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인셉션> 무의식 속 미움과 사랑..순간이 영원이 된 이야기

윤혜진 기자   |  

2일 채널CGV에서는 영화 <인셉션>을 방영한다. 영화<인셉션>은 2010년 영국, 미국 합작의 SF 액션 스릴러 영화이다. 크리스토퍼 놀런이 감독, 각본, 제작을 맡았다. 주연은 영화 배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맡았으며, 조연으로 와타나베 켄, 조지프 고든 레빗, 마리옹 코티야르, 엘런 페이지, 킬리언 머피, 톰 하디, 마이클 케인, 톰 베린저 등이 출연하였다.

감독 놀런은 자각몽(루시드 드림)에 영감을 받아 '꿈 도둑' 소재의 호러 영화로 구상 중이던 이야기의 제안서를 워너 브라더스에 냈다. 이후 큰 규모의 영화 제작을 경험해 볼 필요가 있다고 느낀 놀런은 일단 인셉션 계획안에서 물러나 대신 <배트맨 비긴즈>, <프레스티지>, 그리고 <다크나이트>를 만들었다.

타인의 꿈속에 들어가 그의 생각을 훔치는 일을 하는 코브(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일행들은 사이토(와타나베 켄)의 의뢰를 받고 대기업을 물려받은 상속자 피셔(길리언 머피)의 꿈속에 들어간다. 하지만 이번 임무는 생각을 훔치는 일이 아니라 무의식의 가장 근원에 생각을 심고 오는, 이른바 '인셉션'을 시행하기로 한다.

현실과 비현실, 가상세계와 현실세계, 존재와 비존재의 대립개념은 현실과 꿈이라는 또 다른 개념에 의해 뒤엉키곤 한다. 대립하고 있는 두 개념 사이에 분명한 경계가 있어야 정상적이라고 말하지만, 영화는 수도 없이 그 경계를 넘어가려고 시도한다. 현실은 점점 경계를 잃어가고 있다. 어떤 이들은 현실세계와 가상세계를 혼돈하거나 아예 두 세계를 서로 바꾸어 인식하기도 한다. 

장자의 제물론에는 나비의 꿈 이야기가 나온다. 장자가 어느 날 꿈을 꾸었다. 나비가 되어 꽃들 사이를 즐겁게 날아다녔다. 그러다가 문득 깨어 보니, 자기는 분명 장주가 되어 있었다. 이것은 대체 장주인 자기가 꿈속에서 나비가 된 것인지, 아니면 나비가 꿈에 장주가 된 것인지를 구분할 수 없었다고 고백한다. 이것은 장주 꿈속에 나비가 있는 것인지, 장주 꿈속에 나타난 나비의 꿈속에 장주가 들어있는 것인지 모르겠다는 선언이다.

영화 <인셉션>은 꿈을 소재로 삼았다. 타인의 꿈속에 들어가 정보를 빼내온다는 괘씸한 설정으로부터 영화는 시작된다. 영화가 더욱 진전되면서 꿈을 공유하는 사태가 발생한다. 한 사람의 꿈속에 다른 사람들이 여럿 등장하기도 한다. 꿈속에서 다시 꿈을 꾸는 일도 일어난다. 꿈속의 꿈, 그리고 그 꿈속 꿈에 또 다른 꿈을 삽입한다. 결국 '인셉션' 4단계의 꿈을 꾸면서 그 꿈속에 어떤 의식의 씨앗을 심어두는 기막힌 시도까지 보여준다.

의식의 세계는 무의식의 투영이다. 무의식에서 떠다니는 조각들이 일련의 문장을 형성하고 이야기를 만들어 우리의 의식으로 뛰쳐나온 것이 꿈이다. 꿈은 무의식에 있는 조각들의 산물이다. 그런데 그 무의식 역시 보다 근원적인 세계의 산물이다. 보다 근원적인 세계에 어떤 조각들을 심어 놓으면 그것이 작용하여 무의식의 세계를 형성하게 되고 그것은 결국 의식으로 나타날 수 있다는 이론에서 영화는 출발한다.

그러나 진정 <인셉션>이 말하고자 하는 것은 우리가 간절하게 소원하는 것과 마음 속 깊은 곳에 자리하고 있는 미움과 사랑에 관해서이다. 아버지와 아들 그리고 세상 떠난 이들에 대한 여전한 그리움과 사랑이 꿈이라는 공간에서 마음껏 펼쳐진다. 이 공간은 시간을 동시에 아우르고 있어 시간의 접힘과 펼침이 가능하다. 영화는 순간이 영원처럼 여겨지는 이유를 사건들의 긴박한 전개를 통해 해석해내고 있다.

무형 또는 추상적인 개념들이 우리의 삶 속에 구체적으로 발현된 것을 믿음이라고 한다. 믿음은 무의식의 공간에 머물러 있는 희망이나 상상과 같은 추상적 개념들의 집합이 아니라, 현실에 드러날 수 있도록 구조화하고 근원적 동인이라고 정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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