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과 세습 등 다뤄… 교회비판 계속 가능성 시사
MBC <뉴스 후>가 교계의 계속된 우려에도 불구하고 결국 예정대로 방송을 강행했다. <뉴스 후>는 지난 16일 밤 방송을 통해 교회의 세습과 재정의 투명성에 대해 집중 비판했다. 그러면서 한국교회에 대해 자정 능력을 잃었다고 사실상 단정했다.<뉴스 후>는 먼저 세습 문제에 대해 “나쁜 건 가르쳐 주지 않아도 금방 배운다고 대형교회들에서 이뤄지던 세습이 중소형교회에도 자연스럽게 일어나고 있다”며 온갖 형태의 세습들이 한국교회에서 일어나고, (세습을 위한) 전문 브로커도 생겼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세습으로 인해 잡음이 발생한 여러 교회의 사례를 분석했으나, 한국교회의 세습 비율에 대한 통계는 제시하지 않았다.
<뉴스 후>는 교회 세습이 이뤄지는 이유에 대해 방인성 목사의 설명을 곁들여 “결국 부와 명예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방 목사는 “가난하고 어려운 교회라면 그럴 수도 있지만, 지금 한국 교계의 세습은 대형교회의 막강한 힘과 부를 그대로 물려주는 것”이라고 밝혔다.
<뉴스 후>는 이어 인천의 한 교회 장부를 공개하며 교회 재정 투명화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이 교회는 건축비용 35억원 중 18억 가량에 대한 세금계산서가 없고, 담임목사 부부가 교회 건물을 담보로 대출을 하거나 개인 명의의 부지를 매입하기도 했다. MBC는 이 내용을 보도하는 과정에서 이 교회의 담임목사가 고액의 사례비를 받고 있다는 점을 부각시켰다. 교회측은 세금계산서 건에 대해서는 “전산작업 미숙 때문”이라고, 부지 매입에 대해서는 “복지관 건축을 위해서”라고 해명했다.
<뉴스 후>는 이 교회의 부목사 2명이 담임목사의 조카라는 점을 들어 “교회가 족벌 체제 연상시킨다”고 밝혔다. 그리고 “많은 교회 신도들이 교회 재정권을 목사와 장로들에게 일임한다”며 “그런데 문제는 교회 목사나 장로에 욕심 생겼을 때이고, 투명하자는 얘기는 이런 만약의 상황을 막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뉴스 후>는 또 이러한 교회 문제를 치리해야 할 교단법이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 신학생들이나 젊은 목회자들이 인사상의 손해를 걱정해 비판을 하지 못한다는 점, 교회 내에 담임목사 의견에 반대하기 어려운 분위기가 있다는 점 등을 들어 교회의 자정능력을 문제 삼았다.
<뉴스 후>는 이번 방송에 앞서 한기총과 교회언론회 등이 방송을 규탄하는 내용의 성명을 내보낸 데 대해 “이런 식의 대응이야말로 교회 개혁이 지지부진하다는 현실을 여실히 보여준다”고 일축했다. 특히 교회언론회가 MBC 민영화를 거론한 데 대해서는 “민영화된다면 이런 보도가 좀 힘들겠지만, 교회의 문제점 사라진다면 MBC가 민영화되지 않아도 이런 방송이 필요 없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또 금란교회 김홍도 목사가 몇 년 전 MBC가 자신에 대한 비판 방송을 한 데 대해 “MBC에 빨갱이가 가장 많다”라고 말한 설교를 보여주며, “독재 시대에나 들을 수 있는 이야기”라고 했다.
한편 <뉴스 후>는 이같은 교회 비판 방송이 앞으로도 계속될 수 있다는 점을 암시하며 방송을 마무리했다. 사회자는 마지막으로 “지금도 (교회 문제에 대한) 제보가 이어지고 있다”며 “사실로 밝혀지면 후속 보도를 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