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6차 한국개혁신학회 장신대성지연구원 공동 학술대회
▲제56차 한국개혁신학회 장신대성지연구원 공동 학술대회 현장. ⓒ한국개혁신학회

제56차 한국개혁신학회 장신대성지연구원 공동 학술대회가 21일 장신대 세계교회협력센터에서 개최됐다.

‘개혁신학과 미래세대’를 주제로 열린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김영한 박사(기독교학술원 원장, 숭실대 명예교수)가 ‘개혁신앙 전통의 창의적 계승이 미래 세대 자기 개발의 역동성 된다’는 제목으로 기조강연하고, 미카엘 벨커 박사(독일 하이델베르크대학교 명예교수)가 ‘그리스도의 영과 율법: 기독교와 율법이 서로로부터 배울 수 있는 것들’을 특강했다.

상처 입은 미래세대인 MZ세대와 알파세대
애즈베리 부흥 사건, 성령 임재로 치유 경험
4차 산업혁명·인공지능, 내면 문제 해결 못해
인간·세계 본질은 불변, 하나님 말씀에 안식

김영한 교수는 “MZ세대란 1980-1995년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와 1995년-2010년대 출생한 Z세대(Zoom Generation, Zoomers, Zoom 사용세대)를 통칭하는 말이다. MZ세대는 모바일을 우선적으로 사용하고, 최신 트렌드와 남과 다른 이색적 경험을 추구하는 특징을 보인다. 특히 SNS를 기반으로 유통시장에 영향력을 발휘하는 소비 주체로 부상하고 있다. 그리고 Z세대 이후 스마트폰과 디지털 세계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은 알파세대가 미래세대의 중요한 구성 요소로 다가오고 있다”고 했다.

김 교수는 “미래세대는 다가오는 시대의 주인공으로 살아가며 책임지는 세대이기 때문에, 우리 기성세대는 이들이 살아갈 수 있는 삶의 공간을 마련하고 이들이 직면할 문제를 사전에 함께 고민하고 해결할 수 있는 방향을 모색해 줘야 한다”며 “더욱이 개혁신앙을 가진 성도들은 개혁신앙의 세계관을 갖고 새로운 시대를 짊어지고 나갈 수 있는 위대한 신앙과 정신적 유산을 만들어 줘야 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개인주의와 개인의 취향 중심으로 맺는 사회관계, 현재의 행복을 위해 소한 소비, 워라벨(일과 삶의 균형) 중심 등을 Z세대와 알파 세대의 특성으로 소개했고, 이들에게 닥친 문제점으로 불투명한 미래로 인해 사회적, 정신적으로의 포기, 미혼과 비혼 선호로 인한 인구 절벽 야기, 현실 도피, 디지털 세계관 몰입, 실제 생활세계인 유니버스 메타버스 혼동, 디지털 영지주의 위험성, 인공지능 첨단기술사회로 인한 세속적 가치관, 현세지향적 자기중심 이기주의, SNS를 통한 마약 접근 및 중독 취약성, 비종교성, 문화 마르크시즘으로 인한 문화적 갈등 등을 꼽았다.

김영한 박사
▲김영한 박사가 기조 발표하고 있다. ⓒ한국개혁신학회

이어 2023년 미국의 애즈베리 부흥 사건을 언급한 김 교수는 “Z세대와 알파세대는 기성세대에 대한 반감, 종교적인 무관심, 정치적 분열과 코비드-19으로 인한 심각한 상처를 입은 세대들이었다. 가장 비종교적이었던 이들은 강력한 성령의 임재로 치유를 경험하고, 2023년 애즈베리 부흥을 일으켰다”며 “‘애즈베리 리바이벌’은 틱톡(Tik Tok)에서 2월 15일에 해시태그 2,400만을, 2월 18일에는 6,300만을 넘어섰다. 부흥 후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난 변화는 기쁨(Joy), 겸손(Humility), 일치(Unity), 그리고 정신적 치유가 두드러지게 나타났다”고 했다.

그러면서 김 교수는 “오늘날 Z세대와 알파세대의 문화적 역동성을 격려해야 한다. 이들이 포스트모던적 급진적 구성주의에 빠지지 않고 포스트모더니즘의 지적 사기에 빠지지 않도록 건전한 상식적 실재주의(sound common sense realism)를 가르치는 것이 중요하다. 이는 세상의 창조자를 인정하고, 디지털세계는 극단한 구성주의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알려 줘야 한다”며 “개인의 자유와 행복을 좀 더 적극적으로 요구하는 MZ 세대를 이해하고, 이들의 역량을 얼마나 끌어내느냐에 우리의 미래가 달려 있다”고 했다.

김 교수는 “오늘날 첨단 기술인공지능 사회에서도 인간과 세계의 본질은 변한 것이 없다. 인간의 피조물성과 세계에 대한 인간의 청지기 사명은 변하지 않았다. 종교개혁신앙은 피조물인 인간의 하나님 형상, 코람데오의 존재 양식, 인간의 원죄와 전적 부패성, 세계에 대한 인간 책임성인 문화적 위임을 일깨워 준다”고 했다.

