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장신대에서 ‘미래교회와 미래신학’ 국제학술대회 열려
영국 옥스포드대학의 석좌교수이자 세계적인 미래신학자 앨리스터 맥그래스(53) 박사가 한국을 방문했다. 지난 16일 서울 광장동 장로회신학대학교(총장 김중은)에서는 ‘미래교회와 미래신학’이란 주제로 국제학술대회가 성황리에 개최됐다. 이날 학술대회에 참석한 약 6백여명의 장신대 학생들은 세계적인 신학자의 한마디 한마디를 놓칠세라, 귀를 쫑긋 세웠다.
옥스포드대의 목회자 양성기관인 위클리프홀의 학장과 옥스포드 기독교 변증센터 소장을 겸임하고 있는 앨리스터 맥그래스 박사는 <신학의 역사>, <이신칭의의 현대적 의미>, <십자가로 돌아가라>, <예수를 아는 지식>, <내가 정말 몰랐던 십자가>, <복음주의와 기독교의 미래> 등 한국에서 번역된 저서로, 한국 목회자들에게는 친숙하고 인기 있는 신학자이다.
맥그래스 박사는 “수년간 옥스퍼드 대학교의 신학교수로 재직하는 동안 평신도들은 포함한 성직자들이 신학서적을 읽는 일을 포기했다는 말을 할 때, 가슴이 뼈저리게 아팠다”며 “서양의 학문적(academic) 신학은 철학적, 이론적 분석에 너무 집중해 당대의 실제적인 문제들에 대해 즉각 응답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신학서적이 기피당하는 가장 큰 이유로, 미국의 실용주의적 학문적 풍토를 들었다. 한 예를 들면, 한국의 어떤 대형교회가 확장일로에 있다면, 그 교회는 더 좋은 목회전략, 더 나은 주차시설, 더 좋은 모임장소, 교회수입의 증가, 목회자 시간의 효율적 활용 등의 문제로 고민하게 될 것이다. 그는 “학문적 신학의 과거 역사를 돌이켜 볼 때, 교회의 삶의 이러한 실제적인 문제들에 학문적 신학이 어떤 방식으로든 응답하기 어려웠던 것이 사실이다”고 토로했다.
맥그래스 박사는 “학문적 신학이 과감히 스스로를 갱신해 다시금 기독교 공동체의 삶과 사고에 연결되려는 노력을 보여주지 않는다면, 학문적 신학은 광야에서 외치는 소외된 목소리로 전락하고 말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맥그래스 박사는 미래시대 세계와 교회가 필요로 하는 신학자의 모습을 제시했다. 미래 신학자는 기독교의 위대한 역사적 전통 안에서 작업하는 사람으로, 기꺼이 그 전통을 자기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신학자이다. 또한 미래 신학자는 그 전통의 현대적 표현이나 적용을 비판해야 할 필요성을 느낄 때조차도, 신앙공동체와 그 공동체의 고유한 사상과 가치에 깊이 헌신한 가운데 일을 진행한다.
즉, 공동체 내에서 그의 책무는 그 공동체의 전통을 연구하고 적용하는 것이며, 한편 공동체 밖에서 그의 과제는 그 공동체의 사상을 변호하고 추천하며 가능한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것이다.
끝으로 맥그래스 박사는 “신학은 우리의 소망에 자양분을 공급해야 하며, 우리가 우리의 믿음과 소망을 말로 표현하는 것을 도와주어야 한다”며 “신앙생활과 연결되지 않은 신학은 미래가 없다”고 끝맺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