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이식으로 극복 가능 환자 5만 명
국내 장기이식 대기자 수 대비
장기이식률 11%에 불과해
장기기증 등록 인구 3.4% 불과
두려움, 장기기증 활성화 가장 큰 장벽
인식 개선 캠페인 활발히 진행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
▲2023년 장기이식 대기자 수 대비 이식 건수. ⓒ운동본부

4월 20일은 제44회 장애인의 날이다. 장애인의 날은 장애인에 대한 인식 개선과 장애인의 재활 의욕을 높이기 위한 법정기념일로, 국내에서는 1972년부터 민간 단체에서 4월 20일을 ‘재활의 날’로 기념하다, 1981년 UN 총회에서 ‘세계 장애인의 해’를 선언하면서 1981년부터 국가에서 기념하기 시작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023년 말 기준 국내 등록장애인은 264만 1,896명으로, 이는 주민등록 인구 대비 5.1%에 달한다. 이들 중에는 시각 장애인 24만 8천 명, 신장 장애인 10만 8천 명, 심장 장애인 4천 9백 명, 호흡기 장애인 1만 1천 명, 간 장애인 1만 6천 명도 포함돼, 장기이식을 받으면 상태가 호전될 수 있는 장애인도 상당수 존재한다.

◈장기기증 현저히 부족한 현실

국내 장기이식 대기자는 2023년 말 기준 5만 1,857명이다. 이들 중 각막이식 대기자는 2,190명, 신장 3만 3,568명, 심장 1,068명, 폐 466명, 간 6,690명 등으로 나타났다.

이들 중에는 장기이식을 받을 경우 심각한 장애에서 벗어날 수 있는 이들도 많다. 그러나 환자 수에 비해 장기기증자가 현저히 부족해, 지난해 전체 장기이식 대기자 대비 장기이식률은 11%에 불과했다.

의학은 나날이 발전해 최근 지체장애를 가진 환자에게 손팔을 이식하는 수준까지 이르렀지만, 우리나라의 인구 1백만 명당 뇌사 장기기증자 수는 9.3명으로 장기기증 선진국인 스페인 46명, 미국 44.5명에 비해 턱없이 낮은 것이 현실.

17년째 투병 생활을 이어오며 신장 이식을 간절히 기다리는 신장장애인 김연희 씨(여, 72)는 거동조차 쉽지 않을 만큼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신장이 망가진 후 오랜 기간 해왔던 농장일도 그만둔 채 혈액투석 치료를 위해 병원만을 오가는 힘든 일상이지만, 2018년 자신과 같은 장기부전 환자들을 위해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에 후원금을 기부하는 등 장기기증 활성화를 위해 힘을 보태고 있다.

생명나눔예배를 통해 장기기증 희망등록에 참여한 서지원 씨(여, 31)도 고등학교 재학 시절 원추각막증이라는 질병으로 시각 장애가 생겼다. 투병 중 동갑내기 기증인으로부터 각막을 이식받고 시력을 회복한 서 씨는 현재 문화기획사를 운영하며 사회활동을 활발히 이어가고 있다.

장기기증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캠페인에 참여하고 있는 서 씨는 “장기기증인 덕분에 새로운 삶을 만나게 된 만큼, 저 역시 마지막 순간 장기기증을 통해 누군가에게 희망이 되고 싶다”는 소감을 전했다.

◈전 국민 3.4%만 장기기증 희망등록자

김연희 씨와 같이 장기이식을 기다리는 환자는 매년 2-3천 명씩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이식 대기 중 서지원 씨처럼 기적을 만나는 경우는 흔치 않다. 이러한 상황 가운데 매일 7.9명의 이식 대기 환자가 간절한 기다림 속에서 생명을 잃고 있다.

실제 장기기증뿐 아니라 국내 장기기증 희망등록 인구 역시 전 국민의 3.4% 수준으로 저조하다. 2023 한국리서치 '뇌사 시 장기기증에 대한 인식조사'에 따르면, 장기기증을 꺼리는 가장 큰 이유가 ‘막연한 두려움’으로 나타났고, 두려움의 원인이 장기기증에 대한 전반적인 정보 부족으로 조사됐다.

이에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는 2024년 생명나눔예배를 비롯해 초·중·고등학교에서의 생명나눔 교육, 대학교 및 기업, 기관, 온라인 등에서의 캠페인을 더 적극 진행하는 등 다방면으로 장기기증 정보를 확산시켜 인식 개선에 기여할 방침이다.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 박진탁 이사장은 “장애인의 날을 맞아, 장기기증으로 장애를 극복할 수 있는 많은 환자들이 희망과 용기를 가지고 살아갈 수 있도록, 한국교회가 장기기증 활성화에 더욱 관심을 가지고 참여해 달라”라고 호소했다(문의 02-363-2114(내선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