그는 “인공지능은 영적 의미와 만족을 주지 못한다. 4차 산업혁명의 온라인 상에서 빅테이터가 사람들의 내면의 문제까지 해결해 줄 수 없다. 디지털 인간들은 다양한 사람들과 어울리고 소통하나 실제 인간 개개인들은 서로 위로하고 격려하지 못하고 철저한 고독를 경험한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인공지능 기술이 사람의 마음 속 공간을 채우지는 못할 것이며, 그 공간을 채울 수 있는 것은 영성(靈性, spirituality)일 수밖에 없다”고 했다.

또 “오늘날 그리스도인으로서 MZ세대들은 4차산업혁명 시대에 안주하기 보다는 외면적으로 첨단기술 속에서 사나 내면적으로 불안정한 이 세상에서 ‘거류민과 나그네’(παροίκους καὶ παρεπιδή μους)로 살아가는 존재임을 깨닫게 된다(벧전 2:11)“라며 “인공지능의 시대에서도 여전히 실제 인격적 공동체인 교회의 역할이 크다. 포스트크리스천 시대에 여전히 하나님 말씀은 인간 영혼의 양식이며 하나님 말씀을 들려주는 교회는 영혼의 안식처”라고 했다.

그는 “4차산업혁명시대의 사람들에게 다시 진지하게 인간과 하나님, 그리고 신앙공동체에 대해 이야기를 꺼내어야 한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서 사람들은 더 절실히 인생의 목적과 추구해야 할 가치를 종교로부터 찾으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포스트모던 사람들은 영적 필요를 채우기 위해 다양한 종교에 접근해 어떤 종교든 받아들일 것”이라며 “이들을 종교다원주의가 말하는 범종교 공동체가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이 주도하는 영성공동체로 인도해야 한다. 인간의 영혼은 창조하신 하나님의 말씀 안에서 진정한 안식을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또 “개혁신앙의 전통은 오늘날 젊은 세대에 위대한 정신적 유산이 될 수 있다”며 “하나님은 역사와 자연의 주관자 되시며 심판자가 되신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Z세대와 알파세대에 성경적인 종말론적 세계관을 가르쳐야 한다. 또 역사와 우주와 자연에 대한 하나님의 정해진 섭리와 경륜을 알아야 한다. 첨단 기술이 인간의 존재구조를 바꿀 수 없다. 인간은 영혼의 공허를 충족할 생명의 양식을 필요로 한다. 인공지능시대 속에서 사는 미래세대는 정신적 좌표를 필요로 한다. 한국교회는 미래 세대에 정식적 좌표인 청교도 개혁신앙, 개혁신학을 물러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류 역사서 나타난 법과 종교 상호관계
‘종교 없는 법’은 공허한 형식주의로 타락
기독교와 법과의 대화… 공의, 긍휼, 신앙
율법과 종교의 상호작용과 협력 비춰야

미카엘 벨커 박사는 “인류 역사의 거의 모든 시대에 법과 종교, 종교와 법의 상호 관계를 관찰할 수 있다. 위대한 종교개혁자들은 뛰어난 신학자인 동시에 법학자이기도 했다. 수세기 동안 종교와 법의 상호 관계는 학문의 중심 주제 중 하나로 자리매김해 왔다”며 “그런데 서구 근대 학문체계에 와서 전통적으로 활발했던 법과 종교에 대한 학제 간 연구가 학문의 틈새 영역으로 축소되어 버렸다. 이성과 학문의 확산이 거룩함의 인식을 대체하게 될 것이 라는 세속적 가설에 사라져가는 것처럼 보였다”고 했다.

미카엘 벨커 박사
▲미카엘 벨커 박사가 특강하고 있다. ⓒ한국개혁신학회

벨커 박사는 “그러나 20세기 말과 21세기 초에 법과 종교 연구프로젝트 및 연구소들이 폭발적 발전을 보이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약 50개의 학술 프로그램, 연구소, 연구센터, 30개 이상의 학술지, 1,500명 이상의 학자들이 법과 종교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다. 2012년 기준 영어권에서만 1985년부터 2010년까지 법과 종교 분야에서 750권의 서적 출판과 5,000편의 학술 논문이 출간된 바 있다”며 “세계 북반구에서 종교적 충성심이 상실되는 반면, 남쪽 국가에서는 역동적인 종교 부흥 운동이 일어나고 있었다”고 했다.

그는 “특별히 주목을 끄는 것은 신학적, 윤리적 측면뿐 아니라 정치적, 법적 관찰이 시급하다는 인상을 남기고 있는 점”이라며 “전 세계의 기본권과 인권에 대한 법적인 위임이 ‘시민-종교적’ 요소 없이는 불가능하다는 것이 분명해졌다. 종교가 정치적 선과 정치적 악을 형성하는 힘으로 작용해 왔고 지금도 지속하고 있으며, 상상할 수 없는 정도의 평화조성과 호전성 모두 조장해 왔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고 했다.

