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일 3국의 동맹과 우호 관계는 안보와 경제 측면 뿐 아니라 기독교적인 입장에서도 매우 큰 의미를 지니고 있다. 대한민국은 건국 이래 미국과 일본의 직간접적인 지원과 협력 속에 안보를 굳건히 해 왔고, 경제적 번영을 이뤄 왔다. 또한 이 두 나라는 한국교회가 세계 선교를 해나가는 데 있어서 매우 중요한 동반자와 피선교국이기도 하다.
그런데 이 3국의 관계가 최근 격랑을 만났다. 과거사 문제로 한일 양국의 갈등이 심화된 데 이어, 국내에서 반일 불매운동이 일어났으며, 주한미군 방위비 협상 또한 난항을 겪고 있다. 지소미아의 경우 일단 종료 유예가 되긴 했으나, 이를 전후해 양국 간에 불거진 갈등은 개선되지 않았다.
정치적인 사안들에 대해 기독교인들마다 의견이 다를 수도 있겠지만, 분명한 것은 첫째로 지금과 같은 갈등 국면이 결코 선교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양국 국민들이 서로 증오하고 불신하는데, 서로가 사랑과 용서의 복음을 전하고 또 받아들인다는 것은 쉽지 않다.
당장 한류 문화가 한국교회의 세계 선교에 끼친 엄청난 파급 효과를 생각해 보면 그 답을 얻을 수 있다. 타국에서 대한민국의 위상과 이미지가 제고된 것이 선교에 긍정적 영향을 줬다면, 반대로 그것들이 실추되는 것은 선교에 부정적 영향을 주지 않겠는가.
둘째로 정부와 정부 사이의 공식 외교가 난맥상에 빠졌을 때 민간 외교, 특히 기독교인들의 적극적 친선 협력 활동이 새로운 활로를 뚫어낼 수 있다는 점이다. 기독교계는 특히 한국과 미국 간의 관계가 위기에 봉착했을 때, 대규모 기도회 및 기독교 지도자들 간 교류 등을 통해 다시금 화합을 이끌어낸 경험이 많다.
과거의 잘잘못을 가리는 것은 중요한 작업이고, 당연히 단지 현실적 이익을 위해 그것을 덮고 가선 안 된다. 그러나 기독교인들은 그것을 넘어 더 크게, 미래를 내다보면서, 가장 복음적인 길을 사회에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