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찬북뉴스 서평] 성경과 진화를 함께 받아들여도 괜찮다?
유신진화론 비판(전 2권)
J. P. 모어랜드, 스티븐 마이어, 웨인 그루뎀 외 | 소현수, 현창기, 배성민, 김병훈 역 | 부흥과개혁사 | 678·552쪽
1,223쪽이라는 방대한 양의 책, 그것도 과학, 철학, 신학적 관점으로 쓴, 친절한 설명보다는 예리하고 철저한 논쟁이 담긴 논문을 선뜻 읽으려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하지만 이 책을 다 읽고 난 뒤 느낀 점은 모든 목사, 교회학교 교사, 그리고 진화론이 신앙생활에 큰 장애가 되는 성도들 혹은 그런 자녀를 둔 부모들에게 꼭 필요한 책이라는 것입니다. 당신이 그리스도인이라면 이 책을 꼭 한 번 읽어보십시오.
진화론은 어느새 ‘유신(有神)’이라는 말을 붙여 교회 안으로 과감히 들어와 자리잡고 있습니다. 하나님을 믿으면서 진화론을 충분히 받아들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과학에 대해 뭘 모르는, 오로지 기독교 정통 가르침을 맹신하는 소수 그리스도인만 진화론을 거부하지, 수많은 과학적 증거들에 눈감지 않는다면 진화론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고 유신진화론자들은 주장합니다.
객관적·과학적 증거를 어떻게 무시할 수 있냐고 들이밀 때, 진화론을 거부하는 그리스도인들은 꿀 먹은 벙어리가 되고 맙니다. 과학을 잘 모르기 때문입니다.
성경을 통해 진화론을 강력하게 거부하지만, 그들이 말하는 과학은 정말 성경의 가르침을 반대하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전문 지식이 없으니 그냥 신앙심으로 반대할 뿐,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잘 모릅니다.
과학에 대한 무지 때문에 과학을 등에 업은 진화 철학으로 공격할 때, 뒤로 밀려나는 것입니다.
이 책은 그런 신앙의 수호자들에게 큰 방패와 검이 됩니다. 이 책에 논문을 기고한 사람들 중 그렉 앨리슨, C. 존 콜린스, 존 커리드, 개럿 드위즈, 웨인 그루뎀 등은 신학 교수이지만, 나머지 많은 기고자들은 과학자입니다.
예를 들어 더글러스 액스는 공학 박사이고, 귄터 베힐리는 고생물학자이며, 윈스턴 이워트는 엔지니어, 앤 게이저는 수석 연구 과학자입니다.
올라 허셔는 수리통계학 교수, 마티 레이졸라는 생물공정공학 명예교수, 스티븐 마이어는 과학철학 박사, J. P. 모어랜드는 철학 석좌교수, 크리스토퍼 쇼는 생명공학 교수, 제임스 투어는 유기합성 화학자입니다.
한 마디로 이 책은 단지 교리적 관점에서 유신진화론을 다루는 것이 아니라, 과학, 철학, 신학 이렇게 세 가지 관점에서 균형 있게 다루는 책입니다.
그리고 처음부터 이 책은 분명히 말합니다. 과학을 두려워하지 말라고.
‘진화론은 과학이 지지하는 이론이 아니라, 오히려 과학이 반대하는 이론이다. 합리적인 철학이 아니라 오류가 많은 철학이다. 특별히 유신진화론은 신학적으로 지지할 수 없다.’
그동안 과학적인 무지 때문에 함부로 이렇게 선포하기 힘들었다면, 이 책을 읽어 보십시오. 수많은 세계적인 과학자들이 자신의 전공 분야에서 진화 이론의 맹점을 제대로 지적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진화 철학의 문제를 파악하기 힘들었다면, 이 책을 읽어보십시오. 철학의 전문가들이 진화 철학이 얼마나 비합리적인지 세세하게 설명해 줍니다.
성경과 진화를 함께 받아들여도 괜찮다는 말에 어떻게 대응할지 몰랐다면, 이 책을 읽어보십시오. 진화를 받아들일 때 무너지는 성경의 가르침이 무엇인지 분명하게 제시합니다.
특히 유신진화론자들이 주장하는 C. S. 루이스나 워필드의 견해, 즉 그들이 유신진화론을 옹호한 것처럼 이해해온 것을 전문가들의 섬세하고 치밀한 작업을 통해 완전히 뒤집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상권 전체와 하권의 전반부는 과학과 철학의 관점을 담고 있기 때문에, 읽고 소화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천천히 읽어나가면 확실히 과학의 객관적인 증거가 진화를 압도적으로 지지하는 것이 팩트가 아님을 알 수 있습니다.
