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 정말 유대교 탈퇴하여 기독교를 창시한 분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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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찬북뉴스 서평] 유대인이 유대인 관점에서 바라보는 메시아

리얼 코셔 예수
마이클 L. 브라운 | 이상준 역 | 이스트윈드 | 324쪽 | 15,000원

오늘날 유대인에게 예수님은 어떤 분이셨을까요? 성경이 말하는 예수님은 당시 유대인에게 도무지 받아들여질 수 없는 뜬금없고 황당한 분이었을까요? 예수님은 정말 유대교를 탈퇴하여 기독교를 창시한 분이실까요?

이 책의 저자 마이클 L. 브라운은 오늘날 세계 최고의 메시아닉 유대인 학자 중 하나로 인정받는 분이십니다. 뉴욕대학교에서 근동 언어 및 문학 박사학위를 취득하였고, ‘The Line of Fire’라는 라디오 토크쇼를 진행하고 있으며, 많은 책을 저술했습니다.

한국에는 도서출판 대서에서 나온 <구약의 치유신학(2010)>, 쿰란출판사에서 나온 <성공할 수 없는 동성애 혁명(2017)>, 도움북스에서 나온 <하나님의 은혜는 그렇게 말하지 않는다(2019)> 정도가 있습니다.

2013년 10월 미국 LA 그레이스 커뮤니티 교회에서 존 맥아더, R. C. 스프로울, 스티브 로슨 등이 ‘다른 불(Strange Fire) 콘퍼런스’를 개최해, 은사주의의 잘못된 교리와 행태를 강력하게 비판한 적이 있습니다(내용은 생명의말씀사에서 나온 <다른 불>을 참고).

이에 대해 이 책의 저자 마이클 L. 브라운 박사가 자신의 라디오 토크쇼에서 신랄하게 반박했던 일이 있습니다. 그만큼 치유, 방언, 은사 운동 등에 자유로운 관점을 가진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리얼 코셔 예수>는 은사주의와 아무런 상관이 없는 책입니다. 이 책은 유대인에게 예수님은 어떤 분인지를 설명하는 책입니다.

유대인 학자들과 랍비들 사이에서 점점 예수님을 유대인에 속한 훌륭한 랍비로 보는 견해가 많아졌는데, 마이클 브라운 박사의 친구인 랍비 쉬물리 보테크도 이와 같은 견해를 가진 학자입니다.

그는 <코셔 예수(Kohser Jesus)>라는 책을 통해 예수님은 참 유대인이자 위대한 랍비였다고 주장했지만, 동시에 로마에 대한 반란에 실패하여 죽임당한 메시아라고 말했습니다.

그래서 마이클 브라운 박사는 <리얼 코셔 예수>라는 책을 써서 다양한 유대 문헌과 성경을 통해 예수는 단지 위대한 유대인 랍비였던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구약에서 약속한 참 메시아라는 사실을 밝힙니다.

저자는 유대인의 정경 타나크, 그와 관련된 여러 문헌들(미쉬나, 탈무드, 미드라쉬 등)을 능숙하게 활용하며, 신약 성경의 예수 그리스도가 유대인과 상관없는 완전히 다른 종교를 창시한 것이 아니라, 도리어 하나님의 약속과 그에 대한 유대인 조상들의 이해를 완성하는 분이라는 것을 명백하게 보여줍니다.

이것이 <리얼 코셔 예수>가 주는 큰 유익 중 하나입니다. 구체적으로 유대 문헌 속에서 기독교에 익숙한 ‘고난당하는 메시아’, ‘의인의 죽음으로 말미암은 속죄’, ‘제사장 메시아’, ‘모세보다 큰 선지자’와 같은 개념을 발견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단지 기독교에서 정립한 개념이 아니라 오랜 유대교 해석 안에서도 이미 있었던 개념이었음을 분명하게 알게 해줍니다.

특별히 브라운 박사가 사용하는 권위 있는 유대교 랍비의 해석이나 평가, 메시아닉 유대인의 통찰을 담아 설명하는 과정에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습니다.

또 한 가지 이 책을 통해 누릴 수 있는 유익은, 기독교가 서양인이 창시한 종교가 아니라 먼저는 유대인의 종교라는 분명한 관점을 찾는다는 것입니다.

은연중에 많은 사람이 유대인은 하나님의 약속에서 탈락한 민족으로, 그래서 교회가 유대인을 대체한 개념으로 쉽게 받아들입니다. 하지만 사실 하나님이 택하신 유대 민족을 통해 예수 그리스도가 오셨고 그리스도가 먼저는 유대인들을 위해 말씀하셨으며, 신약성경을 통해 더 밝히 드러나는 복음의 진리는 언제나 유대인을 통하여 이방인에게로 흘러간다는 분명한 관점을 제시합니다.

