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절포 서정열
▲기자에게 증정할 절절포 머플러를 들어 보이는 서정열 장로. ⓒ이대웅 기자

유튜브 ‘계속 미담만 나오는 레전드 참군인 사단장 서정열 장군’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조회수 20만 회를 기록하고 있다. 병사들을 지극히 아껴 사단장에게 ‘정열이형’이라 부를 정도로 친근감 있었고, 누구에게나 ‘절절포 머플러’를 직접 달아주며, 전역신고 시 1달러를 선물하면서 전 세계로 나아가 큰 세상을 경험하고 대한민국 대표 리더로 성장하길 바라는 염원을 담았다는 등의 내용이다.

미담의 주인공 서정열 장로(새에덴교회)는 지금도 부르는 곳마다 찾아다니며 ‘절절포 정신’을 전하고 있다. 2020년부터는 젊은 친구들의 생각을 하나님에 대한 생각으로 바꾸기 위해, 매일 아침 SNS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서정열 장로의 ‘절절포 정신’이란 무엇일까?

절대 절대 포기하지 말자 줄임말
많은 사람들 생명 구하는 계기로
어려움 닥칠 때 떠오르는 단어로
단어 하나로 다시 시작하는 계기

-‘절절포’의 탄생 계기는 무엇인가요.

“연대장 시절부터 장병 대상 정신교육을 할 때마다 외쳤던 말입니다. ‘절대 절대 포기하지 말자(Never Never Give up·NNG)’를 세 글자로 줄인 말이죠(웃음). 지금도 그렇지만, 그땐 젊은이들에게 줄임말이 인기가 있었어요. ‘절절포가 뭐야?’ 물어보면서 대화 연결고리가 되기도 했죠.

2008년은 대한민국 저명 인사들이나 연예인들 여럿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던 때이기도 했습니다. 이런 보도가 계속 나오는데, 어떻게 이런 분위기를 차단할 수 있을까 해서 만들어졌죠. 군대 생활을 계속 하면서 절절포가 따라다녔다.

그 무렵 연대장으로 근무했는데, 부하가 삶을 포기하려고 아파트 꼭대기에 올라갔다가 생각난 단어가 ‘절절포’였다고 합니다. ‘포기하면 안 되지. 다시 시작하면 되잖아’ 하는 생각으로 마음을 바꿔서 내려온 다음, 저를 찾아왔어요. ‘절절포가 저를 살렸다’면서 ‘전 장병이 절절포를 외치도록 해 달라’고 했어요.

그래서 장병들에게 아침 저녁으로 ‘절절포’를 외치게 했고, 16년째 이어지고 있습니다. 장병들이 포기하지 말자는 마음을 먹게 됐고, 행동으로 옮겨져 많은 사람들의 생명을 구하는 계기가 됐습니다. 자살을 예방하고 삶이나 목표를 포기한 사람들이 다시 뛰게 되고요.

안 믿는 분들에겐 명언처럼 알려주지만, 갈라디아서 6장 9절 ‘포기하지 아니하면 때가 이르매 거두리라’는 말씀에서 유래했습니다. 우리가 선을 행하려 할 때, 사탄이 가장 먼저 주는 마음이 낙심이기 때문이죠. 하지만 하나님의 때가 되면, 반드시 열매를 맺고 거두게 될 것입니다. 물론 포기하지 말고 소망을 품고 인내하라는 성경 말씀들은 이 외에도 많습니다.”

-군인들을 비롯해 많은 분들이 새 힘을 얻게 되셨다죠.

“2020년부터 SNS를 개설했는데, ‘간증’을 보내오시는 분들이 있어요. 저도 거기에 힘을 얻죠. 엊그제 한 군부대에 정신교육을 다녀왔는데, 이렇게 DM이 왔네요(웃음).

죽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 ‘절절포’가 생각나도록 만들고자 합니다. 위기나 어려움이 닥칠 때, 딱 생각나는 단어가 필요하거든요. 크리스천들에게 말씀이 자연스럽게 떠올라야 하듯, 안 믿는 분들은 ‘절절포’를 떠올리면서 자신을 돌아보게 되겠죠. 평소 입에서 나온 말들이 가슴에 새겨져 체득되고, 자가 발전하게 되는 법입니다. 주변 사람이 포기하려 할 때, 구호처럼 해줄 수 있는 말이기도 하고요. 이렇게 입에서 입으로 전달되다 보니, 오늘 여기까지 전달된 것 아닐까요(웃음).