특히 과학 분야에 몸담고 있는 전문가들이 자기 분야에 한정되어 제한적으로 많은 지식을 가지고 있을 뿐이며, 그렇기 때문에 ‘과학’이라는 말을 붙였다 해서 그것이 모든 현상을 제대로 보여주는 절대 진리라고 말할 수 없다고, 이 책은 분명히 우리에게 말해줍니다.
유신진화론자들은 자기 전문 분야의 지식뿐 아니라 다른 과학 분야의 여러 정보를 조합하여, 진화가 마치 절대적으로 증명된 진리인 것처럼 소개합니다.
그래서 오늘날 기독교가 이 명백한 진리를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현대인들에게 성경의 진리를 소개하기도 전에 거절당할 것이라고 겁을 줍니다.
성경의 명제 중 과학과 반대되는 것을 모두 이런저런 이유로 제거하고, 신앙에 관련된 것만 남겨둬도 충분하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이 책은 오늘날 과학이, 유신진화론자들이 주장하는 것처럼 절대적으로 진화를 지지하지 않는다는 것을 실제 과학적 증거로 제시합니다.
그래서 하나님께서 천지를 말씀으로 창조했다는 성경의 가르침을 믿는 그리스도인들에게, 과학적으로 그들을 대항할 수 있고 변증할 수 있는 무기를 쥐여줍니다.
적어도 과학은 진화를 명백히 지지한다는 미신을 믿지 않도록 막아줍니다. 그것만으로도 이 책은 충분히 읽을 가치가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성경의 핵심 가르침, 특히 구원에 관련된 가르침이 창세기 1-3장의 창조 기록과 얼마나 밀접한 관계가 있는지 보여줌으로써, 진화론을 받아들이면서 하나님을 믿으려 할 때, 어떤 성경의 가르침이 무너지는지 하나하나 체계적으로 보여줍니다.
마치 도미노가 무너지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유신진화론이 예수 그리스도가 분부한 모든 것들을 어떻게 무너뜨리는지 눈앞에서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또 무신론을 전제로 만든 철학 체계인 진화 철학을 유신론과 하나로 묶을 때 얼마나 비합리적·비이성적 이론이 만들어지는지, 철학적으로 분석하여 보여줍니다.
유신진화론은 진화 철학의 큰 오점을 제거하지도 못하고, 신학에 필요한 설명을 보충하지도 못하는, 이도 저도 아니면서 스스로 합리적이지도 않은 비합리적 철학에 불과하다는 것입니다.
이 책이 유신진화론을 대상으로 삼았다는 것은, 기독교 내에 진화를 받아들이려는 움직임이 끊임없이 있어왔고, 갈수록 그 영향력이 많은 그리스도인에게 미치고 있다는 위기의식을 느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늘날 교회 내에서 많은 성도들의 생각 중에, 그 자녀들의 사고 가운데, 심지어 가르치는 교사와 목사들의 사상 중에 유신진화론이 끊임없이 침입하려 시도하고 있습니다.
기독교 매체와 저술 중에도 새로운 관점, 충분히 받아들일 수도 있는 견해, 관용으로 용납해야 할 체계로 유신진화론이 갈수록 더 많이 소개되고 있습니다.
이런 시점에 <유신진화론 비판>이라는 거대한 책이 나와서, 정말 유신진화론이 정직하고 경건한 그리스도인이 성경과 함께 받아들일 수 있는 사상인지, 과학적, 철학적, 신학적으로 아무 문제가 없는지, 정말 그들이 말하는 것처럼 진실로 과학적, 철학적, 신학적인 사상인지, 제대로 분석하고 평가하고 판단할 수 있도록 해 준 사실에 감사가 됩니다.
과학을 잘 몰라서, 철학적 사고를 어떻게 할지 몰라서, 신학적으로 뭐가 큰 문제인지 가늠이 잘 안 돼서 유신진화론을 사랑과 관용의 이름으로 너그럽게 바라봤다면, 이 책을 통해 유신진화론이 기독교 정통 교리와 가르침, 예수 그리스도께서 성경을 통해 말씀하신 진리와 어떻게 얼마나 다른지 제대로 볼 수 있게 될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이 책을 통해 택하신 백성이 올바른 길, 옛 길을 따라 좌우로 치우치지 아니하고 곧바로 갈 수 있도록, 합당한 지혜와 능력을 내려주시기를 기도합니다.
조정의 목사
크리스찬북뉴스 편집위원, 유평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