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교육 많지만, 부모교육 적어
부모들은 교회에 자녀 신앙 위탁
교회가 아이들 신앙 책임 못 진다
다음 세대 신앙 미래는 부모에게

사랑의교회
▲수험생을 위한 기도회에서 기도하는 한 학부모(위 사진은 본 기고 내용과 직접적 관련이 없음). ⓒ사랑의교회

#균형이 무너진 교회교육

교사교육 vs 부모교육.

사실은 우열을 따질 수 없다. 교사교육과 부모교육은 모두 다 중요하다. 그럼에도 굳이 우열을 따져보라고 한다면, 필자는 고민 없이 ‘부모교육’을 꼽을 것이다.

왜 부모교육을 선택했을까? 절대, 교사 교육이 중요하지 않아서가 아니다. 필자가 부모교육을 선택한 데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시간의 양이다. 일주일은 168시간이다. 이 가운데 교사가 직접적으로 아이들은 만나는 시간은 대략 1시간이다. 심방이 있는 주까지 하면 2시간, 길어도 3시간이다. 그러나 부모들은 대략 165-167시간을 책임지고 있다.

둘째, 교육의 편향성이다. 필자의 경우만 하더라도 9대 1이다. 교사교육을 위해 초청을 하는 경우가 9, 부모교육을 위해 초청하는 경우가 1이다. 물론 필자의 개인적 경험이 작용했을 수도 있다. 그러나 주위를 보더라도 ‘부모를 위한 교육’으로 강사를 초빙하는 경우는 1년에 한 번 될까 말까다. 교육 불균형이 지속되고 있다. 쉽게 말해 약한 한쪽을 더 강조해야 균형이 맞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부모교육을 강조한다.

다음 세대 교육에 있어 가장 중요한 두 가지 축이 바로 ‘부모’와 ‘교사’다. 모두가 동의할 것이다. 그런 점에서 교회교육은 균형이 있어야 한다. 교사를 위해서는 교사교육이, 부모를 위해서는 부모교육이 필요하다. 어느 하나만 강조하면 기울어진다.

균형이 맞지 않으면 결국 주저앉는다. 많은 젊은이들이 직장을 선택할 때 ‘워라벨(Work and Life Balance)’을 고려한다. 실제로 작년 신문 기사에 따르면, 한국인 노동시간은 OECD 국가들 중 4위라고 한다. 중남미 국가를 제외하면 1등이다. 그래서 요즘 많은 젊은이들은 직업을 선택할 때, 반드시 균형을 본다. 균형이 무너지면 자신의 삶도 무너지기 마련이다.

이미 교회교육 현장에서도 불균형이 지속되고 있다. 기실 대부분 부모들은 여전히 자녀의 신앙을 교회에 ‘위탁’한다. 부모들은 매년 필자에게 이런 부탁들을 한다.

“목사님! 제가 OO 엄마입니다. 우리 아이 좀 잘 부탁드려요. 초등부 때는 신앙생활을 잘하는 것 같았는데, 중등부·고등부를 거치면서 점점 신앙이 약해지는 것 같아요. 목사님께서 우리 아이를 만나서 말도 해 주시고, 신앙적인 부분도 많이 가르쳐 주세요.”

일시적 조언을 부탁하는 것이라면 언제든 환영이다. 그러나 그런 뉘앙스가 아니다. 고등부에 있는 동안, 교역자가 책임지고 우리 아이 신앙을 양육해 달라는 것이다. 그리고 실제로 문제가 생기면 바로 교역자에게 바로 전화한다.

한 부모가 생각난다. “목사님! 원래 우리 애는 정말 착한 아이였습니다. 그런데 고등부에 가서 이상한 친구들을 만났습니다. 그런 못된 친구들은 고등부에 다시는 못 나오게 해야 합니다. 목사님께서 조치를 취해 주시고, 우리 아이를 만나서 그런 친구들과는 멀어지는 것이 인생에서 좋은 길이라고 따끔하게 말 좀 해주세요. 제 말은 잘 안 듣습니다.”

안타깝게도 자녀의 신앙을 교회가 책임질 수 있는 시대는 지났다. 힐러리 모건 페러는 《세상으로 달려가는 아이 신앙 위에 세우려는 엄마》에서 말한다.

