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사렛 예수에 대한 신약성서 문서들의 증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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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한 교수] 나사렛 예수의 역사성과 진실(II)

				▲김영한 교수(숭실대 기독교학대학원장)
▲김영한 교수(숭실대 기독교학대학원장)

나사렛 예수에 관하여 가장 확실한 증거문서는 초대교회 당시 쓰여진 신약성서 문서들이다. 이 문서들은 역사적 예수가 누구였다는 것을 우리들에게 가장 확실히 가장 바르게 알려준다.

신약문서들

우리는 앞에서 초기(1-2세기) 비기독교적 문헌에 있어 나사렛 예수에 대한 최초의 언급에 관하여 살펴보았다. 이 문서들은 예수가 역사적으로 살았고 활동했고 십자가에 달려 죽었다는 사실을 전해준다. 그러나 예수가 과연 누구였는가, 그가 왜 십자가에 달려 죽었는가 하는 진실의 내용에 관하여는 말해주지 않는다. 이 문서들은 단지 외면적으로 나사렛 예수가 유대 율법을 모독했다, 군중들을 선동했다, 십자가에 달려 죽었다는 등의 사실만 말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진실의 내용을 알기 위해서는 우리는 초기 기독교 문서인 신약문서들의 증언에 우리의 관심을 집중해야 할 필요가 있다.

역사적 인물인 나사렛 예수가 누구였다는 것을 알기 위하여 우리는 가장 신빙성 있는 자료인 ‘초대교회가 채택한 네 복음서’와 ‘사도들의 서신’들을 기초로 하여야 한다. 신약성서의 네 복음서는 역사적 예수에 대한 초기 기독교 문서의 증거 자료들 가운데 일차적인 증거이다. 복음서 기자들인 마태와 요한은 예수를 따랐던 제자들로서 예수의 인격과 가르침을 가장 잘 알고 있었던 증언자들이다. 마가는 베드로의 통역자요, 누가는 바울의 선교 동행자였다. 이 둘은 사도들로부터 예수의 행적에 관하여 생생한 증언을 접한 자들이다. 서한을 쓴 바울, 베드로, 요한, 야고보 등 사도들은 모두 예수의 인격과 가르침의 일차적이고 생생한 증언자들이다. 이들 사도들의 서한은 예수의 부활 이후에 사도들의 복음 전파에 의하여 생겨난 초대교회의 신앙의 대상이 된 나사렛 예수, 곧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역사적 사실과 신앙고백을 내포하고 있다.

최초의 복음서는 65-70년 사이, 곧 예수의 지상생활이 끝난 시점에서 35년에서 40년 후에 기록되었다. 수십년 세월이 흘러간 이유는 초대교회가 복음의 구술적 전파(oral preaching)에만 열중하여 붓을 들 겨를이 없었기 때문이다. 초대교회는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죽으심과 부활 승천이 너무나도 생생하고 체험이었기 때문에 전혀 회상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 그러나 시간이 점차 지나감에 따라 복음서 기자들과 사도들은 이 엄청난 구속(救贖)의 사실이 기억에서 사라질 염려를 가지게 되었고 그것을 문서로 남길 생각을 가지게 된 것이다.

바울서신들

최초의 신약문서는 사도 바울의 초기서신들이다. 바울 자신은 역사적 예수를 개인적으로 만나지 못했고, 알지도 못했다. 그는 열성있는 바리새인으로 예수를 믿는 기독교인들을 박해하기 위하여 가던 중 다메섹 도상에서 부활하신 예수를 만났다(행9장). 이 영적 체험을 통해서 바울의 생애는 전적으로 변화되었다. 이전에 열성적인 율법준행자였던 사울은 복음전도자 바울이 되었다. 바울은 누가나 마가 등 역사적 예수와 긴밀히 연결되어 있던 복음서 기자들을 잘 알았다. 그는 예루살렘에 올라가 예수의 수제자인 베드로와 2주를 보내었고 예수의 동생인 야고보와도 만났다(갈 1:18-19). 바울은 복음서를 저술하지는 않았으나 필요시에 예수의 가르침과 행위에 대한 지식을 제시할 수 있었다. 바울의 서신에 보면 바울은 그가 받았던 것을 신자들에게 전해준다(고전 15:3). 즉 복음의 전승을 말하고 있다. 바울은 복음과 예수의 가르침이 복음서가 쓰여지기 전에는 구두로 전승된 것을 알려주고 있다.

