하는데, 거기에 북핵 문제가 걸려 있는 상황이다.

(북한에 복음을 전하는 것이) 그렇게 낙관적이고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북한 내부 계층 문제가 복잡한 상황인데, 선교 문제에 있어서 좀 분석적 측면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번 집회에서 개교회 교인들을 만나서 은혜롭고 좋았다. 애틀란타 경우 특별히 좋았던 것은 6.25 때 크리스천들이 어떻게 대응했는지, 나라가 무너진 상황에서 교회가 나라를 어떻게 세웠는지 이런 역사적인 것을 강의한 것과, 한미동맹의 종합성을 강조한 것이다. 애틀란타 집회에서 예비역 군출신 장군들도 왔고, 목사님들도 와서 그들의 마음이 뜨거워졌다. 지금 나라가 위기이기 때문에 기독교인들이 어떻게 복음을 위해 기도하고 협력하고 한미동맹을 중심으로 나라를 안정시켜야 할지에 대해 강의를 했는데, 현지 목회자들이 뜨겁게 토론하는 기회가 되었다고 해서 기쁘게 생각한다. 고국에서는 사람들이 늘 듣던 이야기만 듣기 때문에 정치적으로 명확한데, 이민교회는 더 고국에 대한 사랑이 많기 때문에 강의를 편견 없이 잘 받아들이는 것 같다."

-강의를 다니면서 반대하는 자들도 있다고 들었다.

"지역에 따라 다른데 특히 반대 세력이 교회 장로인 경우 사고가 난다. 난동을 부린다든지 하는데 그럴 때 교역자들이 포위해서 달래준다든지 하는 경우가 있다. 대부분 우호적인 분위기가 많지만, 시작하기 전에 안티들이 있다가 집회가 끝나면 오히려 회심하는 분들도 많이 있다. 그래서 혹시 회심하는 자들이 있을까봐 집회 취소를 못한다. 유럽 집회에서도 청년들이 많이 회심했다. 그래서 몸이 힘들지만 좀 무리하게 일정을 짜는 것을 받아들이고 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소속 목사님들도 많이 회심했다. 동성애를 지지하다가 돌이키는 경우라든지, 저는 그때 유럽에 있었는데, 서울에서 '국가인권정책 기본계획'(NAP) 시위를 할 때 시위대를 격려하고, 밥을 사줬던 목사님도 안티였다. 그런데 지금은 회심해서 지원세력으로 바뀌었다. 그래서 반대세력에서 저를 싫어하는데, 이정훈 교수가 정치부분이 아니라 예수에 관한 부분에 대해 강조하는 것을 안 것이다.

청년들 중에 예수는 믿지만, 무엇인가 잘못된 방향, 이데올로기에 빠져있다가 진짜 복음으로 돌아오는 일들이 있다. 그들이 '그동안 이데올로기가 예수님보다 더 높이 있었구나'라고 잘못된 생각을 깨닫고 돌아오는 경우가 많다."

-이번에 미국에서 처음으로 해외 디아스포라를 위해 복음통일세미나를 개최했는데, 미국의 이민자들이 복음통일을 위해 어떻게 준비하고 움직여야 하는지 좀 막연하다. 국제 정세가 앞을 내다볼 수 없게 빠르게 흐르고 있는데, 미국 각 지역 이민자들이 한반도 복음통일을 위해 특별히 준비해야 할 것들이 있다면 무엇인가?

"지금 크리스천들이 국제정세를 인식할 때 시나리오에 많이 빠져있다. 떠도는 음모론이라든지 그런 것들은 진짜 고쳐야 한다. 기본적으로 북한 사회를 잘 이해해야 한다. 자꾸 사람들이 착각하는 것이 복음과 체제가 정치적으로 분리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가 건국할 때도 조선에서 공화국으로 그냥 바뀔 수가 없었다. 그 변화에 교회가 중심역할을 했다. 이데올로기는 굉장히 영향력이 강하다. 무의식도 컨트롤 하기 때문이다.

상식적으로 북한을 알려면, 매슬로 이론을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그래서 북한사회는 민중을 관리해야 하고, 카스트제보다 더 체계적으로 신분제 사회가 구성되어 있다. 그러니까 선교전략도 거기 맞춰서 분석적으로 체계화되어야 한다. 그런데 지금 막연하게 '복음이 당장 들어가면 통일이 될 수 있어'라고 생각하는 것은 환상일 수 있다. 복음이 힘이 없다는 것이 아니라 '전략적으로 어떻게 전할 것인가'라는 분석적인 것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이번 강의에서 역사적인 것을 강조했다. 왜냐하면 우리도 이데올로기적인 문제라든지 바른신앙 이런 것들이 잘 정립되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깜짝 놀란 것은 기독교인들의 정체성도 무너져있는 모습이 있다는 점이다. 신앙이 무속화되어 있는 모습이 있고, 위험한 상황인 것 같다. 이게 철저하게 말씀 중심 신앙, 개혁주의로 다시 세팅되어야 한다. 우리가 구한말신앙으로 돌아가야 한다.