“만약 주님이 유대인들을 위한 분이 아니라면, 주님은 모든 사람을 위한 분이 아니게 된다. 주님은 이것을 확실히 하셨고, 이것은 신약성경 전체의 핵심적이고 근본적인 진리다(289쪽).”

대부분의 성경 해석 교재에서 강조하는 것 중 하나는 성경 본문이 담고 있는 배경, 역사, 문맥을 꼼꼼히 살피라는 것입니다. 성경의 원래 독자에게 어떤 의미로 전달되었는가를 제대로 알 때야만 그것을 오늘날의 독자에게 분명히 적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많은 경우에 있어 쉽게 간과되는 부분이 있는데, 저자 브라운 박사가 이 책을 통해 계속 강조한 것처럼 성경이 유대인에게 쓰여진 것이란 사실입니다.

“그런즉 유대인의 나음이 무엇이며 할례의 유익이 무엇이냐 범사에 많으니 우선은 그들이 말씀을 맡았음이니라(롬 3:1-2).”

그러므로 우리는 창세기에서 말라기까지만 유대인에게 적용하고, 마태복음부터는 그들을 논외로 두고 교회에 바로 적용하려는 잘못된 습관을 벗어버려야 합니다.

자기 백성을 그들의 죄에서 건지기 위해 유대인으로 나시고 ‘유대인의 왕’이란 죄목으로 돌아가신 예수 그리스도를 유대인의 관점에서 볼 수 있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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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도들이 예루살렘, 유대, 사마리아, 땅끝 순으로 복음을 전파했던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유대인에게서 이방인까지). 그래야 비로소 이방인이 어디에 접붙임을 받았는지, 참감람나무 뿌리의 진액이 무엇인지 제대로 이해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롬 11:17-24).

또한 종말론의 관점에 따라 견해가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어떤 종말론적 견해를 가졌든지 간에 “주께서 이스라엘 나라를 회복하심이 이 때니이까”라고 물었던 제자들이 유대인의 회복을 간절히 바라고 있었고, 예수님 또한 그것을 부정하지 않으시고 아버지의 권한 아래 그때와 시기가 정해져 있다고 말씀하신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행 1:6-7).

아브라함부터 예수님까지 유대인이 온 민족을 향해 흘러가는 복의 통로가 되었고, 유대 민족을 하나님이 원가지로서 사랑하고 사용하셨다면, 그들을 앞으로 어떻게 일으켜 세우고 회복시키실 것인지가 다른 민족에게도 큰 의미를 준다고 생각합니다.

하나님이 원가지를 아끼지 않으시고 완전히 제거해 버리신다면, 접붙임을 받은 가지의 미래가 안전하다는 보장이 어디에 있겠습니까?

이것이 바로 예슈아 이야기가 ‘좋은 소식(복음)’이라고 불리는 이유입니다. 그 좋은 소식은 메시아께서 정해진 때에 오셔서, 우리의 죄를 위하여 죽으시고, 죽은 자들 가운데서 부활하시며, 하늘에 오르셨다는 것입니다.

처음에는 그의 동족들에게 거절당하셨으나, 온 세상의 민족들에게 환영을 받으시고, 장차 이스라엘이 그들의 숨겨진 메시아를 다시 발견하게 될 그 날이 온다는 것으로, 선지자들이 예언한 바와 같습니다.

그리고 주님은 그 선지자들의 약속을 따라 그날에 하늘의 구름 가운데 다시 오셔서 이 땅에 메시아의 나라를 세우실 것입니다. 그날에 주께서 말씀하시기를 “그들이 나의 거룩한 산(즉, 예루살렘) 모든 곳에서 해하거나 멸하지 않을 것이니, 이는 물들이 바다를 덮음 같이 주를 아는 지식이 땅에 가득할 것이기 때문이다(사 11:9)”. 예수님은 이스라엘의 메시아시요, 세상의 구주시다. 정말로 놀랍고 기쁜 소식입니다(296-297쪽)!

마이클 브라운의 <리얼 코셔 예수>는 그리스도인이 쉽게 읽고 되새기는 복음의 한 중요한 측면이 간과됐다는 점을 상기시킵니다. 메시아닉 유대교 학자의 자료에 관심을 갖게 만듭니다.

이 책은 유대인이 유대인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메시아 예수 그리스도가 어떤 분인지 엿볼 수 있게 해줍니다. 성경을 읽고 해석하는 관점을 미세조정하게 해주고 그에 따른 큰 결과의 차이를 만들어 냅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이방인에게까지 미친 하나님의 은혜의 빛이 얼마나 찬란하고 영광스러운지 제대로 보게 해줍니다.

“내 눈이 주의 구원을 보았사오니 이는 만민 앞에 예비하신 것이요 이방을 비추는 빛이요 주의 백성 이스라엘의 영광이니이다(눅 2:30-32)”.

조정의
크리스찬북뉴스 편집위원, 유평교회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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