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영화 <교회오빠>… “하루라도 더 주어진다면”

김신의 기자  sukim@chtoday.co.kr   |  

▲영화 &lt;교회 오빠&gt; 포스터에 담긴 故 이관희 집사. ⓒ커넥트픽쳐스 제공

▲영화 <교회 오빠> 포스터에 담긴 故 이관희 집사. ⓒ커넥트픽쳐스 제공

※본 리뷰에는 영화 <교회오빠>의 스포일러가 포함돼 있습니다.

하나님을 알지 못하는 사람들의 손을 빌려 하나님의 말씀을 온 힘 다해 붙들고 순전한 믿음을 지킨 부부의 이야기가 오는 16일 세상에 공개된다. 바로 영화 <교회오빠>의 주인공 이관희 집사와 오은주 집사 부부의 이야기다.

부부의 이야기는 영화 개봉에 앞서 KBS 특집 다큐멘터리 <앎, 교회오빠>를 통해 전국민적인 반향을 일으켰다. 그도 그럴 것이 부부의 삶이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틱한 구약성경의 욥을 쏙 빼 닮았기 때문이다.

이런 부부의 삶을 그냥 지나치지 않은 사람은 이호경 감독이었다. 일찍이 부모를 여읜 그는 2014년, 가장 가까웠던 친누이가 암 선고를 받은 것을 시작으로 암 환자 커뮤니티인 ‘아름다운동행’에 가입했고, 부부의 사연을 알게 됐다. 첫째 딸 출산 후 한달도 안돼 남편이 4기 암 진단을 받았고, 시어머니는 스스로 삶을 마감했다. 얼마 안 있어 아내도 말기 암 선고를 받았다는 사연이었다.

미국 정신의학자 퀴블러로스에 의하면, 암 환자들의 심리는 부정, 그리고 분노, 타협, 우울 등의 순서로 이어진다고 한다. 그러나 부부는 달랐다. ‘아름다운동행’을 통해 공개된 영상 속 이관희 집사는 밝은 사람이었고, 사람들에게 기쁨을 선사했다. 이를 본 이호경 감독은 섭외를 결심했고, 부부는 촬영에 응했다.

▲영화 &lt;교회오빠&gt; 스틸컷. ⓒ커넥트픽쳐스 제공

▲영화 <교회오빠> 스틸컷. ⓒ커넥트픽쳐스 제공

딸과의 놀이 시간, 함께하는 큐티, 시시콜콜한 수다, 첫 만남에 대한 회상… 영화는 저절로 미소 짓게 만드는 부부의 일상을 담아낸다. 동시에 누구나 거칠 수밖에 없는 죽음, 그것도 ‘뜻하지 않은 죽음’을 다루면서 긴장감을 조성한다. 그리고 현재와 과거를 오가며, 부부가 마주했던 고난을 하나씩 풀어낸다.

다큐멘터리지만, 세심한 연출을 보면서 부부를 대하는 이호경 감독의 진심 어린 시선과 따뜻함, 정성이 그대로 녹아있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런데 사실 이관희 집사를 회상할 당시 이 감독은 “이관희 씨의 정신세계를 좀처럼 따라 갈 수 없었다”고 했다. 감독을 포함해 촬영팀엔 교회를 다니던 사람이 없었던 것.

“제가 암이라는 질병도 주님이 주신 축복이라고 생각하고 잘 견디고 있는데, 저를 시험하지 말아주세요. 어떤 환란이 와도 주님을 변함없이 사랑하겠습니다. 하나님 감사합니다. 우리 엄마를 불쌍히 여겨주세요.”

촬영팀의 시선은 이관희 집사의 이야기를 따라갈 수 없을 때마다 아내인 오은주 집사에게 집중한다. 그중 이호경 감독이 이관희 집사에게 했던 정식 인터뷰는 단 두 번. 이 감독은 ‘앎’ 시리즈 모든 출연자에게 던졌던 공통질문이지만, 아무도 답하지 못했던 질문을 기대 없이 던졌다고 한다.

