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사렛 예수가 보여준 기도의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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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한 교수] 예수의 역사성과 진실 (17)

				▲김영한 교수(숭실대 기독교학대학원장)
▲김영한 교수(숭실대 기독교학대학원장)

나사렛 예수의 역사적 진실을 밝히는 가장 확실한 자료는 앞서 밝힌 바와 같이 4복음서에 나타난 복음서 기자들의 증언이다. 이 복음서에 기록된 증언들을 믿는 자가 곧 기독교 신자이다. 믿는 자는 주님의 제자가 된다. 역사적 예수의 사실을 밝힌다는 것은 어떤 새로운 문서를 다시 발견하는 것이 아니다. 아직도 미발견된 문서가 나타날 수도 있다. 그러나 그것조차도 이미 역사적 기독교가 전해받은 복음서의 기록을 넘어설 수 없다. 넘어설 때 그것은 영지주의 이단처럼 다른 예수상이 된다. 다른 예수상은 더 이상 역사적 교회의 예수상이 아니다. 그래서 필자는 나사렛 예수의 역사성을 밝히기 위하여 복음서에 나타난 예수의 삶과 행적을 추적하는 것이다.

복음서 기자들은 역사적 예수가 성육신한 하나님의 아들이라는 믿음에서 출발하고 있다. 역사적 예수는 기도를 통해서 성부 하나님과의 끊임없는 교통 속에서 사셨다. 예수도 완전한 인간이었기에 하나님과의 지속적인 교통 속에서 영적으로 새로워져야 했다. 예수는 새벽 미명에 기도했으며, 한적한 곳에서 기도했으며, 구하면 주신다는 믿음으로 기도했으며, 중대한 일을 앞두고 기도했다. 예수가 드린 기도 내용은 하나님에 대한 감사, 진정한 기도는 자신의 뜻이 아니라 주님의 뜻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예수는 기도를 통해서 하나님과 교통하면서 영적 안식과 평강을 누렸다. 역사적 예수가 행하신 기도는 오늘날 우리가 행해야 할 기도의 본이다.

새벽 미명, 그리고 일과가 끝난 후 기도

복음서의 기록에 의하면 예수는 아침 일찍이 일어나 기도하셨다. 마가는 기록한다: “새벽 아직도 밝기 전에 예수께서 일어나 나가 한적한 곳으로 가사 거기서 기도하시더니”(막 1:35). 예수는 “이른 새벽 아직 어두울 때에”(막 1:35)에 일어나 기도하셨다. 그리고 하루 일과가 끝난 후 하나님께 기도드렸다: “무리를 작별하신 후에 기도하러 산으로 가시니라” (막 6:46). 예수는 하루를 기도로 시작하시고 기도로 마치셨다. 예수는 기도 속에서 성부 하나님과 끊임없는 교통 속에서 사셨다. 예수는 기도의 사람이었고 기도의 전형을 보여주셨다.

한적한 곳에서 기도

예수는 아주 바쁘셨다. 마가는 다음과 같이 기록한다: “시몬과 및 그와 함께 있는 자들이 예수의 뒤를 따라가 만나서 이르되 모든 사람이 주를 찾나이다”(막 1:36-37). 그리고 저녁시간에도 각색 병든 자들이 치유기도를 받으려 물려 들었다. 예수는 쉴 틈 없이 바쁘셨다: “저물어 해 질 때에 모든 병자와 귀신 들린 자를 예수께 데려오니, 온 동네가 그 문 앞에 모였더라(막 1:32-33). 그러나 예수는 일에 파묻히시지 않고 안정과 휴식을 취하시고 하나님과의 은밀한 교제를 위하여 한적하고 조용한 곳을 찾아서 기도하셨다.

예수가 이방인들이 많이 사는 지역인 데가볼리을 통과하여 갈릴리 호수에 이를 때 사람들이 소경과 더듬는 자와 눈 먼자를 데리고 와서 고쳐주기를 간구했다. 예수는 그 사람들을 따로 데리고 무리를 떠나 하나님의 능력의 손에 위탁하셨다: “하늘을 우러러 탄식하시며 그에게 이르시되 에바다 하시니 이는 열리라는 뜻이라. 그의 귀가 열리고 형의 맺힌 것이 곧 풀려 말이 분명하더라”(막 7:34-5). 예수는 사람들 보는 앞에서 보다는 은밀히 치유하셨다.

