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흔들리는 체제유지 위해 기독교인 공개처형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종교인들은 반체제인사로 간주”

▲24일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반인도범죄조사위원회 창립대회는 북한을 걱정하는 1백여명의 사람들이 참석했다. ⓒ이대웅 기자

▲24일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반인도범죄조사위원회 창립대회는 북한을 걱정하는 1백여명의 사람들이 참석했다. ⓒ이대웅 기자

북한 당국이 경제난과 김정일의 건강 이상으로 흔들리는 체제 유지를 위해 지하교회 색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반인도범죄조사위원회가 밝혔다.

반인도범죄조사위원회는 공개처형과 수용소에서의 고문, 강간과 성폭력 등 정권 차원에서 온갖 반인륜적 범죄를 일으키고 있는 북한 최고통치자 김정일을 국제형사재판소(ICC)에 제소하기 위해 피랍탈북인권연대(대표 도희윤) 등 북한인권단체 50여곳이 연합한 조직이다.

24일 위원회 창립 기자회견에서 이들은 지하교회 탄압 및 공개처형·행방불명자 명단을 일부 공개했다. 도희윤 대표는 “여러 경로를 통해 공식 확인된 5명만 공개하는 것”이라며 “북한은 종교인들을 반체제 성향으로 보기 때문에 공개총살까지 실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표적인 예가 가장 최근(6월 16일)에 처형당한 것으로 알려진 이현옥(33·이하 가명) 씨. 이 씨는 평안북도 용천시에 사는 지하교회 교인으로, 성경책을 배포하고 체제비판자를 조직하다 적발돼 공개처형당했다. 북한 당국은 이도 모자라 다음날 남편과 자녀 3명, 부모까지 가족 전원을 평북도 보위부에서 국가보위부로 이관시킨 후 국가보위부 22호 관리소(함북 회령 정치범수용소)로 이송했다.

▲ ‘예수’를 믿는다는 이유만으로 공개처형을 당한 이현옥 씨의 신분증.

▲ ‘예수’를 믿는다는 이유만으로 공개처형을 당한 이현옥 씨의 신분증.

지난 3월에는 성경책과 CD를 배포했다는 혐의로 평북 신의주시에 사는 지하교회 교인 서금옥 씨(30)를 체포하기도 했다. 죄목은 금창리 핵시설 염탐이었다. 서 씨는 체포 후 엄청난 고문을 받고 생사가 확인되지 않고 있으며, 남편도 함께 체포돼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자녀 2명은 행방불명됐다. 지난해 10월에는 한국 방송을 들을 수 있는 단파 라디오를 배포했다는 이유로 기독교인 김광명 씨(45)를 체포하기도 했다.

이밖에 탈북자 천학길 씨(40)는 북한에 남아있는 가족들의 한국행을 위해 중국에 갔다 붙잡혀 비법월경죄·조국배반죄로 지난 2006년 3월 공개처형 당한 것으로 확인됐고, 지난 2003년 한국에 입국한 김용국 씨(43)는 북한 내 국군포로들을 다수 탈출시키기도 했으나 중국 훈춘 지역에서 사전에 준비하고 있던 특무에 의해 납치됐다. 김 씨는 납치 당시 격투 과정에서 총상을 입고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 대표는 “현재 북한 지하교회 성도 수는 3만여명으로 추정하고 있지만, 정확한 수치가 아니고 더 많을 것이라 생각한다”며 “북한의 특성상 공개 집회를 가지는 것은 위험해 혼자 몰래 믿고 있는 사람들도 많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치범수용소에는 총 20만명이 잡혀있는데, 기독교인을 포함한 종교인들이 절반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정일을 국제형사재판소로, 북한 주민에게 자유를!’이라는 슬로건으로 활동할 반인도범죄조사위원회는 이날 행사 후 이를 위한 서명작업에 돌입했다. 이들은 향후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ICC 모의재판 실시, 국제사회 대상 세미나 개최 등의 활동을 전개하면서 오는 12월 서명과 함께 ICC 제소서류를 접수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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