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선냄비 모금, 80년만에 감소 추세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대선 여파 컸나... 지난해 대비 3% 감소

				▲지난 1일 구세군 시종행사에서 모금활동에 참여한 오랑우탄 오랑이. 오랑이는 모금기간 자선냄비 행사마다 모금을 도왔다. ⓒ고준호 기자
▲지난 1일 구세군 시종행사에서 모금활동에 참여한 오랑우탄 오랑이. 오랑이는 모금기간 자선냄비 행사마다 모금을 도왔다. ⓒ고준호 기자

21일 현재 구세군 자선냄비 모금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동안의 모금액보다 3% 정도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목표액은 30억이었으며, 목표를 초과 달성했다.


구세군 홍보실 홍봉식 사관은 그러나 “올해 목표액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남은 기간 많은 이들이 자선냄비에 따뜻한 손길을 전하시리라 확신한다”고 밝혔다. 올해 자선냄비 모금 목표액은 31억이다.

홍 사관은 “올해는 유난히 어린이들이 저금통을 통째로 내는 경우가 많다”며 “어려운 이웃들에게 큰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며 1년간 모은 용돈을 가져와 큰 감동을 전해주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이번에는 갚은 사랑을 되갚는 분들이 많다”며 “어렵고 힘든 시절에 자선냄비의 이웃사랑을 받았던 사람들이 여유가 생긴 지금 사랑을 갚는다고 고백할 때마다 힘이 난다”고 말했다.

현재 구세군은 자선냄비 모금활동 외에도 기름유출 사고로 최악의 피해를 입은 충남 태안 현장에서 헌신적인 봉사를 하고 있다. 삶의 의욕을 잃은 이들을 위해 모금봉사와 함께 현장 봉사자들에게 급식과 필요한 물품을 지급하고 있다.

△자선냄비, 목표액 미달한 적은 몇 번?

일제시대였던 지난 1928년 12월 15일, 당시 한국구세군 사령관이었던 박준섭 사관이 서울 도심 한가운데 자선냄비를 설치하고 불우이웃 돕기를 시작했다. 첫해 모금액은 당시 돈으로 837환. 이후 자선냄비는 79년간 ‘사랑의 종소리’를 울리며 구세군의 상징이 됐다. 홍 사관은 “79년간 목표액에 도달하지 못한 적이 한 번도 없었다”며 “국민들의 따뜻한 관심과 사랑으로 이웃에게 도움의 손길을 펼칠 수 있었다”고 고마워했다.

자선냄비가 세계적으로 가장 처음 설치된 곳은 잘 알려진 대로 미국 샌프란시스코다. 성탄이 가까워 오던 1891년, 도시 빈민들과 갑작스런 재난을 당한 천여명을 먹여야 했던 구세군 조셉 맥피 정위는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까 고민하던 중 기발한 생각이 떠올랐다. 오클랜드 부두로 나가 주방에서 사용하던 큰 쇠솥을 거리에 내걸었던 것. 냄비 위에는 ‘이 국솥을 끓게 합시다’라고 써붙였다. 예전에 영국에서 가난한 사람들을 돕기 위해 누군가 사용했던 방법이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냄비에는 그들을 먹일 충분한 기금이 마련됐고, 그 정신은 전세계로 퍼져 현재 110여개국에서 자선냄비 활동이 이어지고 있다.

△자선냄비의 진화는 계속된다

요즘 서울 지역에서는 동네 편의점에서도 쉽게 자선냄비를 만날 수 있다. 교통카드를 통한 모금이다. 이같은 높이 60cm, 다리길이 30cm의 ‘미니 자선냄비’는 전국 은행과 학교, 상점 등에 1만1천여개 설치돼 있다.

그런가 하면 전국 9개 지방자치단체 17곳에 설치된 대형 자선냄비는 높이가 4m, 다리길이가 2m에 이른다. 대형 자선냄비는 사람들의 왕래가 잦은 곳에 설치돼 있다. 서울 청계천과 시청 등 서울을 중심으로 한 중형 자선냄비는 높이 2.5m, 다리길이 1.5m이고,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자선냄비는 전국 76개 지역 3백여곳에 설치돼 있으며, 높이 1.8m, 다리길이 60cm다. 올해 1천여곳의 기업에 설치된 기업형 자선냄비는 높이 1.5m, 다리길이 60cm다. 전국 1만3천여곳에 다양한 자선냄비가 설치돼 있는 셈이다.

홍 사관은 “국민들이 쉽게 자선냄비를 만나고 모금에 참여할 수 있도록 자선냄비는 주로 거리에 설치돼 있지만, 경제성장과 IT산업 발달로 거리 참여가 줄어들면서 모금 방식이 다양화되고 있다”며 “교통카드 사용이나 포털사이트 다음(Daum) 등의 인터넷 모금, SK텔레콤과 함께하는 핸드폰 모금, 헌책 기증을 통한 참여 등의 방식이 있지만 아직 전체 모금액의 10%에 미치지 못한다”고 밝혔다. 그는 “요즘에는 기업의 사회참여와 공헌활동이 활성화돼 자선냄비를 요청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고 덧붙였다.

△사관들의 목회활동에는 지장 없을까

홍 사관은 “구세군 사관들도 자선냄비의 자원봉사자들 중 일부”라며 “목양을 하면서 모금활동을 함께해야 하기 때문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나 중요한 것은 구세군이 예수님의 사랑을 실천하기 위해 사명으로 조직돼 운영되고 있다는 사실”이라며 “이러한 사역 또한 세례요한처럼 ‘광야에서 외치는 자의 소리’가 돼 예수님의 재림을 준비하는 것이라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모든 사관들이 기쁨으로 자선냄비 모금사역을 감당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홍 사관의 말처럼 자선냄비 사역에 임하는 사관들에게는 큰 자부심이 느껴졌다. 지난 1일 서울 시청앞 광장에서 열린 자선냄비 시종행사에는 1백명이 넘는 수도권 사관들이 총출동해 자선냄비의 시작을 함께 축하하기도 했으며, 사관들은 행사 내내 비장한 각오가 느껴졌지만 얼굴에는 기쁨이 가득했다.

△주요 일정은

지난달 말부터 자선냄비 일정은 시작됐다. 19명의 홍보대사를 위촉한 지난달 21일 자선 패션쇼를 시작으로 28일 탤런트 이나영 씨와 서울 청계천 피아노거리에서 함께한 자선냄비 1호 기부행사, 29일 4년째 자선냄비를 제작해주고 있는 휘슬러코리아의 자선냄비 전달식이 이어졌다. 본격적인 행사는 지난 1일 시종식에 이어 2일 오전에는 한강수변공원에서 자선냄비 마라톤대회가 있었고, 6일 오후 현대백화점 목동점에서는 자선음악회가 개최됐다.

21일 오후 7시 30분 서울 명동에서 가수 윤하와 함께하는 휴대전화 자선냄비 모금행사 ‘사랑 ON(온도)를 높여라’ 이벤트를 기점으로 모금활동은 마지막을 향해 달리고 있다. 구세군은 오는 24일 자정 서울 동아일보앞 광장에서 폐종식을 끝으로 24일간의 모금활동을 마무리한다.

ARS 모금: 060-700-9390
은행입금: 142-159080-13-122 우리은행(예금주 구세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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