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가짜 지하교회’로 유인해 기독교인 적발

송경호 기자  khsong@chtoday.co.kr   |  

“한국서 선교활동 빌미로 자금 지원까지 받아”

북한 정부가 가짜 지하교회를 세우고 보위부 요원들을 탈북자로 위장시켜 기독교인을 적발하고 있다는 충격적인 증언이 보고됐다고 데일리NK가 17일 전했다.

북한 전문 인터넷 신문 데일리NK는 북한에 존재하고 있는 지하교회의 일부가 북한 보위부의 조종을 받고 기독교인을 적발하는 위장교회라고 주장했다.

신문은 17일 중국 옌지(延吉) 주택가 비밀 가옥에서 만난 지하교회 내부 소식통이 “북한 정부가 보위부 요원들로 구성된 가짜 지하교회를 만들어 운영하고 있는 것이 사실로 드러났다”고 밝힌 사실을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보위부의 지령을 받는 요원들은 탈북자로 위장해 중국에 있는 한국 교회 단체에 접근해 성경책과 돈을 받아온 다음 보위부 요원들을 중심으로 비밀교회를 구성한다. 이들은 선교활동을 빌미로 자금까지 지원받고, 중국과 연결된 진짜 비밀교회를 체포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소식통은 이러한 사실을 보위부 관계자를 통해 직접 전해 들었으며 보위부 요원들 사이에는 공공연한 비밀로 돼 있는 일이라고 전했다.

이어 소식통은 “성경은 종이공장에 폐지로 가져가고 돈은 보위부에 바친다”며 “이 보위부 관계자는 ‘성경책 종이가 담배를 말아 피우는 종이로서는 제격’이라고 말하며 비웃었다”고 이들의 반(反) 종교적 행태에 분개했다.

또한 소식통은 가짜 지하교회의 자금 지원이 실태를 제대로 알지 못하는 한국 교회로부터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북한의 기독교 단체들이 북한과 중국의 국경지대에서 활동하는 목회자들을 통해 북한 내부 선교활동 명목으로 지원되는 자금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덕분에 위장 지하교회 담당 보위부 요원들의 생활 형편이 좋은 편이다”고 덧붙였다.

이에 소식통은 “한국 교회들이 지하교회에 대한 지원사업과 지하교인들의 신상에 대한 보안 관리를 더 철저히 하지 않으면 보위부 요원들의 배를 채워 주면서 지하교회들에 피해를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데일리NK는 현재 북한에서 종교를 전파하는 행위는 중범죄로 분류돼 가족 전체가 정치범수용소에 가거나 공개 처형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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