네 복음서들의 위치

네 복음서들은 역사적 예수가 누구라는 것을 우리들에게 알려주고 있다. 네 복음서는 초기 기독교 시대의 수십년간 로마세계에서의 팔레스틴의 지위에 관하여 우리에게 알려준다. 예수 이야기와 사도들의 서신들은 초기 기독교의 중요인물들이 거의 유대인들이기 때문에 그 시대의 팔레스틴 유대교에 관한 지식을 제공한다. 마태는 그의 복음서를 “아브라함과 다윗의 자손 예수 그리스도의 세계라”(마 1:1)라는 문장으로 시작한다. 마태, 마가, 누가의 예수에 관한 이야기들은 서로 중복되는 많은 자료들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우리는 평행적인 칼럼에 넣어 비교하면서 읽을 수 있다. 그래서 이 세 복음서들을 공관복음서(synoptic Gospel)라고 한다. 마가복음은 마태복음과 누가복음의 자료로 사용되었고, 마태와 누가는 일반적으로 Q(Quellen, 자료)라고 불리는 예수 어록집(a collection of saying s of Jesus)을 가진 것으로 본다. 이 어록집은 주후 50년경 이방선교를 위한 지침서로서 편집되었을 것으로 본다.

이러한 복음서 자료들에 대한 비평이 가장 발달한 영역이 학문적으로는 성서(경)학의 분야이다. 자유주의적 비평학은 이러한 문서들에 대하여 지나친 방법적인 회의주의에 기초함으로써 문서 자체가 우리들에게 말해주는 것보다는 하이데거(Heidegger)나 콜링우드(Collingwood)의 영향을 받았다. 독일의 신약학자 불트만은 이러한 문서들에 대한 실존주의적이고 현대적 해석에 지나치게 치중함으로써 부정적인 방향으로 성서(경)비판학을 사용하였다. 그러나 영국의 브루스(F. F. Bruce)나 독일의 베츠(O. Betz) 등은 건전한 성경에 대한 비평적인 관점을 사용함으로써 신약문서에 대한 보다 온건한 이해의 지평을 열었다.

편집비평이나 전승비평은 이러한 복음의 전승에 관하여 보다 바른 이해를 가져다 준다. 편집비평은 복음서 기자들이 이 자료들을 어떻게 취급했나를 보여주는 것이다. 복음서 기자들은 단순히 오려내고 붙이기만 하는 기계적인 수집가들이 아니라 각 자료들을 자기들의 관점에서 평가하고 편집하는 책임적인 신앙적 지성인들이었다. 전승비판은 복음서 기자들이나 그들의 전임자들에 의하여 이 자료에 주어진 양식을 얻기 전 구두 단계의 자료들의 전승을 추적하고 있다.

복음서 기자들의 특징

마가는 먼저 주후 64년 7월 로마 대화재의 결과로 경고 없이 일어난 네로 황제의 박해 후유증 속에 있는 로마의 기독교 신자들 위하여 그의 복음서를 집필하였다. 기독교인들은 박해로 인한 당황과 혼란 속에서 그들의 정체성에 관한 재확인을 필요로 했다. 마가복음은 기독교의 주님에 대한 충성과 적대적인 세계에 대한 도전의 성격을 가졌다. 마가복음은 초대교회의 상황 속에서 그리스도를 위하여 고난을 당하는 것은 이상하거나 부자연스런 것이 아니라 기대되는 것이라고 주지시킨다. 마가는 베드로의 통역자로서 젊은 사람으로 베드로의 전도여행에 동행하였고, 베드로부터 예수에 관한 생생한 이야기를 들었다. 마가는 그의 복음서 시작에서 “하나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 복음의 시작이라”(막 1:1)라고 나사렛 예수에 대하여 신앙적 해석을 하고 있다. 그는 예수가 반복적으로 자신의 고난의 필연성 뿐만 아니라 제자들에게 자기를 부인하고 십자가를 져야 할 것을 가르쳤다(막 8:31, 9:31, 10:33-34)고 알려준다. 마가는 역사적 예수가 분명히 메시아 의식을 지녔음을 알려주고 있다.

