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예배 갱신은 삶의 개혁”

이지희 기자  jhlee@chtoday.co.kr   |  

영동중앙교회 장광우 목사 인터뷰

				▲영동중앙교회 장광우 담임목사
▲영동중앙교회 장광우 담임목사

영동중앙교회 장광우 목사(53)를 작년 11월 담임목사 취임식에서 만났을 때 근엄하면서도 다부진 표정이 기억에 남아있었다. 최근 영동중앙교회 지하 1층 카페테리아에서 인터뷰를 위해 다시 만난 그는 지난번과는 달리 푸근하고 소탈한 느낌이었다. 젊은 시절 한때의 방황을 딛고 일어나 미국과 한국에서 21년 간 목회에 전념해왔다는 장 목사는 이제 막 또 다른 출발점 위에 서서 목회 인생의 황금기를 맞고 있었다.

“빚진 자의 마음으로 이 교회에 왔습니다. 영동중앙교회를 피땀 흘려 일군 선배 목사님들과 성도들에게 빚지고 역량이 모자란 저를 이 곳에 세우신 하나님께 빚진 마음이지요. 어떤 장로님이 사업을 하다 망했는데 재기하면서 ‘빚 갚는 재미로 산다’고 교회 담임목사님께 말했대요. ‘부채의식’, ‘빚진 자 의식’을 갖고 있는 저도 지금 그 장로님 같은 마음입니다.”

신학교에 진학하기 전까지 굴곡 많은 삶을 산 그는 어쩌면 평생을 빚진 자 의식을 갖고 살아왔는지도 모른다. 독실한 기독교 가정에서 자랐지만 개척교회를 위해 모든 것을 희생했던 아버지에 대한 반발심 때문에 고등학생이 된 뒤에는 건달생활을 하며 술집, 파출소를 드나드는 사고뭉치 문제아였다.

“교회 창립 멤버셨던 아버지는 수입의 10의 6조를 헌금하고 수시로 철야기도를 하면서 교회를 위해 물질과 시간을 아낌없이 내놓으셨습니다. 하지만 저는 아버지와 같이 밥을 먹은 기억이 별로 없었어요. 중학생 때까지도 교회에서 주보를 필사하는 일을 했는데 고등학교 올라간 후에는 교회가 가기 싫었죠. 아버지를 ‘광신자’라고 생각했습니다. 세상을 비관하고 우울증에도 시달렸습니다.” 이후 주먹깨나 쓰던 운동선수 친구들과 어울리면서 노는 데 정신이 팔렸다는 그는 졸업한 뒤 외지에서 술장사를 했다.

그랬던 그가 다시 하나님께 돌아온 결정적 계기가 있었다고 했다. “대구에 잠시 왔을 때 대낮에 기절을 했는데 지금까지 살아온 삶이 파노라마처럼 지나갔어요. 초등학교 2학년 때 정신이 좀 이상하던 같은 반 여자 아이가 청소한 것을 자꾸 어질러 놓기에 책상 밑에 밀어 넣고 칠판지우개로 때렸던 일부터 보이더군요. ‘내가 저 아이의 울음소리를 들었다’는 음성도 들렸습니다. 기억도 못한 죄들도 많았는데 주님께서는 ‘네 죄를 사한다’고 말씀하셨어요.” 2시간 반 후 땀과 눈물로 범벅이 되어 깨어난 그는 곧바로 교회로 달려가 15일 간 철야기도를 했고 결국 22세에 총신대학교에 입학한 후 목회자의 길을 걷게 되었다.

목회 안수를 받고 미국으로 이민 간 장 목사는 LA 동문교회에서 4년 6개월 간 목회를 하고 미국 리버티대학교 세미너리에서 2년 간 세계적인 교회성장학자인 엘머 타운스에게 네트워크 전도사역을 배웠다. 졸업 후 중국 선교사가 되려고 했지만 총신대학교 시절 이미 중국에서 활발한 지원사역을 하며 공안의 블랙리스트에 오르는 바람에 두 번이나 추방당하고 한국으로 돌아왔다. 아버지가 3년 간 봉사했던 경산 중앙교회를 비롯하여 온서울교회, 가나안 장로교회에서 목회를 하고 미국 리노한인교회에서 목회한 후 작년 5월부터 영동중앙교회 협동목사로 섬겼다.

