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신교 친일청산, 필수 vs 신중

김규진 기자  kjkim@chtoday.co.kr   |  

CBS '과거 청산' vs 한국교회언론회 '미래 희망줘야'

CBS(기독교방송) TV가 해방 이후 말하지 못했던 한국 개신교의 친일에 대한 8.15 특집 다큐멘터리를 방영해 관심을 모았으나, 일각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CBS의 시사 프로그램인 CBS저널(PD 김동민)은 최근 '한국교회의 친일을 말한다'는 제목으로 다큐멘터리를 제작, 방영했다. CBS저널은 정치권 친일진상규명 논란과 친일인명사전 모금운동 등 대사회적인 흐름 가운데 이번 다큐멘터리를 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다큐멘터리에서 CBS는 "민족대표 33인 중 16명이 개신교 지도자일 정도로 개신교가 자주독립의 주역이기도 했다"고 말했지만, 일제의 신사참배를 받아들이고 전쟁물자를 지원하는 등 해방직전 개신교의 부끄러운 친일행각을 가감없이 고발했다.

또 친일행각에 가담한 개신교 인사들 개개인과 교단에 대한 직접적인 비판이 이어졌으며, 해방 직후 이들의 해명에 대해 전하고 있다. 특히 "故 한경직 목사의 신사참배 고백 앞에 한국교회는 침묵했다"며 "한국교회는 해방 이후부터 현재까지 교단 차원의 친일 고백과 회개를 한 적이 없었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한국교회언론회(대표 이승영, 이하 언론회)는 "일제시대 교회 일부 지도자들의 문제는 ‘신사참배’ ‘동방요배’와 같은 교리적 잘못과 ‘침략전쟁지지’ 등과 같은 윤리적 문제가 있을 것이며, 일부 기독교 지도자들의 잘못된 행위는 비난 받을 수 있다"고 밝혔으나, "60여년이 지난 지금 당사자들이 대부분 고인이 된 상황에서 정확한 반성과 효과에 대해서는 미지수"라며 "오히려 과거지향적 담론으로 흘러 국론분열과 그 후손들에게 ‘연좌제’적인 굴레를 강요하지는 않는지 신중히 살펴볼 일이다"고 지적했다.

개신교 친일행각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는 "친일 목사들이 해방 후 친미 반공화 되면서 한국 보수세력으로 굳어진 한국 개신교가 진정한 국민의 종교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친일고백과 청산이 급선무이다"며 과거 청산을 강조한다.

그러나 "기독교계는 섣부르게 사회적 현상처럼, 과거의 문제점을 들춰내어 비난만 할 것이 아니라 역사 가운데 임재하시는 하나님의 심판을 믿고, 용서와 화합의 모습을 보이며 성도의 삶 속에서 그리스도의 모습이 사회에 투영돼 이제는 교회가 국가와 민족의 희망임을 알리는데 힘써야 한다"는 미래지향적인 주장 역시 설득력 있어 '친일청산'이라는 대사회적인 흐름과 함께 개신교계 역시 한동안 '친일청산 논란'의 홍역을 앓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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