예수는 그의 수제자 베드로, 요한, 야고보들조차도 모르는 한적한 곳에 가서 기도하셨다. 예수께서 베드로와 요한과 야고보를 데리고 기도하시러 산에 올라가셨다(눅 9:28). 이 산에서 예수는 그 형체가 변형되는 놀라운 영광스러운 신비를 드러내신다. 이 산에서 베드로와 제자들은 변화된 예수께서 구약의 모세와 엘리야와 대화하는 신비스러운 광경을 체험하게 된다. 이때 제자들은 구름 가운데 말씀하시는 성부의 음성을 듣게 된다: “이는 나의 아들 곧 택함을 받은 자니 너희는 그의 말을 들으라”(눅 9:35). 이 음성은 예수께서 세례자 요한에게 세례를 받으시고 물 위로 올라 오실 때의 음성과 같다. 성부 하나님의 음성이다. 이러한 영적 체험에서 베드로를 비롯한 제자들은 나사렛 예수의 신비로운 근원을 점차 알기에 이른다.

“구하라 주실 것이다”: 어떠한 일에도 간절히 기도

열두 제자들을 선택하시기 전 예수는 산에서 밤이 새도록 기도하셨다. 누가는 다음과 같이 기록한다: “이 때에 예수께서 기도하시러 산으로 가사 밤이 새도록 하나님께 기도하시고 밝으매 그 제자들을 부르사 그 중에서 열둘을 택하여 사도라 칭하셨으니”(눅 6:12-13).

예수는 간절히 그에게 구하는 자들의 소원을 들어주었다. 딸이 더러운 귀신들린 수로보니게 여인이 다가와 자기 딸을 고쳐달라는 간청을 예수는 처음에는 거절하신다: “자녀로 먼저 배불리 먹게 할지니 자녀의 떡을 취하여 개들에게 던짐이 마땅치 아니하니라”(막 7:24). 이에 대하여 이 여인은 슬기롭게 간청한다: “주여 옳소이다마는 상 아래 개들도 아이들이 먹던 부스러기를 먹나이다”(막 7:25). 이에 예수는 이 이방여인의 간절한 소원을 들어주시며 말씀하신다: “이 말을 하였으니 돌아가라 귀신이 네 딸에게서 나갔느니라 하시매, 여자가 집에 돌아가 본즉 아이가 침상에 누웠고 귀신이 나갔더라”(막 7:29-30).

여리고로 나가실 때 거지 소경 바디매오가 길가에 앉았다가 나사렛 예수가 지나갈 때 소리를 질러 “다윗의 자손 예수여 나를 불쌍히 여기소서” 소리를 지른다. 많은 사람들이 그를 꾸짖어 잠잠하라 한다. 그러나 바디매오는 더욱 소리를 지른다. 예수께서 머물러 서서 그를 부르며 그의 소원을 들어주시며 말씀하신다: “가라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느니라”(막 10:52).

예수는 하나님에게 구해야 할 것을 가르치신다: “내가 또 너희에게 이르노니 구하라 그러면 너희에게 주실 것이요 찾으라 그러면 찾아낼 것이요 문을 두드리라 그러면 너희에게 열릴 것이니, 구하는 이마다 받을 것이요 찾는 이는 찾아낼 것이요 두드리는 이에게는 열릴 것이니라”(눅 11:9-10). 예수는 하나님 아버지는 간절히 구하는 자의 소원을 물리치지 않으신다고 가르치신다.

예수는 어떤 일에 있어서든지 마음과 힘과 정성을 다하여 하나님께 열심히 꾸준히 기도하였다. 예수는 하나님께 간절히 구해야 할 것을 비유로써 말씀하신다: 밤중에 친구가 와서 떡을 빌려 달라 할 때 이미 밤이 깊고 침상에 누웠으니 일어나 줄 수 없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그 친구가 간절히 청하기 때문에 들어 준다: “비록 벗 됨으로 인하여서는 일어나서 주지 아니할지라도 그 간청함을 인하여 일어나 그 요구대로 주리라”(눅 11:8).

그리고 예수는 간절히 기도해야 할 것을 가르치면서 간청하는 과부의 비유를 드신다: 어느 도시에 하나님을 두려워하지 않는 재판관이 있었는데 한 과부가 원한을 풀어 달라고 번거롭게 하니 이 재판관은 그 과부의 원한을 풀어준다. 예수는 그처럼 하나님은 간절히 간구하는 성도들의 간구를 들어주신다고 가르치신다: “주께서 또 이르시되 불의한 재판장이 말한 것을 들으라. 하물며 하나님께서 그 밤낮 부르짖는 택하신 자들의 원한을 풀어 주지 아니하시겠느냐 그들에게 오래 참으시겠느냐”(눅 18:6-7).

기도의 내용: 감사, 기원, 중보기도, 교제

예수의 기도는 감사, 기원, 중보기도, 교제를 내용으로 하고 있다. 예수는 기도를 통해서 항상 하나님께 감사하였다. 그는 다락방에서 떡을 떼면서 감사하였고, 잔을 들고 하나님께 감사를 드렸다(눅 22:17-26). 그리고 구할 것을 기원하고 제자들을 위하여 중보기도를 하셨다. 예수는 기도를 통하여 하나님과 교제하였다.

