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행 속 사실상 김국도 목사 당선 인정돼

송경호 기자  khsong@chtoday.co.kr   |  

감리교 실행위, 신경하 감독 직무정지 권한에 “불법” 선언

				▲다양한 이견 끝에 실행위원회를 속회됐다. 많은 실행위원들이 자리를 떠난 가운데 논의하고 있는 실행위원들. ⓒ 송경호 기자
▲다양한 이견 끝에 실행위원회를 속회됐다. 많은 실행위원들이 자리를 떠난 가운데 논의하고 있는 실행위원들. ⓒ 송경호 기자

파행 속에 다시 속회된 총회실행위원회가 임시의장을 선출하고 신경하 감독회장의 장동주 선관위원장 직무정지 조치를 불법으로 선언하면서 사실상 김국도 목사의 당선을 인정했다. 하지만 임시의장 선출 및 속회 과정이 적법한지 여부에 대한 의견과 김국도 목사의 자격에 대한 반대 여론이 여전한 상황에서 이날 결의가 얼마나 효력을 발휘할지는 미지수다.

실행위원회는 2일 기독교대한감리회 본부 회의실에서 진행하던 회의가 신경하 감독의 일방적인 폐회선언으로 분위기가 어수선해지자 다양한 이견 끝에 한정석 감독을 임시 의장으로 선출하고 이같이 결의했다.

이에 김국도 목사는 실행위 마무리에 실행위원들의 요청에 의해 앞으로 나와 당선자로서 앞으로의 다짐을 전하면서 사실상 당선자로서의 입지를 분명히 하려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신경하 감독회장의 단독 폐회 선언에 혼란

앞서 오후 1시부터 시작됐던 실행위원회는 회순 채택 도중 감독회장 선거 관련 논의를 우선의제로 다루자는 긴급동의 안건에 대해 1시간여 가량 격론이 벌어지다 신 감독회장이 일방적으로 폐회를 선언하면서 잠시 중단됐었다.

기타 안건에서 다루자는 신 감독회장의 입장과 규정대로 동의안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실행위원들의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되어 고성이 오고가는 끝에 회의가 더 이상 진행되지 않자 신 감독회장은 “이런 분위기에서 원만한 진행이 어렵다고 생각한다”며 의사봉을 두드리고 서둘러 폐회를 선언했다. 그러나 신 감독회장이 밖으로 나가려 하자 이를 제지하는 이들로 인해 격렬한 몸싸움을 벌어졌고, 신 감독회장은 직원들의 도움을 받아 간신히 회의장소를 떠났다.

그러자 남아있던 회원들은 감독들이 모여 문제 해결을 논의하자고 결의했고 10여분 간 회의를 진행한 끝에 연장자인 한정석 감독을 임시 사회자로 선임하고 신 감독회장의 폐회선언은 무효임을 발표했다.

한정석 감독은 감리교 장정을 들어 “신 감독회장이 동의와 제청 없이 단독으로 폐회를 선언한 것은 불법”이라고 선언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실행위를 속회할 것인지, 폐회를 선언한 뒤 빠른 시일 내에 임시 실행위원회를 열 것인지를 두고 지리한 논쟁이 벌어졌다. 이러한 상황이 지속되자 감독과 실행위원들 중 20여명에 달하는 인원이 자리를 떠나기도 했다.

장정에는 의장이 사회를 보다가 단독으로 폐회를 선언했을 경우에 대한 규정이 구체적으로 나와있지 않아 논란이 계속됐지만, 결국 만국통상회의법을 적용해 한정석 감독을 임시의장으로 선출해 진행키로 했다.


“신경하 감독의 선관위원장 직무정지 조치, 절차에 문제”

속회 직후 박상혁 감독의 긴급동의로 감독선거 관련 논의가 우선의제로 다뤄졌으며 “장동주 선관위원장의 보고를 듣고 처리하자”는 의견이 들어와 부재중인 장 위원장 대신 박영태 목사가 보고를 전했다.

박 목사는 신경하 감독의 장동주 위원장 직무 정지 절차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박 목사는 “선거 과정에 불법이 있다고 해석되었을 때 선관위가 시정하지 않으면 특별재판위원회에 심의, 조사, 판결을 요구했어야 했음에도 불구하고 그 과정을 무시하고 일반법으로 나갔다”며 적법한 절차를 받지 않았음을 지적했다. 또 박 목사는 “감리교 법에 대해서는 일반법으로 나가는 것 자체가 불법이고 장정에 위배가 된다”고 말했다.

가처분 판결에 대한 수용에 대해서도 “일반법은 교통정리를 해 주는 정도의 역할일 뿐이지 엄청난 구속력이 들어오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박 목사는 “판결문이 선관위로 이송되어 선관위에서 장정대로 3분의2 이상이 받아들여 후보자 결격사유로 인정되면 무효처리하는 것”이라며 “하지만 선관위는 정식으로 회의를 열지 못했다. 결국 감독회장 후보에 대해 무효라 할 수 있는 권한은 다른 어떤 이가 가지고 있지 않다”며 신 감독회장 측의 입장을 반박했다.

이에 한정석 임시의장도 “법적으로 보면 많은 문제가 있다”며 ‘신경하 감독의 직무정지 권한 불법 여부’와 ‘가처분 신청을 즉각 받아드린 것의 불법 여부’에 대한 안을 물었고 29명 찬성으로 참석위원 과반수 이상을 얻어 가결돼 사실상 김국도 감독의 당선을 인정했다.

이에 한 실행위원이 김국도 감독의 인사를 요청했고 김 감독은 “살신성인하는 마음으로 내게 주신 뜻을 잘 감당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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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석자들이 신경하 감독회장의 선관위워장 직무정지 조치에 대해 불법임을 선언하면서, 사실상 김국도 목사의 당선을 인정했다. 이후 김국도 목사가 나와 인사했다. ⓒ송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