서울 한성교회에서 간증을 하고 저녁 11시쯤 집이 있는 용인에 돌아왔는데, DM이 왔어요. 오늘 삶을 포기하려다 친구가 제 이름을 유튜브로 찾아보라고 했대요. 듣다가 ‘절절포’가 마음에 꽂혀, 삶을 돌아보면서 포기하고 싶었던 마음을 접고 메시지를 보낸 거예요. 늦은 시간이었지만 바로 답장을 보내 통화했죠. ‘연락 줘서 고맙다. 잘했다. 사람은 돌아보면 한순간이다’ 격려해 줬어요.

공무원이었는데, 관계 때문에 너무 힘들다고 하기에 ‘조금만 참고 견뎌라, 곧 부서도 옮겨져서 견딜만해질 것’이라며 같이 기도해 주고 안정시켰어요. 나중에 부서가 바뀌었다고 연락이 왔어요. 그때 부질없는 생각을 했다고요. 이런 메시지가 계속 옵니다. ‘절절포 장군’을 만나고 우울증을 벗어났다거나, 자살하기 전 교회나 가보자 했는데 제 절절포 간증을 듣고 마음을 고쳐먹었다거나, 절절포가 또 한 사람 살렸다거나.”

절절포 서정열
▲서정열 장로는 이 장병들 모두에게 모두 이름을 써서 절절포 머플러를 선물한다.

-사역하면서 느끼시는 점이 많을 것 같습니다.

“소명감이랄까요, 하나님이 하라고 하시는 것 같습니다. 한 사람이 천하보다 귀한데, 단어 하나로 그 인생을 스스로 끝내지 않고 다시 시작할 수 있다면 신이 날 수밖에 없겠죠. 제게 주어진 사명이 아닌가 합니다.

사람 마음을 어루만지고 바꾸는 건 그리 어려운 일 같지 않아요. 절절포 머플러를 벽에 붙이라고 하는 이유도 그것입니다. 보이는 곳에 붙여놓으면, 정말 달라집니다. 삶이 통째로 바뀔 수 있어요.

그래서 ‘굿즈’를 제작했습니다. 머플러부터 시계, 배지와 키링도 있습니다. ‘절절포’와 영어 앞글자를 딴 ‘NNG’라는 상호도 등록했어요. 특허와 상표등록을 한 이유는 다른 사람이 먼저 등록해 버리면, 제가 이렇게 외칠 수 없다는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입니다. 제 SNS 계정도 ‘NNGstar’입니다. 캠페인에는 구호뿐 아니라 피켓과 굿즈, 스티커 등이 필수입니다(웃음).

시계 속 ‘별 5개’는 명품·최고의 의미입니다. 군에서 별 5개는 별 4개 대장을 넘어 최고를 뜻하거든요. 저는 ‘병장’이 군에서 가장 높은 계급이라고 생각합니다. 간부들은 스스로의 의지로 군에 갔지만, 순수하게 신성한 국방의 의무를 하러 온 사람들 중 최고가 병장이기 때문이죠. 군 내에도 그런 문화를 정착시키고 싶습니다.

사단장으로 갔던 2014년은 윤 일병 사건이 일어날 무렵입니다. 군대 문화를 바꿔야 하는 시기가 된 거죠. 그래서 이런 운동이 빛을 발하기 시작했습니다. 병사들이 존중받아야 한다는 인식 전환을 꾀했습니다. 빨강색과 파랑색은 현역 때 나라를 지키고 전역 후 사람을 살리라는 의미입니다. 군대든 교회든 강연하러 가면 온 사람들에게 모두 나눠줍니다.

국가의 소중함도 함께 인식시킵니다. 여러분이 국가대표이니, 대한민국을 포기하지 말자고요. 많은 사람들이 국가의 존재를 너무 못 느끼고 살고 있어요. 군인들은 매월 10일 ‘봉급’을 받습니다. 다른 공무원들보다 빨리 받아요. 군인들을 나라에서 가장 소중하고 귀하게 생각한다는 의미입니다. 월급(月給)이 아니라 ‘봉급(俸給)’이라고 하는 것도 봉사(奉仕)의 대가라는 뜻이 있습니다. 그런 내용으로 국방일보에 ‘국방의무와 봉급’이라는 칼럼도 썼습니다.

이런 의미들을 알면 자세가 달라지죠. 장병들의 봉급은 부모들이 낸 세금에서 나와요. 그러니 받은 봉급으로 부모님께 용돈을 드리라고 권합니다. 그렇게 하겠다는 장병들에게는 2달러를 증정합니다. 행운의 상징이기도 하고, 혼자가 아니라 같이 가자는 의미로요. 군인들은 국가와 함께, 일반인들은 가족을 비롯해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 크리스천은 하나님과 함께. 세상 사람들은 행운으로 해석하지만, 저는 하나님과 함께 가자는 의미를 담았습니다.”