구한말에 기독교인들이 순교 정신으로 복음을 전했던 것이 탁월했다. 미국의 1~2차 대각성 운동을 통해서 길러진 선교사들이 탁월했다. 우리 의지로 하는 것은 아니지만, 하나님께 간구해서 영적 대각성을 통해서 제대로 된 참신앙이 길러져야 복음통일이 가능하다. 북한 인민들의 의식구조, 사회구조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바른 신앙, 바른 믿음이 북한에 전해져야 한다.

스토리 위주만의 북한 사역은 한계가 있다고 생각한다. 무슨 이야기인가 하면, '청중들에게 감동스토리 전하기' 이것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탈북하신 분이 어떻게 예수를 만났다. 그리고 북한 지하교회가 어떻게 예수를 접했다' 이런 형식은 아주 좋은데, 이것 외에 전략적인 선교도 고민해야 한다."

▲복음통일세미나에서 강의하고 있는 이정훈 교수 ⓒ미주 기독일보

▲복음통일세미나에서 강의하고 있는 이정훈 교수 ⓒ미주 기독일보

-앞으로의 계획은?

"엘정책연구원을 설립해서 운영하고 있다. 주력하는 것이 세 가지가 있는데, 첫 번째는 일반교회 성도들을 깨우는 것, 두 번째는 청년교육, 세 번째는 한미일 민간 네트워크를 하는 것이다. 대한민국 역사를 보면 신앙인들이 탁월하게 민간외교를 잘했다. 식민지 상태였을 때 미국의 외교관과 유력인사와 네트워크를 많이 해서 건국에 도움이 되었다. 지금은 그게 약하다. 엘정책연구원에서 말하는 것이, 지금 한일 관계가 최악의 상태인데 한미일 민간 네트워크를 만들어서 한미일 공조를 이루는 것이다. 그게 일본 선교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본다.

최근에 미국의 기관을 본 따서 PLI(political leadership institute)를 세웠다. 지금까지 서울과 부산에서 각각 200명씩 총 400명의 1기생을 배출했다. 청년 중심으로 되어있고, 온라인 캠퍼스를 오픈했다. 우리가 신앙을 기초로 했을 때 우리에게 주어진 건강한 자본주의, 자유민주주의가 사실 종교개혁 산물인데 사람들이 잘 모른다. 이런 것들을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전반에 기독교적 가치에 입각해서 국제관계까지 가르치는 정치 아카데미를 주력하고 있다.

이게 잘 안되면 저는 교회에 미래가 없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지금 자기 신앙과 삶이 분리되는 것이 기독교의 병적인 모습이다. 개혁주의의 본질은 신앙과 삶이 분리될 수 없는데, 지금 삶과 신앙이 분리된 것이 교회인 것처럼 가고 있다. 이렇게 되면 현재 법과 정치가 신앙의 자유를 빼앗는 것으로 가고 있기 때문에 교회 고립을 막을 수 없다.

지금 교회가 고립되고 있고 교회 안에서만 자유를 말하고 밖으로 나오면 크리스천이라는 것을 드러낼 수 없다. 그런 사회로 흐르고 있다. 그것을 막기 위해서 아브라함 카이퍼의 정치 의식을 중심으로 교육을 시킨다. 철저하게 개혁주의 관점에서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전반에서 오는 기독교적 가치 수호, 삶과 신앙이 분리될 수 없다는 것을 가르치고 있다. 이게 전국적으로 더 확산되기 원하고, 교민들도 온라인 캠퍼스를 통해서 좋은 강의들을 다 접할 수 있다. 교수진으로 현직 외교관, 요미우리신문 서울 지국장, 산케이신문 국장, 외신 기자 등이 있고 제가 신앙의 기초를 깔아주고 전문가들이 국제정세를 말해주는 구조로 가고 있다.

자유민주주의의 본질이 무엇이고, 대한민국 헌법이 왜 중요하고, 이런 것을 기독교적 가치에 기반해서 가르치고 있다. 강사들이 주로 경제 활동을 하기 때문에 경제관이라든지 비즈니스 관점으로 신앙을 기초로 해서 보고 있다. 홈페이지에서 저렴한 가격으로 다양한 강의를 들을 수 있고, 유튜브에서는 하이라이트만 공개하고 있다. PLI 강의를 통해 청년들이 깨어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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