변화산에서 예수의 기도는 깊은 차원으로 들어갔기 때문에 그의 얼굴에 영광의 광채가 나타났고 그의 모습이 영광스럽게 변화하게 되었다. 누가는 예수께서 “기도하실 때에 용모가 변화되고 그 옷이 희어져 광채가 나더라”(눅 9:29)고 기록하고 있다. 그리고 모세와 엘리야가 영광 중에 나타나서 예수가 장차 예루살렘에서 별세할 것을 말씀한다(눅 9:31). 이에 베드로와 함께 간 제자들이 이 영광스러운 사건을 체험하고 무서워한다. 그리고 이들은 구름 사이에서 들려오는 성부의 음성을 듣는다: “이는 나의 아들, 곧 택함을 받은 자니 너희는 저의 말을 들으라”(눅 9:35). 변화산의 사건은 나사렛 예수가 하나님의 본체라는 것을 드러내는 지상에서의 유일의 사건이었다.

진정한 기도: 나의 뜻이 아니라 아버지의 뜻이 이루어지게 하소서

예수는 십자가의 대속(代贖)을 준비하기 위하여 제자들과 같이 겟세마네 동산에 올라가서 기도하셨다(눅 22:41). 예수는 제자들과 떨어져 홀로 기도하셨다. 겟세마네 동산에서 예수는 땀이 변하여 핏방울이 되는 간절한 기도를 드리신다. 누가는 다음과 같이 기록하고 있다: “예수께서 힘쓰고 애써 더욱 간절히 기도하시니 땀이 땅에 떨어지는 핏방울 같이 되더라”(눅 22:44). 히브리서 기자는 예수의 기도가 간절한 기도였음을 말한다.

하나님의 아들로서 예수는 아버지 하나님께 간절한 기원을 올렸다. 그러나 그의 기원은 자기의 뜻이 아니라 아버지의 뜻이 이루어지기를 기원했다: “내 아버지여 만일 할 만하시거든 이 잔을 내게서 지나가게 하옵소서 그러나 나의 원대로 마시옵고 아버지의 원대로 하옵소서”(마 26:39).

십자가에 달리시기 전 예수는 시몬 베드로를 위하여 기도하셨다: 예수는 베드로에게 말씀하신다: “시몬아, 시몬아, 보라 사탄이 너희를 밀 까부르듯 하려고 요구하였으나 그러나 내가 너를 위하여 네 믿음이 떨어지지 않기를 기도하였노니 너는 돌이킨 후에 네 형제를 굳게 하라“(눅 22:31-32). 예수는 중보기도를 드리신다. 예수는 십자가 상에서도 원수를 위하여 기도하신다: ”아버지여 저희를 사하여 주옵소서. 자기의 하는 것을 알지 못함이니이다“(눅 23:34).

영적 안식과 평안을 주는 기도

나사렛 예수는 자기에게 몰려오는 많은 병자들을 치유하시며, 마음에 상처받은 사마리아 여인, 니고데모와 같은 종교인들, 아리마대 요셉(마27:57) 같은 부자와 대화하면서 저들의 문제를 해결해주셨다. 그런 바쁜 가운데서도 예수는 하나님과의 영적 교통 속에서 안식과 평안을 찾았다. 그래서는 예수는 탈진(脫盡)하지 않았다. 예수는 아버지 안에서 항상 안식하셨고, 평안을 누렸다. 하나님의 성령이 항상 그의 마음에 충만히 거하셨기 때문이다. 이러한 예수의 삶은 기도가 우리 인간들이 영적 안식과 평안을 얻는 유일한 통로임을 보여주신다.

히브리서 기자는 역사적 예수의 기도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증언한다: “그는 육체에 계실 때에 자기를 죽음에서 능히 구원하실 이에게 심한 통곡과 눈물로 간구와 소원을 올렸고 그의 경건하심으로 말미암아 들으심을 얻었느니라”(히 5:7). 히브리서 기자는 승천하신 그리스도는 오늘도 살아서 이 불신 세상과 택하신 성도들을 위하여 하나님 아버지께 간구하신다고 증언하고 있다: “그가 항상 살아 계셔서 그들을 위하여 간구하심이라”(히7:25). 오늘도 나사렛 예수는 기도하는 자의 마음 속에 성령으로 찾아오셔서 다음과 같이 말씀하시며 안식을 주신다: “이것을 너희에게 이름은 너희로 내 안에서 평안을 누리게 하심이라. 세상에서는 너희가 환난을 당하나 담대하라. 내가 세상을 이기었노라”(요 16:33).

(김영한 교수님의 「나사렛 예수의 역사성과 진실」 기고는 매주 월요일 연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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