그는 미국의 법학적 석학인 헤롤드 버먼과 존 위트를 언급하며 “사회적·법적 차원에 새로 운 생명을, 종교적 신념의 차원들을 부여해야 하는 것과 같이, 버먼은 법이 바로 서기를 원한다면, 우리는 법에 의식, 전통, 권위를 부여하는 본질적으로 종교적인 약속에 새로운 생명을 부여해야 한다고 했다. 종교가 없으면 법은 공허한 형식주의로 타락하는 경향이 있다. 법이 없으면 종교는 얄팍한 영성주의로 녹아내리는 경향이 있다. 종교와 법, 법과 기독교는 서로에게 배울 수 있다”고 했다.

그는 “법의 중요한 문제 중 첫 번째인 ‘공의’는 성경에서도 중요성을 갖는다. 또 성경이 강조하는 ‘긍휼’도 함께 다뤄야 한다. ‘긍휼’ 규범에 대한 이야기는 현대인에게 구시대적이고 불편하게 들릴 수 있지만, 긍휼의 법은 가정 생활뿐만 아니라 의료, 요양 기관, 교육, 사회 정책, 이주 정책 분야에서 매우 중요하다. 긍휼의 법칙은 사회복지, 자유, 평등의 가치를 뒷받침한다. 긍휼의 법은 중요한 정치적 기능을 수행하여 법이 정의를 확립하는 도덕적 교사가 될 수 있도록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법과 종교의 대화에서 정의, 긍휼(힘없고 배제된 사람들에 대한 배려), 신앙(진리/신과의 관계)을 연결하는 종교적 율법의 통찰력과 합리성을 인식하고 소중히 여겨야 한다”며 “‘법의 더 중요한 문제’에 대한 법률적 관점과 종교적 관점이 서로 대화하고 상호 간에 풍요로워질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또 벨커 박사는 “하나님의 역사는 성경적으로 해방과 구원의 역사”라며 “공통의 역사는 고난과 고통, 괴로움에서 해방과 자유의 경험으로의 전환으로 이해되고, 상실감과 무력감보다는 감사와 기쁨을 공유하는 감정이 더 큰 비중을 차지한다. 수많은 개인적이고 공유된 공감적 발견이 드러나며, 이는 정의, 평등, 자유의 정신을 발전시키고 펼치기 위한 법적·정치적·의료적·과학적·교육적 노력에 없어서는 안 될 원천이자 지지가 된다”고 했다.

그는 “정의, 자유, 진리, 평화, 창조세계의 긍휼에 대한 거룩한 성령을 향한 인식은 율법과 종교의 상호작용과 협력을 비추는 것이어야 한다”며 “성경의 전통(특히 요엘서 3장과 사도행전 2장)에 따르면, 거룩한 성령은 위계적, 가부장적, 권위주의적 사회 구조와 모든 종류의 국가주의적, 우월주의적 한계를 극복한다. 이는 오늘날까지 이러한 권력의 발호와 함께 나타나는 자유 사회를 향한 지속적인 도전에 대처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했다.

한편 이후 1세션에서는 문정수 박사(기독교세계관연구원), 이학재 박사(Covenanat University, USA 부총장), 박영권 박사(장신대), 배정훈 박사(장신대)가 각각 ‘게르할더스 보스의 하나님 중심적 삼위일체론: 정통적-언약적-종말론적 특질을 중심으로’, ‘원문을 통해 본 룻기 한글 번역본의 분석과 제안’, ‘마가복음에서 프뉴마와 백부장의 고백’, ‘종말론으로 바라보는 예언과 묵시’를 발표했고, 2세션에서는 배춘섭 박사(총신대), 송순임 박사(백석대), 서혜정 박사(Glove Covernant Seminary)가 각각 ‘아시아 선교를 위한 이주의 성경적 고찰과 적용’, ‘탈북자들의 신앙교육과 통일한국 차세대의 교육선교 방안: 쉐마교육을 중심으로’, ‘칼뱅의 신학으로 비추어 본 폴 리쾨르의 기독교 사상 연구’를 발표했다.

한편 한국개혁신학은 최근 한국연구재단 학술지지원사업에 선정돼 1년간 지원을 받게 됐다. 이에 대해 소기천 한국개혁신학회 회장은 “한국연구재단 학술지지원사업은 주로 이공계 학술지가 독차지했던 상황인데, 한국개혁신학이 지원을 받게 된 것은 신학 전문지로서 본회 소속된 학자들의 전문성과 탁월성이 학문적으로 정상의 궤도에 올라간 증거라 매우 고무적인 일”이라며 “애써 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한국개혁신학회
▲(왼쪽부터 순서대로) 이은선 교수(직전 회장, 안양대), 소기천 교수(한국개혁신학회 회장, 장신대), 김영한 박사(기독교학술원원장, 숭실대 명예교수), 미하엘 벨커 박사(독일 하이델베르크 대학교), 이상은 박사(서울장신대). ⓒ한국개혁신학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