마태는 초대교회 교사들의 사용을 위한 지침서의 성격으로 복음서를 썼다. 마태는 당시 민족과 양심을 판 세리 출신이면서 유대인이었다. 그러나 그는 나사렛 예수를 만나고 난 후 삶의 변화를 경험하였고 그의 생애는 전환되었다(마 9:9). 마태는 모세의 율법에 정통하고 그 권위를 세우면서 구약의 메시야 예언이 나사렛 예수에게 성취되었음을 보이고자 하였다. 사도 이후의 세대의 기독교사들은 마태복음에서 가르침의 지침을 찾았다. 마태복음의 독특성은 예수의 가르침에 대하여 모은 담화 자료의 5개의 문장들이다. 마태목음의 끝부분에는 제자들에게 ‘모든 족속에게 가서 이들을 제자로 삼아 예수의 교훈을 가르치고 지키게 하라’(마 28:20)는 명령이 있다.

누가는 유대인이 아닌 소아시아 빌립보 출신의 이방인이었다. 그는 거기서 바울의 전도를 받아 기독교로 개종하였다. 그는 의사로서 건강이 좋지 못한(고후 12:7) 바울의 선교 동행자로서 바울의 길동무의 역할을 하였다. 역사가로서 누가는 예수 복음의 시작과 전파에 관하여 신뢰할만한 올바른 설명을 제시하고자 하였다(눅 1:1). 누가는 의학적인 지식과 기술을 가졌기 때문에 예수의 병 고치는 일을 기록할 때에 그 병명을 밝히는 등(눅 5:12,18, 눅 6:6, 눅 8:43) 예수의 기적이 사실이었다는 입증을 한다. 그는 바울의 이방선교 목표에 상응하여 이방세계에 복음을 전하기 위하여 저술을 하였다. 하나가 누가복음이고 다른 하나는 사도행전이다. 그는 누가복음을 이방인을 위한 책으로 집필하였다. 누가는 예수 이야기가 점차 로마 세계에서 알려지고 사람들의 관심의 대상으로 다가 갔을 때 기독교 기원의 역사를 편집하였다, 이것이 바로 사도행전(행1:1, 행4:14)이다. 사도행전은 초기 기독교 선교의 역사를 담고 있다.

요한은 1세기 후반기에 공관복음과 다른 각도에서 복음서를 썼다. 그는 그리스도의 인격과 그의 사역의 보편성을 강조하였다. 그는 다른 복음서 기자들보다 영적이고 정신적인 깊이의 차원에서 복음서를 기록하고 있다. 그가 쓴 요한복음은 영적이고 신학적 해석의 부분이 많다. 그는 나사렛 예수의 원천을 영원한 태초에서 설명한다; “태초에 말씀이 계시니라. 말씀이 하나님과 함께 있었으니 이 말씀이 하나님이시니라”(요 1:1), “말씀이 육신이 되어 우리 가운데 거하시니”(요 1:14)에서 나사렛 예수 안에서 하나님이 인간이 되셨음을 증언하고 있다. 복음서 기록에 있어서 마가, 마태, 누가가 주로 예수의 사역을 갈릴리라는 지역을 중심으로 설명하는 데 반해서 요한은 예루살렘과 그 주변을 중심으로 기록한다. 요한복음은 공관복음서와 같이 요르단 골짜기에서 세례자 요한의 선교에서 시작하여, 예루살렘에서 예수의 죽음에서 끝난다. 그리고 요한복음에서는 공관복음과는 달리 베드로의 신앙고백이 바로 5천명을 먹이는 오병이어(물고기 5마리와 떡 2개)의 기적 다음에 일어나는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초기 교수 알렉산드리아 클레멘트가 말한 바 같이 “다른 세 복음서를 몸이라 비유한다면, 요한이 전한 복음서는 그 정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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