절절포 서정열
▲정신교육차 방문한 부대에서 장병들과 함께한 서정열 장로.

정신무장 군인, 핵무기보다 강해
병사들 친근하게 다가오도록 해
7가지 목표 ‘칠성의 별’ 동기부여
절절포, 세계인들 외치는 구호로

-사단장 근무 당시 미담을 유튜브에서 봤습니다.

“군인의 정신무장은 핵무기보다 무서운 것입니다. 2015년 북한에서 내려온 목함지뢰가 터졌을 때, 해당 부대 사단장이었습니다. 다시 확성기를 틀고 대북방송을 재개했습니다. 그랬더니 북한이 확성기에 포를 쏘겠다고 위협했습니다. 일촉즉발의 상황이었어요.

그런데 저희 사단에서 전역을 연기하고 사태가 안정될 때까지 나라를 지키겠다는 병사가 2명 나오면서, 전세가 역전됐어요. ‘절절포 정신’이었습니다. 북한이 꼬리를 내리고 사과했습니다. 저희 부대 확성기가 북한에서 가장 잘 들리는 곳에 있었거든요.

저는 별 4개를 달지 않고 2개로 마감했기 때문에 이 운동이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하나님의 때가 있어요. 사단장으로서 정신교육을 하러 갈 때, ‘병사들에게 제 계급이 보이지 않게 해달라’고 기도했어요. 병사들이 친근하게 다가올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였습니다.

뿐만 아니라 사단장 시절 많은 장병들에게 꿈을 심었습니다. 그래서 재임 기간 261명이 검정고시 합격했어요. 지휘관에게 나오는 비용은 모두 부하들을 위해 사용했습니다. 장병들에게 ‘여러분 인생이 다 기록되고 있다’는 말로 댓글 하나를 달 때도 조심하라고 일러줬습니다. 지금 연예인부터 국회의원이나 장관 후보자들 보십시오. 모두 과거 일이 발목을 잡고 있지 않습니까?

‘칠성의 별’이라고 해서 7가지 도전 목표를 부여하고 달성하면 포상했습니다. 체력과 훈련은 기본이고, 사격은 90% 명중, 금연은 3개월 이상, 독서는 규격 양식에 맞춰 50권 독후감 작성, 자원봉사는 헌혈이나 기부 등입니다. 사단장으로서 달성한 장병들에게 상장을 직접 수여했습니다. 휴가 나가서 자랑하라고요.

목표 달성 장병들이 몇 명 안 나올 줄 알았는데, 소문이 나면서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습니다. 젊은이들은 긍정적인 방향으로 목표를 주면 움직여요. 우리가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멋지게 해냅니다. 그들의 가슴을 뛰게 만들어야 합니다. 간부들에게는 시야를 넓혀주기 위해 9박 10일 간 휴가를 주면서 해외여행을 권했습니다.

‘절절포 위문품 세트’에도 하나하나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자유시간 초코바에는 ‘너는 대한민국의 자유시간을 보장한다’, 에이스 과자에는 ‘너는 대한민국의 에이스다’, 크라운 산도에는 ‘너는 왕관을 쓸 자격이 있으니, 자부심과 긍지를 가져라’, 청포도 사탕에는 ‘청년이여 포기하지 말고 도전하자’, 박카스 음료는 ‘긍정으로 바꿔스’ 등으로요(웃음).”

절절포 서정열
▲서정열 장로가 지난 3월 새에덴교회 교회학교 교사 워크샵에서 특강하는 모습.

-출석하는 새에덴교회에서도 ‘절절포’가 자주 들립니다.

2020년 소강석 목사님께서 ‘절절포’를 설교 제목으로 하셨습니다. 왜 ‘포기하지 마라’가 아니라 ‘포기하지 말자’로 했을까요. 이 구호가 명령어였다면, 진작 없어졌을 것입니다. ‘말자’는 스스로 다짐하는 형식으로, 자신에게 하는 이야기이자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말씀하시는 거예요. 택함받은 하나님의 사람이기 때문에, 우리는 소중함을 느껴야 합니다.

지금도 우리나라에서 하루에 수십 명씩 자살하고 있기 때문에, ‘절절포’를 계속 알리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K-문화와 함께, ‘절절포’가 세계 곳곳에서 한글 구호가 되면 좋겠습니다. 삶에서 포기하고 싶은 순간마다 누구든 ‘절절포’를 생각하면서, 삶을 돌아보고 새롭게 시작하길 바랍니다.

