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기독교 여성 6백여 명, 中 남성에 팔려 강제 결혼”

강혜진 기자  eileen@chtoday.co.kr   |  

AP통신, 파키스탄 수사 관계자들 인용해 보도

▲파키스탄의 기독교인 가정. ⓒ한국오픈도어

▲파키스탄의 기독교인 가정. ⓒ한국오픈도어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는 5일(현지시간) 600명 이상의 파키스탄 기독교인 여성들이 중국 남성에게 팔렸으며, 대부분 학대와 강제 매춘 등으로 고통을 받고 있다고 AP통신을 인용해 보도했다.

AP통신에 따르면, 파키스탄 수사관들은 629명의 여성과 소녀들이 가족들에 의해 중국으로 팔린 뒤, 중국인 남성과 강제 결혼을 한 사실을 발견했다.

수사관들은 명단 확보를 위해 파키스탄 출입국 관련 기록을 조사했다. 파키스탄은 출입국 관련 내용을 공항에서 전산화하게 돼 있기 때문이다.

이 명단에 따르면, 지난 2018년과 올해 4월 사이에 629건의 결혼이 있었다. 조사자들은 이들이 모두 가족들에 의해 팔린 것으로 보고 있다.

익명의 관계자는 AP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중국인 남성에게 파키스탄 여성을 신부로 파는 것은 ‘돈이 남는’ 장사”라면서 “중국과 파키스탄 브로커들은 신랑으로부터 적게는 25만 달러에서 많게는 65만 달러를 받는다. 그런데 가족들에게는 1,500 달러만 주면 된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이번 조사와 관련해 “인신매매를 근절하기 위한 노력은 점점 느슨해지고, 거래는 점점 심각해질 전망”이라며 “이 소녀들을 돕기 위해 누구도 나서지 않고 있고, 부정한 돈벌이는 계속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들은 달아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당국이 그들의 뒤를 쫓지 않을 것이고, 모든 이들이 조사를 하지 말라는 압박을 받고 있다. 인신매매는 증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 5월에도 AP통신은 가난한 배경을 가진 수백 명의 파키스탄 기독교인 소녀들이 강제 결혼을 위해 팔렸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파키스탄 전체 인구의 2.6%에 해당하는 소수 공동체인 기독교인들은 가난 때문에, 국제결혼 브로커들의 표적이 되기 쉽다고 한다.

AP통신은 일부 지역 목회자들 역시 이같은 거래가 경제적으로 도움이 된다고 주장하면서 기독교인 소녀들의 인신매매에 관여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전했다.

한편, 영국에 본부를 둔 자선단체 ‘법률 및 정착 지원센터’(Centre for Legal Aid, Assistance and Settlement, CLAAS)는 파키스탄의 많은 기독교 및 힌두교 소녀들이 납치되어 이슬람 남성과 강제 결혼을 한다고 전했다.

CLAAS 나시르 사에드 대표는 올초 성명에서 “파키스탄 정부는 강제 결혼에 대한 결정적인 행동에 나설 필요가 있다. 이는 이슬람으로 강제 개종을 시키는 수단으로 이용되기도 한다. 파키스탄 정부는 이를 심각하게 여기고, 어린 파키스탄의 기독교 및 힌두교 소녀들의 강제 결혼을 막기 위해 한 단계 한 단계 필요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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