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밀양>이 우리에게 불편한 이유 3가지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이날 발표한 송주화 목사 ⓒ문화선교연구원 제공
▲이날 발표한 송주화 목사 ⓒ문화선교연구원 제공

지난 14일 오후 7시 문화선교연구원에서 주최하는 문화포럼이 서울 명동 높은뜻숭의교회(담임 김동호 목사) 청어람 3실에서 열렸다.

‘<밀양>, 기독교에 말 걸다’를 주제로 열린 포럼에서는 오동진 교수(영화평론가)가 ‘<밀양>이 말하는 신, 인간, 그리고 구원’, 송주화 목사(할렐루야교회)가 ‘<밀양>, 우리의 자화상인가!’, 성석환 연구원(문화선교연구원)이 ‘<밀양>, 한국교회의 소통을 엿보다’를 주제로 각각 발제하고 토론했다.

영상원 출신의 송주화 목사는 영화 <밀양>에 대해 “대중들의 보편적인 감수성에 어필하고 반응을 이끌어내는 영화라기보다는 철저히 작가 정신의 영화이자 예술가의 작품으로서의 의미가 더 강하다는 것을 전제해야 한다”며 “일반 대중들은 이 때문에 이 영화를 보면서 불편함을 느낀다”고 밝혔다.

그는 “기독교인들 또한 이 영화를 보면서 불편함을 느끼게 된다”고 밝혔다. 그 이유에 대해 그는 “눈에 보이지 않는 하나님의 섭리에 불복종하고 그에 처절하게 도전하는 주인공 ‘신애’의 캐릭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두 번째 이유는 그간 한국영화 속에서 기독교에 대한 예의 없는 묘사로 인해 기독교인들이 받아온 씻을 수 없는 상처에 기인한다”고 밝혔다. 최근 <친절한 금자씨>, <그놈 목소리>에서부터 <투캅스>, <할렐루야>에 이르기까지 한국영화에 등장하는 기독교는 주로 비웃음거리나 냉소를 주기 위한 소재에 불과했다. 그는 이에 대해 “그동안 한국영화 속에서 확대, 재생산되어 온 기독교 조소의 클리셰(Cliché)는 이제 그 정당성과 예술적 표현의 의미라는 측면에서 비판적으로 고찰돼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시사회에서의 경험을 이에 대한 근거로 제시했다. 시사회에 참석한 젊은층의 관객들은 주인공 신애(전도연)의 치유기도회 장면에서 계속 웃으며 낄낄댔다고 한다. 그는 이에 대해 “그간 한국영화 속에서 등장했던 이러한 장면들의 성격 때문에 관객들은 자동적으로 이런 반응을 보이게 됐다”며 “그래서 비교적 정당하게 판단되는 중립적인 묘사들도 기독교인들에게는 이제 불편해졌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또 한 가지 기독교인들에게 이 영화가 불편한 이유는 기독교 신앙이 가지는 체험적 측면, 즉 보는 것으로는 도저히 판단할 수 없는 실존적 경험의 제한성에서 비롯된다”고 말했다. 많은 기독교인 관객들은 영화 속에서 교회와 기독교인들의 삶이 다뤄지고 있지만, 그것이 너무나 피상적인 것은 아닌가 하는 것과 그것을 설명할 수 없는 것에 대한 답답함을 느끼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피상성으로 인해 신애가 성령을 체험했다고 말한 것과 주님을 만났다면서도 사과조차 하지 않는 유괴범의 진정성에 대해 기독교인들은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그는 밝혔다.

그는 마지막으로 “영화 속에서 배교하는 듯 보이는 신애조차도 교회 밖의 실존적 신자(信者)라는 사실을 인정한다면 이 영화는 너무나 현실적으로 우리의 모습을 잡아내고 있다”며 “어쩌면 전통적인 신앙인의 모습이나 우리의 바램과는 상관없이 교회 밖의 신앙인들은 종찬(송강호)과 같은 인간적인 기독교인들의 모습을 원하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보게 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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