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의 가장 큰 죄? 설교 지루하게 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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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인의 아트설교 35] 들리는 글쓰기, ‘개념’을 활용하라(1)

“목사님, 목사님들의 죄 중에서 가장 큰 죄가 뭔지 아십니까?”

“설교를 지루하게 하는 것입니다.”

최근, 어떤 모임에서 설교를 했다. 설교를 마친 뒤 식사 시간으로 이어졌다. 식사 도중 집사님께서 한 질문이었다.

목사의 가장 큰 죄가 설교를 지루하게 한 죄라는 것이다. 이 질문을 듣는 순간, 심히 당황스러웠다. 처음엔 모 대형교회 세습을 다시 언급하는 것으로 생각되었기 때문이다.

목사의 가장 큰 죄는 사회나 교계를 떠들썩하게 한 것이 아니었다. 십계명 중 7계명도 아니었다. 설교를 지루하게 하는 것이었다.

이 말을 듣고 깜짝 놀랐다. 제가 평상시 종종 했던 말이었기 때문이다. 또한 집사님으로부터 이런 말이 나올 줄 전혀 예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 집사는 한 마디 덧붙였다. “목회자들을 가르치신다니, 최소한 지루한 설교는 하지 않는 설교자들이 되도록 가르쳐 주세요.”

같이 식사하던 권사님도 한 마디 거들었다. “대부분의 교회의 문제는 설교 때문에 생기더라구요.”

결국 이어진 대화의 주제가 ‘일상’에서 ‘설교’로 바뀌었다.

집사님의 질문과 답변에 대해, 설교자들은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며칠 뒤 한 회원 목사로부터 메시지를 받았다. 자신이 로이드 존스 목사와 관련된 책을 읽고 있는데 로이드 존스 목사가 이런 말을 했다는 것이다.

“설교에 목숨을 걸라.”

로이드 존스 목사는 설교에 목숨을 걸라는 말을 첫 번째로 했다고 한다.

설교는 청중에게 가장 중요하다. 이는 설교를 통해 자신의 영혼과 인생이 달려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지루하지 않은 설교, 타개법이 있는가?

‘설교가 지루하지 않아야 한다!’

지루하지 않은 설교를 하는 것은 쉽지 않다. 아주 어렵다. 그러니 해결책 또한 마땅치 않다.

강해 설교에 관련된 책을 읽을 때마다, 눈에 띄는 말이 있다.

“강해 설교는 지루하지 않다.”

이 말을 하는 이유는 강해설교가 ‘지루하다’는 이야기가 많기 때문이다.

신학교 때 최고의 설교 방법은 강해 설교라고 배웠다. 친구들도 강해 설교를 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것은 설교자에게 강해설교는 최고이자 최선의 방법이라고 알기 때문이다.

글을 쓰고, 설교 글을 연구하고, 설교 글쓰기와 설교를 가르치는 저는 지루하지 않은 설교의 대안을 수많은 설교 방법에서 찾지 않는다. 글쓰기에서 찾는다. 글쓰기가 되면 지루한 설교는 해결되기 때문이다.

글을 쓰고, 설교 글쓰기 가르칠수록 지루한 설교의 답이 글쓰기에 있다고 확신이 더욱 강해진다.

강원국은 《강원국의 글쓰기》에서 이렇게 말한다. “글은 어휘와 개념으로 쓴다. 개념이 내용물이라면, 어휘는 운반수단이다.”

글을 쓸 때, 어휘와 개념이 중요함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실제적으로 글은 어휘와 개념이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이다.

지루하지 않은 설교를 하려면 글을 개념으로 써야 한다. 설교를 개념을 활용해 만들어야 한다. 그럴 때 지루한 설교가 아니라 들려지는 설교를 할 수 있다.

수사학의 특징 중 하나가 ‘개념’을 활용한 글쓰기다

수사학도 개념으로 글쓰기를 강조한다. KBS 아나운서이자 휴먼커뮤니케이션 1호 박사인 김은성은 그의 책 《인류 최고의 설득술, 프렙》에서 수사학의 특징을 다음과 같이 이야기한다.

첫째, 키워드 중심이다.
사람들에게 들려줄 말을 압축하고 적절히 반복하는 것이다.

둘째, 스토리텔링이다.
스토리텔링은 구어체적 요소와 이야기가 들어 있는 서사적 요소로 구성되어 있다.

셋째, 표현력이다.
수사학에서는 연기를 이용할 정도로 내용을 어떻게 전달하는지에 중점을 둔다.

넷째, 철저한 준비와 분석 그리고 실전으로 이러지는 선순환 구조이다.

수사학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개념을 활용해 글을 쓰는 것이다. 네 가지 중 첫째인 ‘키워드 중심이다’가 개념으로 글쓰기이기 때문이다.

김은성은 목사이자 흑인 인권운동가인 마틴 루터 킹의 연설도 수사학의 특징에 따른 글이라고 이야기한다.

그의 명확한 의제 설정, 키워드 반복, 탁월한 표현력이 돋보인다는 것이다. 즉 키워드를 활용한 글 때문에 청종들의 심금을 울릴 수 있었다고 말한다.

설교, 개념을 활용해야 한다

설교는 개념을 활용해서 해야 한다. 필자는 아트설교연구원 모임을 인도 하면서, 회원들에게 이런 말을 자주 한다.

“설교의 마지막 단계는 개념을 활용하는 것입니다.”

왜 설교의 마지막 단계가 개념을 활용한 설교를 해야 하는가? 개념을 활용할 때 설교가 들려지기 때문이다.

20세기 설교는 본문에 근거한 설교인가? 아니면 본문과 상관 없는 설교인가가 관건이었다.

21세기 설교 역시 본문에 근거한 것이어야 함은 당연하다. 본문에 근거로 한 설교가 청중에게 들려지는가? 청중에게 들려지지 않는가가 관건이다.

청중에게 들려지는 설교를 하려면 개념을 활용한 글쓰기를 할 줄 알아야 한다.

그 이유는 개념을 활용한 설교 글쓰기는. 고도의 지식사회에서 설교의 돌파구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나아가 문학문화주의 시대의 작가들이 개념을 활용해 글을 쓰기 때문이다.

오늘 수업 중에 한 회원이 세 가지 논증을 했다. 세 개의 이야기는 다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를 한 가지 개념으로 꿰뚫었다면 잘 들려지는 글이었다.

세 개의 글을 한 개의 개념으로 말해주니, 모두가 동의했다. 이와 같이 들려지는 설교를 하려면, 개념을 활용한 설교 글쓰기를 해야 한다.

21세기를 설교하는 설교자는 설교를 단순하고 선명하게 해야 한다. 단순함과 선명함, 그리고 낯설게 하기를 모두 해결해 주려면, 개념을 활용해야 한다. 청중들은 개념을 활용할 때 친근함을 경험한다.

청중들은 세상에 익숙하다. 개념 활용에 익숙하다. 그렇다면 개념을 활용한 설교를 해야 함이 마땅하다.

▲김도인 목사. ⓒ크리스천투데이 DB

▲김도인 목사. ⓒ크리스천투데이 DB

김도인 목사/아트설교연구원 대표(https://cafe.naver.com/judam11)
저서로는 《설교는 인문학이다/두란노》, 《설교는 글쓰기다(개정 증보)/CLC》, 《설교를 통해 배운다/CLC》, 《아침에 열기 저녁에 닫기/좋은땅》, 《아침의 숙제가 저녁에는 축제로/좋은땅》, 《출근길, 그 말씀(공저)/CLC》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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