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칭 타 교단 사용불가” 서대문측 주장 일부 수용
한국기독교총연합회(대표회장 엄신형 목사)가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이하 기하성) 명칭 사용과 관련, 기하성 서대문측 박성배 총회장의 이의 제기를 받아들이고 재검토하기로 했다.
31일 박성배 목사가 직접 참석한 가운데 한국기독교연합회관 15층 세미나실에서 열린 20-08차 한기총 임원회는 40여분간 이와 관련한 설전이 계속됐다.
한기총은 지난 달 20-07차 임원회에서 기하성이 3개 교단으로 분열됐음을 인정하고 3교단 모두를 회원 교단으로 받아들이는 한편, 각각 박성배 목사를 총회장으로 하는 ①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총회, 조용목 목사를 대표총회장으로 하는 ②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통합)총회, 이영훈 목사를 총회장으로 하는 ③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여의도순복음)총회로 명칭을 부여했다.
이에 대해 서대문측은 상표권과 재산권 등 조용목 목사가 제기한 12개의 법적 소송에서 승소했음을 강조하면서, 회원권을 3개 교단 모두 인정한 것과 ‘기하성’ 명칭을 나머지 2개 교단에도 부여한 것을 인정할 수 없다며 이의를 제기했다.
박성배 목사 “정통은 서대문측, 나머지는 가입절차 밟아야”
임원들 “한 뿌리에서 셋 된 건 ‘분열’, 3교단 모두 인정해야”
이 자리에서 한기총은 이를 일부 인정해 상표권에 의한 교단 명칭에 대해선 나머지 통합측과 여의도측에 통보하고 해결할 것을 결의했으나 3개 교단 모두 회원교단으로 인정해선 안 된다는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임원회에서 박성배 목사는 먼저 이번 기하성 문제는 ‘분열’이 아니며, 서대문측 만이 정통이며 나머지 교단들은 새로운 교단, 혹은 ‘임의단체’로 간주하고 다시 가입절차를 밟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 이유로는 통합측과의 법적 분쟁에서 법원이 통합측에 대해 ‘실재하지 않는 단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는 점을 들었다.
박성배 목사는 사고교단실사위원회가 나머지 교단으로부터 보고받은 교회 수를 놓고 “조용목 목사측(통합측) 교회 수는 120여개, 수호측은 180여개 밖에 안 된다. 여의도순복음교회도 50개가 안 되는 줄로 알고 있다. 정확하게 조사한 것이 맞느냐”며 한기총 가입 기준에 못 미쳐 정식 가입교단이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 같은 주장은 그간의 관례에 비추었을 때 ‘분열’로 봐야 한다는 대다수의 주장으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행정보류 이후 두 차례 조사에서 위원장과 위원을 맡았던 한영훈 목사는 “교단이 하나로 있었다가 문제가 생겼고 이로 인해 행정보류된 것 자체가 분열”이라고 풀이했다. 이윤호 목사는 “한 뿌리에서 셋이 된 것이 분열이 아니고 무엇인가. 교단을 받아들일 때는 분열됐어도 세 교단 모두 (정식) 총회로 인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하성’ 명칭 상표권에 위배” 주장엔 이견 많아
지속된 논쟁에 “분열 교단 3년간 자격 박탈” 주장도
한편 세 교단 모두에 ‘기하성’이란 명칭을 부여한 것을 두고 상표권에 접촉되는지 여부에 대해선 이견이 많았다.
박성배 목사는 “이미 1999년도에 특허를 냈고, 다른 교단은 민형사상 책임을 면하기 위해 기하성이라는 명칭을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한기총이 사회법을 어겨 가면서 무슨 근거로 명칭을 허락할 수 있는가”라고 주장했다. 다른 임원도 “상표권 등록을 했다면 다른 교단은 사용할 수 없다”고 동의했다.
반면 엄신형 목사는 “기하성이라는 명칭 뒤에 ‘통합’이나 ‘여의도순복음’ 등의 별도의 명칭을 붙이게 되면 근본적으로 (법에 위배되지 않는) 다른 이름이 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견을 제시했다 .
논쟁이 길어지자 결국 임원들은 “임원회에서 결정할 일이 아니다”며 법적인 요건을 충분히 검토한 후 통합측과 여의도순복음총회 측에 명칭 변경을 통보하고 이를 처리키로 결의했다.
한편 개교단의 분열 문제를 두고 목소리가 높아지는 등 논란이 지속되자 분열 교단을 보다 강력하게 대처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논쟁을 보다 못한 한영훈 목사는 “한기총이 교단을 양산하는 단체인가. 문제가 생기면 향후 3년은 들어오지 못하게 해야 한다. 이것이 교단 분립에 앞서 전제돼야 한다는 의견을 제기했는데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특정 교단을 위하지 말고 선례대로 일을 처리하자”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