포기하고 싶은 순간이면 누구에게나 좌절과 넘어짐이 있기에, ‘새로 시작하는 힘’이 필요합니다. 그 힘이 생기면, 더 이상 실패가 아닙니다. 주저앉아 좌절하고 넘어져 있으면 실패이지만, 새로 시작하면 실패가 아니다. 작심삼일이라도 좋습니다. 계속 다시 시작하시면 됩니다!”

-비전이 있다면.

“‘절절포’가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로 나아가, 전 세계인이 절절포를 외치는 것입니다. 머플러에서 태극기가 바로 보이면, 세계지도가 거꾸로 보입니다. 이렇게 보면 우리나라는 반도가 아니라 세계의 중심국이 됩니다. 만나는 사람마다 ‘절절포 머플러’에 이름을 직접 써서 드리는데, 세계 모든 사람에게 줄 수 있도록 기도해 주세요(웃음).

하나님의 백성이라는 인식만 있으면, 하나님 안에 있는 것입니다. 예배하고 기도하고 묵상하고 하나님께 감사하는 자체가 신앙입니다. 너무 잘 하려고 하다 보면, 실족하기 쉽습니다. 하나님을 가슴에 품고 있다면, 포기하지 않고 그 안에 있는 거예요. 그리고 기도하면 로마서 8장 28절과 갈라디아서 6장 9절처럼, 하나님께서 가장 좋은 것으로 이루실 것입니다. 크리스천들은 어려움이 생겼을 때, 이사야 41장 10절이 바로 생각나야 합니다.

군악대 출신의 한 분이 ‘절절포송’도 만들어 주셨는데, 이 노래가 전 군대의 ‘기상나팔’이 되길 바랍니다. 언어와 정신이 사람을 지배하고, 말이 우리의 잠재력을 일깨우기 때문입니다. 제 최종 목표는 세계인들이 ‘절절포’를 좋아하는 것이고, 그래서 유엔에서 ‘절절포’를 연설하는 것입니다! 그러면 크리스천들은 하나님이 떠오르지 않을까요?”

절절포 서정열
▲서정열 장로의 국제로타리 3750지구 안양평촌 로타리클럽 회장및 총무 연수회 특강에서 참석자들이 절절포 머플러를 들고 있는 모습.

-마지막으로 독자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삶으로 하나님을 증거하시고, 예수의 향기를 뿜어내시길 바랍니다. 크리스천‘투데이’니까, 매일매일 그렇게 하십시오. 그러려면 일을 잘 하려 하기보다, 포기하지 않고 하나님 앞에 있어야 합니다. 그럴 때 때가 되면 반드시 거두게 하십니다. 힘들고 어려울 때, 좌절하고 넘어지고 실수할 수 있습니다. 그럴 때도 하나님을 떠나지만 않으면, 반드시 합력하며 선을 이루십니다.

여러분이 얼마나 소중한 사람인지 깨닫길 바랍니다. 가장 힘들 때, 인생의 결정적 시기에, ‘절절포’가 떠오르길 바랍니다. 하나님은 한 번 찜하면, 포기하지 않으십니다. 그러니 우리도 포기하지 말자고요. 이걸 줄이면 ‘절절포’입니다(웃음). 매일 외치다 보면, 하나님께서 반드시 우리를 하나님의 때에 사용하시고 열매를 맺게 하십니다.

군대에 있어보니 휴가 미복귀나, 도망가거나, 죽거나 하는 세 가지만 빼면, 상관으로서 모두 책임질 수 있었습니다. 우리도 하나님을 떠나거나, 돌아오지 않거나, 신앙이 죽어 버리는 세 가지는 어떻게 할 수 없어요. 그러니 어떻게든 하나님 안에 있어야 하고, 예배를 드려야 합니다. 죽어도 예배를, 굶어도 말씀을, 쓰러져도 새벽기도를, 힘들어도 십일조를! ‘죽굶쓰힘’입니다(웃음).

지금은 답을 알려주는 것보다, 스스로 생각나도록 해야 합니다. 생각하지 않으면, 내 것이 되지 않습니다. 스마트폰 때문에 어느새 전화번호도 기억하지 않는 시대가 됐잖아요. ‘절절포가 뭡니까?’ 물으면, 일단 성공입니다. 대화가 시작되고 전도의 도구도 되면서, 격려와 힘을 주는 계기가 됩니다. ‘절절포’가 하나님과의 연결 도구로 사용되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