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대 교수협 ‘불법매각 저지 투쟁지휘소’ 교내 설치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이사장, 학교 들어온 뒤 지속적으로 매각 시도해”

▲안양대 본관 앞에 설치된 ‘지휘소’에서 교수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대웅 기자

▲안양대 본관 앞에 설치된 ‘지휘소’에서 교수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대웅 기자

천막에서 학생들과 함께 교대로 철야하며 투쟁
학교 발전하던 중 이사장 매각 시도, ‘뜬금없다’

안양대학교 불법매각에 반대하는 교수들이 8일 오후 이를 저지하기 위한 ‘투쟁지휘소’를 안양대 본관 앞에 설치하고 입소식을 개최했다.

교수와 학생들은 이 ‘지휘소’에서 철야하며 이사회 측의 불법매각을 저지하겠다는 방침이다.

교수협의회 소속 교수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입소식에서 개회선언을 겸한 인사말을 전한 정일훈 교수협의회 회장은 “김광태 이사장 등 이사회 측은 매각에 대한 증거가 있냐고 하지만, 각종 의혹 때문에 학사행정 등에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입소식은 신현광 교목실장의 기도와 교수협 비상대책위원장 강경림 교수의 경과보고 후 지난 1월 교육부 앞에서 발표했던 성명서를 낭독했다.

총동문회 사무총장 민상기 목사는 “70년 역사의 기독교 학교인 안양대학교를 타종교에 불법 매각하려 한다는 소식에 동문들의 분노가 끓어오르고 있다”며 “동문들도 힘을 합해야겠다는 마음을 갖고 있으니, 용기를 내시고 끝까지 투쟁해 달라”고 당부했다.

왕현호 신학과 학생회장 인도로 구호제창도 이어졌다. 참석자들은 “우일학원 이사회는 불법매각을 중단하고 학생들에게 사과하라!”, “우리 모교를 전심으로 사수하자!”, “교육부는 안양대 이사회를 철저히 감사하라!”, “이사회와 유착한 관계자들을 처벌하라!” 등을 외쳤다.

▲정일훈 교수협의회 회장과 강경림 교수협 비상대책위원장(왼쪽부터)이 사태를 설명하고 있다. ⓒ이대웅 기자

▲정일훈 교수협의회 회장과 강경림 교수협 비상대책위원장(왼쪽부터)이 사태를 설명하고 있다. ⓒ이대웅 기자

입소식 후에는 정일훈 회장과 강경림 위원장이 기자들과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전하기도 했다.

정일훈 회장은 “그 동안 외부에서 학교를 나쁘게 보지 않도록 물리적 행동은 자제해 왔지만, 더 이상 그럴 수만은 없다”며 “사태가 해결될 때까지 천막에서 학생들까지 참여시켜 교대로 철야하며 투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 회장은 “법적으로 학교를 매각하는 것이 불가능하진 않다. 운영이 힘들 경우 매각하여 물러날 수 있고, 수익이 생긴다면 세금을 50% 정도 납부하게 될 것”이라며 “저희가 반발하는 것은, 정관에 명시돼 있는 ‘기독교’ 건학이념과 배치되는 곳에 매각을 시도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안양대는 현재 교육부의 각종 평가에서 좋은 점수를 받아 여러 사업들을 지원받으며 학교가 발전하고 있는 가운데, 이사장이 뜬금없는 행동을 하고 있는 상태”라며 “정말 매각을 원한다면 연결해주기 위해 기독교 정신을 가진 이들을 여럿 소개했지만, 1명을 빼면 만나려 하지도 않았다”고 토로했다.

정일훈 회장은 “저희 교수들은 교육부 감사 지적사항을 이행하기 위해 작년 초부터 관리위원회를 만들어 사비로 6억원을 적립해 놓았다”며 “학교법인의 잘못이지만, 반환 기한을 놓치면 매년 정원을 5% 감축해야 하기에 직접 나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경림 위원장은 “교육부가 지적한 것은 교비에서 태백 연수원 부지로 54억원을 사용했기 때문에 채워 넣으라는 것”이라며 “올해 2월 28일까지 11억원을 넣었어야 했는데 불법매각 의혹 사태가 터져 이뤄지지 못했다”고 전했다.

강 위원장은 “이사회 측은 승인 대기중인 이사 2인 측에서 재정 부족분을 지원하기로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며 “2인이라는 개인들이 해당 금액과 기숙사 건립기금까지 합쳐 160억여원이나 되는 돈을 해결할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정일훈 회장은 “김광태 이사장은 학교에 들어온 뒤로 지속적으로 학교 매각을 시도하고 있다. 들은 이야기들이 너무 많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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