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모인 1백여 명의 구세군 전광표 사령관과 유성자 여성사업부 총재가 시종행사에서 타종하고 있다. ⓒ고준호 기자
“올해도 고생하시겠네요.”
1일 오전 10시,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구세군 자선냄비 시종식 행사가 열렸다. 축사를 하기 위해 이 자리를 찾은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같이 말하면서 “나눔의 계절인 겨울이 오면 많은 행사들이 있지만 이 구세군 시종행사가 제일 기다려진다”고 말했다.
“고생하시는 여러 사관님들의 모습을 보면서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갖게 된다”는 오 시장의 말처럼 시종행사가 열린 이날 참석한 1백여명의 사관들은 저마다 각오를 다지는 모습이었다. 추위 가운데서도 이웃을 위해 사랑을 전할 이들은 오는 24일까지 서울과 지방 곳곳의 거리와 지하철역 등 전국 76개 지역에서 자선냄비를 들고 사랑의 나눔에 앞장서게 된다. 이들 뿐만 아니라 총 230여개가 설치될 자선냄비에는 3만여명의 봉사자들이 함께한다. 이날 행사장에는 이들을 위한 ‘따뜻한’ 오뎅과 오뎅국물이 제공돼 많은 사관들과 취재진들을 기쁘게 했다.
이날은 특별히 자선냄비 홍보대사 ‘오랑이’도 불우이웃 돕기에 나섰다. 고양시 테마동물원 소속인 오랑우탄 오랑이는 이날 자전거를 타고 등장해 구세군 전광표 사령관과 함께 타종을 하고 자선냄비에 성금을 집어넣으며 지나가는 시민들의 관심을 끌었다. 이들 외에 유성자 총재(구세군 여성사업부), 김장실 종무실장(문화관광부), 감경철 사장(CTS), 김항진 전무(CBS), 김정호 사장(휘슬러), 서유석 씨(가수) 등이 참석했다.
이후 구세군은 자선냄비 홍보를 위해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강수변공원에서 자선냄비 마라톤대회를 개최했고, 오는 6일 오후 4시에는 서울 현대백화점 목동점에서 자선음악회를 열 예정이다.
▲구세군 사관들은 오는 24일까지 추위에도 ‘사랑의 실천’을 위해 거리로 나선다. ⓒ고준호 기자
올해 자선냄비 목표는 31억원
2006년 구세군은 자선냄비 모금활동을 통해 총 30억 8천1십1만 4천2백6십9원을 모았다. 이자와 후원금을 합치면 총 31억 4천여만원이다. 지난해 목표액은 30억원이었으며, 모금액은 목표액을 조금이나마 넘어섰다. 이에 따라 구세군은 올해도 지난해보다 조금 많은 31억원을 목표로 모금활동에 들어갔다.
최근 불경기에도 몇 년간의 모금액수는 계속해서 상승세다. IMF 경제위기에도 2000년 17억 6천여만 원에서 2001년 22억 5천여만 원으로 단숨에 20억원을 돌파했고, 2002년 24억 6천여만 원, 2003년 24억 1백여만 원으로 약간 감소했으나 2004년 다시 25억 6천여만 원, 2005년 28억 8천여만 원으로 상승한 뒤 2006년에는 30억원을 돌파했다.
모금액은 도움이 필요한 다양한 곳에 사용됐다. 30여억 원을 모은 지난해에는 노후시설 보강 및 신축에 8억 1천8백5십8만여 원, 복지시설 지원에 6억 9천4백2십8만여 원, 재해민 구호 및 재가복지에 3억 7천8백2십만여 원, 결식아동 지원 및 조선족 심장치료 지원에 2억 7천2백2십5만여 원, 마약, 알콜환자 재활지원 등 ARC 사업에 2억 6천3백2십9만여 원, 모금활동 경비에 1억 7천6백1십8만여 원, 기초생활수급대상자 및 차상위계층구호에 1억6천만원 등이 사용됐다.
이외에도 에이즈 예방교육 및 홍보·운영사업(약 1억 1천만원), 실직자를 위한 재활지원사업(약 8천1백만원), 연수 및 교육프로그램 운영(약 5천3백만원), 북한 결식아동 및 물자지원(5천만원), 심장병환자 치료 및 의료지원(약 3천5백만원), 청소년문제 예방 및 치료(약 2천6백만원), 복지사업 네트워크 구축 지원(약 1천3백만원) 등에도 사용됐다.
휴대전화 모금 등 방식도 다양화
구세군 자선냄비는 기존 거리모금 이외에도 지난 2004년부터 은행이나 학교 등에 미니 자선냄비대를 제작해 비치하고, 교통카드나 신용카드를 이용한 결제 등 다양한 방식으로 모금을 진행하고 있다.
올해는 SK텔레콤과 함께 휴대전화로 모금하는 ‘사랑 ON’(온도)를 높여라’ 캠페인을 구세군 거리모금과 같은 기간에 실시한다. 이번 캠페인은 고객이 휴대폰으로 후원한 금액과 동일한 금액을 SK텔레콤에서도 기부하는 매칭펀드 형식으로 진행되며, 휴대전화로 무선인터넷에 접속해 현금이나 고객이 적립한 각종 포인트(레인보우 포인트, OK캐시백 포인트 등)로 후원금을 낼 수 있다. 후원금액은 1회 당 1천원부터 1만원까지다. SK텔레콤 측은 모금액을 1월 중에 구세군에 전달할 예정이며, 이는 결식아동 돕기, 장학금 및 공부방 지원 등 청소년 사업에 주로 사용된다.
SK텔레콤 측은 모금에 참여한 고객들에게 최신벨소리와 컬러링을 정보이용료 무료로 제공하며, 친구나 지인들에게 이번 캠페인을 알리는 문자메시지를 보내 포인트를 적립하면 추첨을 통해 영화예매권과 스타벅스 커피 무료쿠폰을 제공하는 등 푸짐한 혜택을 제공할 예정이다. 또 추첨을 통해 이들 중 5십 명을 선정, 오는 21일 명동에서 열리는 가수 윤하의 1일 구세군 활동 행사에 초청해 윤하 친필사인이 담긴 CD를 선물로 증정하고, 기념촬영 기회를 제공한다.
캠페인에 참여하려면 T-월드 사이트(www.tworld.co.kr)나 휴대전화로 **939+NATE 버튼을 눌러 접속하면 된다. 통화료는 무료다.
▲지난달 29일 있었던 휘슬러코리아의 자선냄비 전달식. ⓒ구세군 제공
기업들도 나섰다
시종행사가 열린 1일, 외환은행 나눔재단 권택명 이사는 전광표 사령관에게 후원금으로 1억을 전달했다.
또 주방용품업체 휘슬러코리아는 지난 2004년 40년간 사용해 오던 구세군 자선냄비를 교체해 준 뒤, 2005년에는 소형 자선냄비 1만 개를 제작했고, 2006년에는 상시적 모금이 가능한 365모금함 등 다양한 자선냄비를 제작해 기증했다.
올해는 각 기업체 및 사업체의 크리스마스 트리 옆에 함께 설치할 수 있는 ‘구세군 기업 자선냄비’를 만들어 지난달 29일 전달식을 가졌다. 구세군 대한본영 앞에서 진행된 전달식에는 트리 점등행사와 함께 열렸으며, 이날 전달된 1천여 개의 기업 자선냄비는 각 기업체의 사옥 등 건물로비에 비치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