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찬북뉴스 서평] 성경 해설의 새로운 표준
Refo 500 성경해설 시가서
박우택 | 세움북스 | 618쪽 | 35,000원
‘Refo 500 성경해설 시가서’를 서평하기로 했는데, 생각했던 것보다 늦었다. 바쁘다는 핑계도 있었지만, 시와 지혜문학을 어떻게 풀어내는지 궁금해서 조금 꼼꼼히 읽었기 때문이다. 이전에 출간된 성경해설 모세오경과 역사서와 다를 바 없이, 각 성경의 개관과 주석서를 함께 잘 녹인 장점이 드러난다.
지혜서 가운데 가장 지루하고 철학적인 욥기를 먼저 어떻게 풀어갈지 기대되었다. 평이하고 무난했다. 그래서 심심했다. 욥과 세 친구들의 대화를 설명하는 것에는 충실하였지만, 이 대화들이 가지는 신학적인 함의를 좀 더 이끌어 내지 못한 듯하여 아쉬웠다. 이 부분은 독자들이 그레엄 골즈워디의 <복음과 하나님의 지혜>와 병행해 읽음으로 아쉬움을 달래야 할 듯하다.
시편의 경우 각 시편 해설에 있어 웬만한 주석들보다도 핵심을 잘 집어낸다. 설명이 길다고 해설이 충실한 것이 아니듯, 각 시편에서 핵심내용과 단어를 잘 끄집어 간명하면서도 임팩트 있게 풀어 가는 것이 인상 깊다. 시편을 가지고 본문을 묵상하고 설교를 준비해야 하는 목회자들에게 많은 도움이 될 듯하다.
잠언의 경우 다양한 문학 형태와 기법이 사용돼, 이러한 문학적 기법에 대한 이해 없이 잠언이 말하고자 하는 교훈을 온전히 드러내기 힘든데, 각 잠언의 문학적 기법과 특징을 잘 풀어내고 있다. 좀 더 교훈적인 적용과 설명을 덧붙였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지만, 저자의 주관적인 평가로 이어지는 것을 방지하려는 절제의 미로 평가하려 한다.
교회사 속에서 논란이 많았던 아가서의 경우 풍유적 해석과 모형론적 해석, 영적인 해석과 자연적이며 문자적인 해석 방법들을 언급하면서, 전통적이면서 보수적인 해석 틀인 그리스도와 교회의 관계라는 관점을 가지고 풀어간다.
내용 풀이가 조금 부족한 인상을 받았다. 특히 남녀 애정 표현과 내용의 절정인 부분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들은 조금 부족하며, 남녀 간의 결합을 통한 결혼과 아름다운 결혼생활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는 오늘날 현 시대와 관련지어 적용 포인트를 집어주지 않은 점이 못내 아쉽다. 하지만 이는 이 책의 단점이라기보다, 무난하고 표준적인 성경 해설서의 특징으로 봐준다면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리라.
앞으로 계속 출간된 Refo 500 성경해설 시리즈가 더 기대된다. 신약까지 완간되고 개정에 개정을 거듭하여, 한국을 대표하는 성경 해설서로 자리매김하기를 진심으로 응원한다.
이동준
크리스찬북뉴스 편집위원, 푸른나무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