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VOM, 핍박받는 동남아 기독교인 훈련시킨다

강혜진 기자  eileen@chtoday.co.kr   |  

‘남방 정책’으로 명명

▲한 베트남 여성이 세례를 받고 있다.

▲한 베트남 여성이 세례를 받고 있다.

한국 순교자의 소리(한국 VOM, Voice of the Martyrs)는 최근 베트남의 핍박받는 기독교인 지도자들을 위한 2020년 1분기 훈련 행사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 행사를 계기로 한국 VOM은 동남아시아에 더욱 관심을 집중할 계획이다.

한국 VOM 현숙 폴리(Hyun Sook Foley) 대표는 새로 시작한 이 사역의 이름을 ‘남방 정책(Southern Plan)’으로 정했다. 이는 지난 11월 말에 부산에서 열린 ‘한-아세안 정상 회의’에서 한국 정부가 발표한 동남아시아 경제 계획의 명칭과 똑같다.

현숙 폴리 대표는 “한국과 동남아시아 국가들의 관계가 경제적으로 더 깊어졌다면 두 지역 기독교인들의 관계도 당연히 더 깊어져야 한다. 왜냐하면 동남아시아 국가들이 경제적으로 발전하면서 기독교 박해가 줄어들기는 커녕 더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녀는 “기독교 박해 정책을 펴는 정부가 경제적으로 더 강해지면 기독교인들은 더 고통받는다. 이는 이제 한국교회가 동남아시아 복음화를 위해 선교사를 보내는 데서 그치지 않고 그 이상의 일을 해야한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그리스도를 위해 고난받는 법을 동남아시아 기독교인들이 배울 수 있도록 한국교회가 도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독교를 박해하는 국가들의 순위(World Watch List)를 해마다 발표하는 오픈도어(Open Doors)선교회는 2019년 아시아를 가리켜 ‘기독교 박해의 새로운 온상’이라고 말했다. 또 미얀마, 라오스, 베트남 같은 동남아시아 국가들을 세계에서 기독교를 가장 모질게 핍박하는 상위 20개 국가로 꼽았다.

미국 국제종교자유위원회(US Commission on International Religious Freedom, USCIRF)는 2019년 보고서에서 “국제종교자유법(International Religious Freedom Act)에 따라 베트남을 ‘특별우려국’으로 지정해야 한다”고 건의했다. 베트남이 2018년 종교와 신념에 관한 법(Law on Belief and Religion)을 시행하면서 조직적, 대대적, 지속적으로 종교의 자유를 침해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현숙 폴리 대표는 “박노완 베트남 주재 한국 대사는 지난 11월 말에 부산에서 열린 아세안 정상 회의에서 한국과 동남아 국가들은 역사와 문화를 공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기독교 박해라는 측면에서는 한국의 사정과 동남아 여러나라의 사정이 매우 다르다”고 했다.

또 “USCIRF나 월드워치모니터(World Watch Monitor, WWM) 같은 단체들이 최근에 발표한 보고서 뿐 아니라 한국 VOM과 협력하는 현지 교회들이 제공한 정보에 따르면, 베트남 등에서 박해 규모가 커지며 그 양상도 바뀌고 있음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전에 베트남에서는 신앙을 지키는 기독교인을 억압하기 위해 주로 감옥에 가뒀으나, 현재는 직장을 잃게 될 것이라고 위협하거나, 폭력배들을 고용해 공격하거나, 토지를 몰수하거나, 집을 파괴하거나, 마을에서 추방하는 식으로 새신자를 압박해서 신앙을 버리게 하는 경우가 더 흔하다. 이는 여러가지 면에서 기독교인들이 감당하기 어려운 박해이다. 그래서 박해 대처 훈련이 정말 중요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 VOM은 베트남 목회자들을 위한 훈련비를 지원한다. 그러나 세미나에서 베트남 교회 지도자들을 가르치는 이들은 바로 개인적으로 핍박당한 적이 있는 베트남 교회 지도자들이다.

현숙 폴리 대표는 “물론 한국 선교사들이 베트남 지도자들을 훈련시킬 수도 있다. 그러나 ‘저들이 땅을 앗아가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저들이 집을 파괴하면 어떻게 하나요?’, ‘내가 살던 마을에서 쫓겨나면 어떻게 하나요?’ 와 같은 질문에는 개인적으로 핍박을 겪은 현지 지도자들의 말이 한국 선교사들의 말보다 더 권위와 신빙성을 갖기 마련”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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