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만 지나면 우리 민족 고유의 명절인 구정을 맞이하게 됩니다. 많은 가정에서 제사를 지낼 텐데, 아마 교인들 가운데도 믿음이 약한 사람들은 불신가족들 때문에 제사 문제로 고민할 것입니다. 비록 가정의 화목을 위해 제사에 참여한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죽은 자에게 절한 것이 되어 하나님 앞에 우상숭배가 됩니다.
제사의 기원과 의미를 통해 천주교와 기독교의 차이점을 살펴보면서, 제사가 왜 우상숭배인가를 성경을 통해 살펴보겠습니다. 예수님을 믿지 않는 남자들에게 복음을 전했을 때 그들 중 상당수는 이런 대답을 합니다. “믿더라도 천주교를 믿지, 기독교는 안 믿겠습니다.” 그런 대답을 하는 가장 큰 이유는 교회 다니면 제사를 지낼 수 없기에 조상들에게 불효자가 된다는 것 때문입니다. 그런데 제사는 우리나라의 고유한 미풍양속이 아닙니다. 제사는 중국의 주공이라는 사람이 처음 시작한 것으로, 주공은 부모님이 살아 계실 때 너무나 많은 불효를 저질렀습니다. 그러다 부모님이 돌아가신 후, 깨닫고는 1년 동안 날마다 제사를 드려 효자 소리를 듣게 되었습니다. 거기서부터 제사 관습이 시작되었는데, 우리나라에는 고려 말 성리학의 도입과 함께 들어왔습니다. 본격적인 시행은 태조 이성계가 쿠데타로 인한 민심의 혼란을 수습하기 위해 무학대사의 조언을 받아들인 때부터입니다. 이성계는 우리나라 국민들의 효심을 이용하여 조상제사를 많이 지내게 하였는데, 그때로부터 조상제사가 일반화되고, 제사를 드리는 모습으로 효·불효를 판단하게 되었습니다.
천주교와 기독교는 성경관과 구원론, 교회론에 관한 차이 못지않게, 제사에 대한 입장도 전혀 다릅니다. 천주교도 1784년 이승훈에 의해 처음 국내에 들어 왔을 때에는 유교의 제사를 우상숭배로 생각하여 결사반대함으로, 1만여명의 순교자를 낳았습니다. 그렇게 제사를 우상숭배로 생각하던 한국 천주교회는 1939년 로마 교황청이 종교적의미가 아니라 시민적 의식이라는 교서를 내림으로, 조상제사를 허용하게 되었습니다. 몇 년 전 가톨릭 신문에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천주교인들의 88%가 제사를 지낸다고 하였습니다. 지난 2000년 5월에는 김수환 추기경이 심산상을 수여받고, 심산 김창숙의 묘소에 큰 절을 올리기까지 하였습니다.
어렸을 때 주위에서 제사를 지내는 걸 본 적이 있습니다. 한결같이 조상귀신이 와 있는 것으로 생각하여 국과 밥을 공양하고 음복을 하는 등 정성을 다하는 걸 볼 수 있었습니다. 지방을 쓸 때도 ‘현고학생부군신위’라고 하여 조상귀신이 왕림하여 살펴 달라고 했습니다. 이러한 생각을 가지고 제사를 드리는데 어찌 우상숭배가 아니겠습니까? 우리 인생은 한 번 죽으면 천국과 지옥으로 가게 되어, 절대 이 세상과 교통할 수가 없습니다. 단지 귀신들이 조상의 모습으로 변장하여 경배를 받을 뿐입니다. 귀신들은 타락한 천사들로서, 제사를 드리는 것은 그들과 교제하고(고전 10:20) 섬기는 것이 되어, 결국 우상숭배의 죄를 범해 계시록에 나오는 대로 지옥으로 떨어지게 됩니다(계 21:8). 그러므로 크리스천이라면 제사를 드려서는 안 됩니다. 제사로 효도할 생각말고, 살아계실 때 섬김을 다해야 합니다. 사실, 우리 기독교는 어느 종교보다 부모님을 공경하는 ‘효의 종교’입니다. 기독교는 돌아가시면 다시는 기회가 없기에 생전(生前) 효도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데 반해, 천주교는 부모님이 죽은 후에도 섬길 수 있는 기회가 있기에, 풍성한 제사상과 조상을 위한 기도로 사후(死後) 효도와 공덕을 위해 열심을 다하는 점이 큰 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최요한 칼럼] 제사는 우상숭배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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