“이전 세대에서는 부모가 그 책임을 교회, 청소년 단체 또는 기독교 학교에 떠넘기는 것이 드문 일이 아니었다. 하지만 이제는 가능하지 않다. 점점 더 세속화되는 시대에, 그 어느 때보다 부모는 혼미하게 하고 노골적인 적개심을 품고 기독교에 반응하는 사회에 맞서도록 자녀를 준비시켜야 하는 최전선에 있다.”

이제 교회가 아이들 신앙을 책임질 수 없다. 적어도 1차 책임은 부모에게 있다.

‘다음 세대에게 다음이 없다’는 것에 동의한다면, 지금 우리가 강조해야 할 교육은 부모교육이다. 지금은 무엇보다 부모교육을 강조해야 하는 시간이다.

#부모교육에 미래가 있다

일단 신앙에 큰 영향력을 줄 수 있는 카테고리를 교육하는 것이 효과가 좋다. 부모? 교사? 교역자? 누가 아이들에게 가장 영향력을 미칠까?

필자가 깜작 놀란 통계가 있다. 일반적으로 우리는 담당 교역자나 교사가 자녀의 신앙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칠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니 매년 담당 교역자 혹은 교사에게 와서 아이들을 잘 부탁한다고 말하는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달랐다. SFC에서 《코로나 시대 청소년 신앙 리포트》라는 책을 출간했다. 코로나19와 관련해 전국 단위 기독 청소년 인식조사를 한 것이다. 여기에 보면 ‘신앙교육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사람은 누구인가?’라는 항목이 있다.

이론대로라면 1위는 담당 교역자가 되어야 한다. 그러나 담당 교역자는 4위였다. 1위는? 학부모였다.

1순위: 학부모 38.7%
2순위: 학생 자신 17.6%
3순위: 담임목사 14.8%
4순위: 담당 교역자 14.1%
5순위: 친구 7.4%

일단 이해가 안 되지 않는가? 왜 담당 교역자가 담임목사보다 순위가 낮을까? 심지어 우리 아이들 중에는 담임목사 이름도 모르는 아이들도 많다. 그럼에도 왜! 그럴까? 필자는 이 이유를 이렇게 정의했다. 졸저 《다음 없는 다음세대에 다가가기》에서 이렇게 기술했다.

“원인은 부모님 때문이다. 부모는 가정에서 담임목사 이야기를 많이 한다. 그것이 좋은 이야기이든 나쁜 이야기이든. 부모의 이야기가 아이들 머리와 가슴에 박힌다. 그것은 담당 교역자의 힘으로 뽑기가 쉽지 않다. 이 표에서 보면 신앙교육에 미치는 영향은 부모가 38.7%이고 담임목사가 14.8%이다. 그러나 나는 결국 학부모가 53.5%(38.7+14.8)라고 생각한다.”

담임목사에 대한 인식 역시 부모의 영향력 아래에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부모교육에 희망이 있다. 기독교학교연구소 소장 박상진 교수는 자신의 희망을 이렇게 표현했다.

“저에게도 꿈이 있습니다. 이 땅 방방곡곡에서 기독학부모교실이 개설되어 잠자는 부모들이 깨어나는 꿈입니다. 그 부모들이 세속적인 부모에서 돌이켜 진정한 기독학부모의 정체성으로 회복되는 꿈입니다. 다음 세대가 그 기독학부모들을 통해 믿음의 세대로 세워지는 꿈입니다. 모든 자녀들 속에서 하나님이 주신 은사가 타올라 하나님 나라가 확장되는 꿈입니다. … 그래서 하나님이 영광 받으시고 하나님의 뜻이 이루어지는 꿈입니다.”

이 꿈은 박상진 교수의 꿈만이 아니다. 필자의 꿈이기도 하고, 한국교회의 꿈이기도 하다. 그런 점에서 필자는 한동안 부모교육에 관한 글을 나누고자 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부모교육에 다음세대의 미래가 있기 때문이다.
부모교육,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교회는 부모교육에 희망을 걸어야 한다.

김정준 다음 세대
▲김정준 목사. ⓒ크투 DB

김정준 목사

울산대흥교회 교육목사
영남신학대학교 신학과·신학대학원
전남대학교 대학원 문학 석사
한남대학교 대학원 박사 수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