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 왜 꼭 나만 빨래하고 밥해야 돼?”

김진영 기자  jykim@chtoday.co.kr   |  

아하! 행복한 가정이 보인다⑧

*이 글은 가정 문제와 상담에 몸담아 온 전요섭 목사(성결대 상담심리학, 기독교 상담학 전공주임교수), 황미선 사모(한양대학교병원 원목) 부부의 책 「아하! 행복한 가정이 보인다!-가정문제해법」에 실린 글을 옮긴 것입니다. 부부는 한국가정상담연구소에서 발행하는 「행복한 우리집」에 수년 동안 가정 관련 글을 연재했고, 이를 모아 책으로 펴냈습니다.

“여보, 나 할 말 있어. 이로 좀 와 봐요.”
“뭔데?”
“여보, 생각 좀 해봐요!”
“무슨 생각?”
“아니, 왜 꼭 나만 빨래하고 밥해야 돼? 자기가 도와주면 안 돼요?”
“남자가 어떻게 그런 일을 해. 그건 여자가 해야지!”
“내가 바쁘고 힘들 때는 자기가 좀 도와줘도 되잖아!”
“나도 피곤하고 힘들어!”

이러한 대화는 보수적인 기성세대 부부들에게서만이 아니라 신세대 부부에게서도 흔히 들을 수 있다. 최근 부부의 역할 분담에 대한 인식이 과거와는 달리 많이 개방돼 있지만, 아직도 일부 가정에서는 아내의 일과 남편의 일을 뚜렷이 구별하려는 것 때문에 가정 불화가 일어나는 경우가 많다. 부부가 서로 힘들고 어려운 일을 당했을 때 자신의 역할을 넘어 서로에게 도움을 줘야 한다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말이다.

전통적인 생각에 의하면 가사는 전적으로 여성의 일로만 여겨져 왔으나 최근엔 그러한 생각과 관념이 바뀌고 있다. 과거 대부분 사람들의 인식 속에 여성들은 사회적 역할의 수행보다는 가사에 충실하고, 자녀나 남편의 성공을 뒷바라지하는 현모양처로서 성실히 사는 것으로 각인돼 있다. 또한 가정을 돌보지 않고 사회 참여를 하는 여성에 대해서는 그 본래적 존재 의식을 망각한 것으로 판단해 비판하기도 했다.

전통적으로 남성들이 바라는 이상적인 여성상은 가정에서 남편에게 심리적, 경제적, 문화적으로 절대적인 의존, 종속, 통제에 따르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제 그러한 시대는 지났고 새로운 여성의 역할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가사는 물론, 사회적으로 여성도 지식 함양과 창의적 능력을 발휘하고 경제활동에도 참여하기를 바란다.

결국 남성들은 슈퍼우먼을 원하는 것 같다. 여성이 경제활동을 함에 따라 가정에서는 남녀평등의 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그러면서 여성과 남성 사이에서 자주 다툼이 벌어지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조직사회에서는 역할 분담을 뚜렷이 함으로써 일의 효율을 얻거나 책임의 한계를 명확히 한다. 그러나 가정에서 부부의 역할을 뚜렷이 구분하고 분담하는 것은 서로에게 오히려 피곤한 일이 될 수도 있다. 가족 간에는 이기적인 사고와 행정적 사고로는 더불어 살아가기가 어려울 것이다.

진정으로 부부가 서로 사랑한다면, 그리고 가정의 화목을 추구하기 원한다면 서로의 입장을 충분히 이해하는 마음을 가짐으로써 서로의 역할을 나눌 수 있는 태도를 가져야 할 것이다. 부부가 서로 사랑한다면 자연스레 ‘상대방을 위해 무엇을 해줄까’라는 생각이 앞서게 될 것이다.

가사만 전담하는 전업주부들보다는 사회활동을 하는 여성이 점차 증가하면서 자연스레 가사분담이 요구되고 있는 만큼, 남성들이 아내를 이해하고 배려하는 생활이야말로 가정의 평화를 유지하는 방법일 것이다. 뿐만 아니라 이것은 부부 사이는 물론 가정에 행복을 꽃 피우는 일이된다. 그럴 때 성경에서 말하는 ‘서로 돕는 배필’이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다. 부부는 가정에서 각자가 해야 할 역할이 있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서로의 역할을 분담하거나 바꿔서 해 볼 수도 있다.

아내를 도와주는 남편은 못난 남편이거나 자존심이 없는 남편이 아니라 이 시대가 요구하는 매우 훌륭한 남편이다. 그러므로 가정의 행복을 원한다면 힘 있는 남편이 힘 없는 아내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기 위해 항상 노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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