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 토지 4m, 교회 토지 2m
이용, 총 폭 6m 진출입로 마련
울타리 즉시 이전, 교회는 협조

온누리교회
▲이재훈 목사(맨 오른쪽) 등이 권익위 조사단의 브리핑을 청취하고 있다. ⓒ용산구청

서울 용산구 온누리교회(담임 이재훈 목사) 성도들이 주 출입로 봉쇄로 오랜 기간 통행에 불편을 겪어오다, 행정관청들의 협의와 조정에 의해 최근 극적으로 문제가 해결됐다.

온누리교회 기존 진출입로에 토지 소유주인 신동아건설이 설치한 울타리로 발생한 주민들의 통행 불편 문제가 서울 용산구(구청장 박희영)와 국민권익위원회(위원장 유철환) 조정으로 4년 만에 해결됐다.

지난 4월 29일 오후 용산구청 관계자들은 국민권익위원회(이하 권익위) 조사단과 온누리교회 인근 현장을 방문해 민원 내용을 확인 후 현장조정 회의를 개최했다.

이날 회의에는 박희영 용산구청장과 유철환 국민권익위원회 위원장, 그리고 당사자인 이재훈 목사, 우수영 신동아건설(주) 대표이사 등이 참석했다.

회의 결과 교회 부지와 인근 부지 일부를 합쳐 폭 6m의 보차(步車)혼용 통로를 만들고, 이에 따른 시설과 교통 체계를 마련하기로 했다. ‘보차혼용 통로’란, 보행 및 차량 통행을 위해 24시간 개방해 이용할 수 있도록 대지 내 조성을 지정한 통로를 말한다.

온누리교회는 지난 30여 년 동안 도시계획시설 도로로 지정돼 있던 신동아건설 토지 일부를 주 진출입로로 임차해 사용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서울특별시가 지난 2020년 7월 진출입 도로의 도시계획시설을 해제했고, 소유주인 신동아건설과 교회 간에는 2022년 임대료 분쟁이 발생했다.

양측이 절충점을 찾지 못하면서, 건설사 측은 자신의 땅인 진출입로 부지에 차단기와 울타리를 설치해 전용주차장으로 사용하기 시작했다.

온누리교회
▲해당 진출입로 현장. ⓒ권익위

이후 온누리교회 성도들은 진출입로가 막혀 불편을 겪기 시작했다. 이에 2023년 12월 진출입로 폐쇄에 따른 주민들과 성도들의 통행 불편을 호소하며, 권익위에 1만 884명이 집단민원을 제기했다. 성도들은 “긴급상황 시 구급차나 소방차의 원활한 운행도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관할 지자체인 용산구청은 교회의 통행 불편, 신동아의 사유재산 보호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방안을 찾고자 권익위와 함께 양측과 총 14회 협의를 거쳐 조정안을 마련했다.

먼저 신동아건설 토지 4m와 교회 토지 2m를 합해 폭 6m의 통로를 만들어 온누리교회 성도들을 위한 진출입로를 마련하고, 인근 서빙고역으로의 접근성도 해결했다.

교통안전을 위해 신동아건설이 봉쇄해 주차장으로 사용하던 부지 출구는 새로 만들 폭 6m 통로를 사용하고, 온누리교회는 출구 변경에 따른 교통체계를 조정해 통로 개설공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신동아건설은 주차장 울타리를 즉시 이전하고, 교회는 신동아의 건축 사업에 협조하며, 일정 시점까지 신동아에 임대료를 지급하기로 했다. 용산구청은 신동아의 건축 사업에 대한 법정 절차 진행을 협조하기로 했다.

박희영 용산구청장은 “이번 합의는 사유지 내 주민 불편을 초래한 갈등을 권익위와 함께 적극 조정으로 해결한 사례”라며 “앞으로도 구민 눈높이에서 사회적 갈등을 해소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행정을 펼쳐나가겠다”고 말했다.

유철환 권익위원장은 “이번 조정으로 ‘보차혼용 통로’가 개설되게 됐다. 교회는 주말마다 방문하는 2만여 명의 불편이 완화되고, 신동아는 서빙고역 접근성 제고를 바탕으로 원활한 사업 진행이 가능해졌다”며 “앞으로 당사자들이 더욱 협력해 상생하는 결과를 만드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