“당신은 왜 더 살아야 합니까?”

“서툴고 부족한 점들이 많았던 삶이었기에… 하루라는 시간이라도 주어진다면, 조금이라도 더 온전하고 좀 성숙한 하루를 더 살 수 있는 기회를 갖고 싶어서요.”

▲영화 &lt;교회오빠&gt; 스틸컷. ⓒ커넥트픽쳐스 제공

▲영화 <교회오빠> 스틸컷. ⓒ커넥트픽쳐스 제공

이러한 이관희 집사의 답변은 이 감독에게 처음으로 해답을 들은 기분이 들게 했다고 한다. 어쨌든 영화의 전반적인 이야기의 전개는 이관희 집사의 인터뷰 없이 부부의 대화를 중심으로 흘러간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했다. 부부는 신앙이 없더라도 인간이라면 그 누구나 마주할 질문들을 하나하나 던지고 그에 대한 해답을 제시한다.

눈여겨 볼 점은 영화 내내 수차례 반복되는 성경 구절이다. 영화는 인물들을 통해 자연스럽게 지나가는 성경 구절과 묵상, 찬양뿐 아니라, 제작진에 의한 의도적인 성경 구절이 다수 들어가 있다.

영화의 첫 장면은 “우스 땅에 욥이라 이름하는 사람이 있었는데 그 사람은 순전하고 정직하여 하나님을 경외하며 악에서 떠난 자더라”라는 욥기 1장 1절로 시작해 어느덧 중후반에 와서 “내가 주께 대하여 귀로 듣기만 하였삽더니 이제는 눈으로 주를 뵈옵나이다”라는 욥기의 마지막 장인 42장 5절에 다다른다.

비교적 짧은 시간 동안 겪은 수많은 ‘고난’을 해쳐온 이관희 집사는 ‘고난’에 대한 해석과 함께, 자신의 연약함과 죄인인 우리 모두를 위해 십자가 자리에서 승리한 예수 그리스도, 하나님의 사랑을 증거한다. 그리고 2018년 9월 16일, 마흔 번째 생일, 예고된 결말을 맞게 된다.

반복된 항암치료, 수술, 그리고 재발된 암. 어느덧 모르핀을 쓰지 않으면 안 될 정도로 심각한 상태. 매일 밤 피를 흘리는 극심한 통증. 오은주 집사는 그런 가운데서도 성경을 찾는 이관희 집사를 증거한다. 이미 숨 죽일 수 없을 정도로 조린 마음이 최고조에 다달을 즈음, 관객들 사이에서는 숨죽여 울먹이는 소리가 들려온다. 이제 작별할 시간이다.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시니라”

▲영화 '교회오빠' 예고편 스틸 컷. ⓒ커넥트픽쳐스 제공

▲영화 '교회오빠' 예고편 스틸 컷. ⓒ커넥트픽쳐스 제공

이관희 집사와의 이별 후, 이관희 집사의 밝은 목소리와 딸 소연 양의 앙증맞은 목소리로 담은 짤막한 영상이 장대한 역사의 시작을 알린다. 오은주 집사가 함께 한 시사회 후, 관객들은 연신 눈물을 흘리던 오은주 집사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영화는 성경 속 인물 욥처럼 믿음의 삶을 살았던 부부의 삶을 성경을 바탕으로 전개하고자 한다. 교회를 다니지 않던 제작진이 이관희 집사와 오은주 부부를 만나고 이 신앙 이야기를 세상에 전하게 됐다.

우린 누구든지 주의 이름을 부르는 자는 구원을 얻는 시대를 살고 있다. 사망 권세를 이긴 십자가와 부활하신 사건 후 그 무엇도 복음의 빛을 가릴 수 없었다. 성경의 표현을 빌리자면 ‘이방인’과 ‘죄인’에게 복음이 전해지기 시작했다. 하나님의 역사는 그 어디에서도 제한될 수 없고 한정되지 않는다. 이 영화를 접하는 모두가 복음의 메시지를 찾고 또 알게 되기를 간절히 바라고 또 간절히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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