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찰 통해 과거 사실 알게 됐다면
묵상 통해 현재 주시는 말씀 듣기
적용 통해 장차 하나님 마음 품기

꼰대 라떼는 말이야
▲ⓒ고용노동부
‘라떼는 말이야’라는 말이 있다. 기성 세대가 입에 달고 있는 ‘나 때는 말이야’를 풍자하는 표현이다. 다른 말로 꼰대라고도 한다. 꼰대는 권위적 사고를 지닌 성인들을 비하하는 청소년들 은어다. 요즘에는 구태의연한 옛날 사고방식을 남들에게 강요하는 권위주의적인 사람들을 가리킨다.

이런 분들과는 함께 소통하는 게 쉽지 않다. 맛집을 찾는 즐거움을 누리는 것도 마찬가지다. 자신이 아는 맛집 외에는 가려고 하지 않는 까닭이다. 너도나도 가고 싶어하는 유명한 집은 기다리는 줄이 너무 길어 귀찮다고 한다. 한마디로 고집불통이다. 이런 사람들이 바로 ‘라떼는 말이야’다.

‘라떼는 말이야’는 자기가 알던 맛집만 맛집으로 여긴다. 대기줄이 긴 맛집은 질색이다. 예를 들면 필자의 지인 중에는 맛집을 바로 옆식당 음식 맛과 비교해서 이야기하는 분이 있다. 맛집에 줄을 섰다가 5분을 못 버티고 옆 식당으로 들어가곤 했기 때문이란다. 가족 중 맛집에 줄을 기다리지 못하는 분이 있기 때문이다.

‘나 때는 말이야’를 입에 달고 있는 사람은 과거를 사는 사람이다. 그가 하는 말이 아무리 옳은 말이라 하더라도, 현재를 사는 젊은이들은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자신들이 좋아하는 맛집에 들어가기조차 꺼리는 사람과는 함께 할 수 있는 게 없다. 함께 대화할 주제도 찾기 쉽지 않다. 현재를 사는 사람이 과거에 집착하면 인간관계가 좋을 수가 없는 까닭이다.

큐티도 ‘라떼는 말이야’ 식으로 하는 분이 있다. 그 분들은 ‘관찰’만으로 큐티를 다했다고 생각한다. 관찰은 보는 것이다. 보이는 대로 보면 된다. 그래도 여기까지는 하는 분들이 꽤 된다. 성경 읽기와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큐티를 한다고 성경 본문을 관찰하는 데 그친다면 ‘라떼는 말이야’가 된다.

“아니 성경은 진리의 말씀인데, 그 말씀 그대로 읽으면 되는 거 아냐?”라고 반문할 성도님들이 계실 것이다. 관찰은 ‘과거’일 뿐이다. 과거 사실을 그대로 인정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과거 사건이나 인물이 한 행동을 보았다고 현재의 내 삶이 달라지는 것도 아니다. ‘관찰’로 그치면, 현재 나의 삶은 바뀌지 않는다. 나도 과거에 머물게 된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묵상’을 해야 한다. 묵상은 본문을 하나님께서 이해시켜 주시기를 바라며 기도하는 마음으로 성경을 보는 것이다. 바꿔 말하면 성경 말씀을 내게 주시는 것으로 해석하는 과정이다. 성경 말씀을 생각하며 읽으면 된다. 묵상할 때 ‘하나님께서 왜 그렇게 하셨을까?’ 하는 질문을 품어야 하는 이유다.

질문을 품으면, 하나님께서 성경 말씀을 깨닫게 하신다. 그러니까 묵상은 읽은 과거의 말씀을 현재를 사는 내가 깨닫는 것이다. 그러면 성경은 하나님께서 지금 내게 하시는 말씀이 된다. 그렇게 진리의 말씀이 우리 마음 속에 들어와 앉는다. 묵상은 우리가 하나님의 자녀로 오늘을 살게 한다.

하지만 우리는 현재에 머물러선 안 된다. 그날 그 나라에 가는 소망을 갖고 사는 하나님의 자녀들이기 때문이다. ‘적용’을 해야 하는 이유다. 적용은 오늘 주신 하나님 말씀으로, 나의 일상을 살아내는 것이다. 하나님의 마음을 내 마음에 채워야 하는 이유다. 적용을 남이 아닌 '나'에게 해야 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일상에서 하나님 말씀대로 살아낼 때, 저 천국을 이 땅에서 확장하고 경험하는 기쁨을 누린다. 그러니까 적용하면 우리 일상은 미래로 가는 삶이 된다.

오늘 이야기를 정리하면 이렇다. 우리가 예수님의 그 십자가 사랑으로 구원받은 것으로 끝난다면, 과거의 사람일 수밖에 없다. 그 사랑을 우리가 받아들이면 현재의 기쁨이 된다. 그 사랑이 우리 마음에서 차고 넘쳐 이웃들에게 흘러갈 때 미래를 사는 성도가 되는 거다.

큐티가 바로 그렇다. 과거 사실을 관찰하고 현재의 내가 깨달아가는 묵상을 해서 적용으로 미래의 소망을 품는 것이다. 지금 우리는 관찰에서 묵상으로 넘어가는 지점에 서 있다.

이제 관찰을 통해 ‘과거의 사실’을 알게 되었다면, 그 사실을 묵상해 보자. ‘현재의 나’에게 하시는 하나님 말씀을 들을 수 있다.

이석현 읽고 쓴다
▲이석현 목사. ⓒ크투 DB
이석현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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