미국에서 목회하던 시절 잠시 한국을 방문했던 그는 근육무력증으로 하반신이 마비됐다가 갑자기 심장이 멎어 천국의 문턱까지 갔다가 겨우 살아났다. “제가 기질도 강하고 어릴 적 받은 상처들로 과격한 면도 있는데 하나님은 절대 포기하지 않고 저를 이렇게 집요하게 훈련시키셨어요. 훈련을 받을 땐 굉장히 힘들지만 신앙이 성장하면서 설교가 깊어지고 덩달아 교회의 부흥도 일어났습니다.” 설교를 준비 할 때에는 하나님의 음성을 듣기 위해 노력한다는 그는 “설교는 결국 하나님께서 주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제 설교는 회개와 회복을 주제로 한 내용이 많습니다. 사실 모든 설교는 회심을 말하고 있죠. 회심은 지금까지 어떻게 살았느냐는 과거지향적인 것이 아니라 앞으로 하나님을 의지하며 살겠다는 미래지향적인 것입니다. 제가 체험하며 깨달은 것도 실은 여기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죠.”

미국 시카고의 한인교회 3곳에서 청빙 요청을 받은 후 세 달 동안 철야기도를 했다는 장 목사가 결국 영동중앙교회 담임목사로 부임하게 된 것은 그 자신도 예상치 못한 뜻밖의 일이었다. 마치 그가 목사가 된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장 목사는 이 일 또한 ‘기적’을 즐겨 행하시는 하나님의 계획이라고 말했다.

장 목사는 교육목회에 대한 비전이 크다. 1~2세 아이들을 위한 탁아소, 어린이집부터 시작해 고등학생을 위한 방과후학교까지 만들어 다음 세대 교육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싶다고 밝혔다. “단순히 지식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상처입고 죄에 사로잡힌 아이들의 영혼을 치유하고 회복시켜 주님의 제자로 훈련시키고 싶습니다. 또 입시 위주의 주입식 교육에서는 배우지 못하는 심성과 인성 교육을 하려고 합니다. 신앙교육은 가정에서부터 제대로 받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가정 치유와 회복, 화해 사역에도 집중할 계획입니다.”

장 목사는 또 영동중앙교회가 창립 40주년이 되는 2010년을 앞두고 올해 교회 주제어를 ‘변화를 준비하자’로 정했다. 그는 교회의 교육 패러다임의 변화와 함께 시대에 맞는 예배 형식으로 갱신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예배의 본질은 결코 변해서는 안되지만 문화 차이에서 오는 이질감 때문에 성도들이 하나님께 집중하기 어렵게 만들어도 안된다는 것이었다.

그는 또 진정한 예배 갱신은 ‘삶의 개혁’이라고 강조했다. 예배가 삶의 개혁을 이루는 시발점이라면 말씀과 기도는 성도의 삶을 유지하기 위해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이다. 이 때문에 성경통독, 성경필사, 성경암송 대회를 열면서 교회 내에 말씀공부 열풍을 확산시키고 중보기도, 금식기도, 철야기도 등 기도의 붐을 일으키고 있다고 말했다.

장 목사는 “앞으로 멋있게 늙는 것이 꿈”이라고 말했다. “주님 앞에 갔을 때 욕심부리지 않고 낮은 곳에서 있던 삶이 더 아름다울 것 같습니다. 조금 가난해지면 훌륭하게 살 수 있지요. 그런 면에서 앞서 영동중앙교회를 섬기신 존경하는 전동운 목사님은 내려놓는다는 것이 무엇인지, 스스로 자신을 낮추는 것이 얼마나 아름다운 것인지 몸소 보여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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