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슬림들은 무하마드가 예루살렘에서 승천해서 밤하늘을 여행하고 알라에게로 갔다고 믿는다. 이들은 무하마드가 메카의 카바 신전에서 예루살렘의 사원까지 밤하늘 여행을 한 후 다시 일곱 개의 하늘을 지나 가장 성스러운 알라의 보좌까지 이르게 되었다고 한다.(최영길 역, Q500)
무하마드가 이렇게 말한 데에는 배경이 있었을 것이다. 무하마드는 우상이 난무하던 메카지역에서 알라를 유일신으로 선포하고 자신을 알라의 예언자로 자처함으로써 많은 사람들에게 핍박을 받았었다. 그는 이 지역에서 이미 유일신을 섬기고 있던 유대인들과 기독교인들을 이슬람교로 끌어들인다면 하루 아침에 큰 세력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을 것이다.
유대인을 자기편으로 만드는 일을 효과적으로 실행하기 위해서는 유대인들이 가장 소중히 여기는 것을 인정해 주는 것이 가장 최선의 길이라는 것을 무하마드는 잘 알고 있었다. 유대인들이 가장 소중히 여기는 것은 하나님, 성경, 예루살렘 성전 3가지였다.
무하마드는 우선 유대인들과 기독교인들은 형제라고 선포했다. 그리고 유교인들이 섬기는 하나님은 자기가 선포하는 알라와 동일한 신이라고 주장했다(Q29:46, 3:64). 그리고 무하마드는 유대인들의 경전은 참 진리이며 자신은 유대인들의 이 진리를 아랍 지역에 확증시키기 위해서 보냄을 받았다고 말했다(Q46:9, Q6:92).
또 그는 유대인들이 예루살렘 성전을 늘 사모하고 있으며 기도할 때도 예루살렘 성전이 있는 방향을 향해 기도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왕상8:38, 단6:10). 그래서 무하마드는 자신을 따르는 사람(무슬림)들에게도 유대인들처럼 예루살렘을 향해 기도하라고 명령을 했다. 그는 예루살렘 성전을 ‘마스지돌 악사’(Masjid al aksa)라고 불렀다.
그런데 무하마드 자신은 이스라엘 사람들이 그렇게 사모하는 예루살렘 성전에 가 본 일이 없었다. 대신 알라께서 자신에게 예루살렘 성전뿐 아니라 천국과 지옥, 천사들과 예언자들이 있는 하늘나라를 보여주셨다고 했다(Q17:1).
그러나 안타깝게도 무하마드 생전에는 예루살렘에 ‘마스짓’(이슬람 사원)이 없었다. 그 곳에 ‘오마르 사원’이라고 불린 이슬람 사원이 생긴 것은 무하마드가 죽은 지(AD632년) 59년 후 압둘 말리크가 예루살렘을 점령하고 AD691년 경에 세운 것이다. 아마 무하마드가 기독교인들이 예배 드리는 교회나 유대교인들이 예배 드리는 회당도 ‘마스짓’(이슬람사원)이라고 불렀을지 모른다고 억측해 보지만 안타깝게도 유대인들이 사모하던 예루살렘 성전은 주후 70년 로마의 디도(Titus) 장군에 의해서 완전히 훼파되어 버리고 만다.
무하마드가 무너진 예루살렘 성전 터라도 방문하고 왔다고 억지를 쓸 지도 모르지만 무하마드는 예루살렘 성전을 ‘마스지돌 악사’(Masjid al Aksa), Q17:1)라고 불렀다. 이는 ‘가장 먼 곳에 있는 이슬람 사원’이라는 뜻이다. 당시 소아시아에 에베소 교회를 비롯한 일곱 교회도 있었으며 이스탄불의 성소피아 성당(AD538년)이나 이집트의 안토니 수도원(AD4세기)을 비롯한 많은 수도원들도 예루살렘보다 몇 배나 먼 곳에 있으므로 무하마드가 예루살렘을 가장 먼 곳이라고 한 것은 성전에 가지 못한 것이 아닌가 추측된다.
유대인들은 이러한 예루살렘의 상황을 다 알고 있었기 때문에 무하마드가 분명한 거짓말을 한다고 폭로했다. 무하마드는 자신을 대적하는 유대인들의 입을 막아버리고 싶었지만 메카 지역에서는 힘이 없었기 때문에 참을 수 밖에 없었다.
그러다가 메카에서의 핍박이 심해지자 무하마드는 AD622년 메디나로 피신할 수 밖에 없었다. 거기서 무하마드는 당파 싸움을 하던 지도자들을 화해시키고 최고 지도자의 자리에 오르게 되었다. 메디나에 와서 강력한 통치권을 손에 넣은 624년부터 그는 그 동안 감추어왔던 유대인들에 대한 불쾌한 감정을 노골적으로 표출시키기 시작했다.
그래서 제일 먼저 취한 조치가 기도 방향을 바꾼 것이다. 그는 유대인들의 마음의 고향인 예루살렘 성전을 향해 기도하지 말고 메카 지역의 조상들이 우상을 모시고 제사를 드리던 카바 신전을 향해 기도하도록 했다.
그때까지만 해도 메카의 카바 신전은 360여 개의 메카 주변 종족들의 우상들을 모아놓은 공동 제사 장소였다. 물론 그 360여 개의 우상들 중에는 무하마드가 태어났던 꾸라이쉬 족속이 섬기던 ‘알라’(Allah)도 있었다. 각 종족마다 정한 날에 무리를 지어 와서 자신들의 우상에게 제사를 드리는 곳이었다. 무하마드는 이 곳으로 기도의 방향을 바꾸라고 한 것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왜 이렇게 해야 되는지 웅성대기 시작했다.
그러자 무하마드는 기도의 방향을 바꾼 이유를 설명한다. 코란에는 첫째 알라는 동이나 서에도 계시기 때문(Q2:142)이며 둘째 무슬림들이 정말로 무하마드와 알라를 따르나 확인하기 위해서(Q2:143)이며 셋째 알라는 전능하시기 때문(Q2:148)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그 말을 따르지 않으면 진짜 무슬림이 아니라 ‘발길을 돌리는 자’(배신자라는 의미)라고 했다(Q2:143). 당시 무슬림들에게 배신자라는 말은 곧 죽음을 의미하는 것이었기 때문에 아무도 여기에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이 없었다. 그 때 이후로 지금까지 세상의 모든 무슬림들은 메카를 향하여 기도하고 있다.
그러나 무하마드가 기도 방향을 예루살렘에서 메카로 바꾼 진짜 이유는 이제 더 이상 유대인들이나 기독교인들의 도움이 없어도 될만큼 충분히 강한 세력을 얻었기 때문이었다. 그 때부터 무하마드는 유대인들과 기독교인들을 저주 받을 무지한 무리라고 몰아붙이며 심하게 핍박하기 시작했다(Q5:51).
참고로 무하마드와 메디나 사람들은 예루살렘에서 메카로 기도의 방향을 바꾼 624년부터 630년까지 6년 동안 알라(Allah)와 360개의 우상이 함께 안치되어 있던 카바 신전을 향하여 기도를 했었다. 630년이 되어서야 무하마드와 메디나 군대는 메카를 점령하고 카바 신전에 있던 다른 우상들을 꺼내서 모조리 깨뜨려 버렸다. 그리고 카바 신전이 오로지 알라(Allah)의 신전이라고 한 무하마드의 외침이 지금까지 계속 되고 있는 것이다.
이만석 목사(한국이란인교회)
[이만석 칼럼] 이슬람의 기도 방향은 어떻게 정해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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