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제에 대한 도리가… 원로목사님의 뜻 아니라고 봐”
기하성 여의도측(총회장 이영훈 목사)이 향후 가입교회들의 대상으로 “고소·고발사건에 참여하지 않는다”라는 단서를 달며 통합측과 서대문측의 법적 공방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에 대해 통합측 대표총회장 조용목 목사가 불쾌한 심정을 내비쳤다.
조 목사는 20일 인천순복음교회(최성규 목사)에서 열린 실행위원회에서 여의도측의 입장을 전달받은 직후 먼저 회원교회들의 이탈 가능성에 대해 “회원들을 강제로 묶어 만든 교단은 교단이 아니다. 뜻이 맞지 않아 떠나는 사람을 비난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그동안 여의도측을 통합측 산하 지역총회로 규정했던 조 목사는 “다만 여의도 총회는 사실 불법이었다”며 “하지만 현실 상황을 뒤바꿀 수는 없다. 옳다고 할 수 없지만 (독립적으로 세워진) 사실을 인정하고 어차피 가야 할 사람은 편안히 갈 수 있도록 해주자”고 말했다.
조 목사는 “다만 지금은 이탈측과 송사가 있어 예민한 상황이기 때문에 싸움이 끝날 때까지는 잠시 몸담으며 힘을 실어주는 것이 인간적인 도리이고 신앙적이다. 그런 면에서 여의도측은 끝까지 있어줬어야 했다”고 아쉬움을 내비쳤다.
고소·고발이라는 표현해 대해선 “저 자신도 교회를 지으며 많은 소송을 할 수밖에 없었다. 교회를 지어본 이들이라면 알겠지만 건축업자들이 얼마나 애쓰게 하는가. 그렇다고 교인들을 위한 것을 중도에 멈출 수는 없지 않는가”라며 “(고소·고발이) 아주 나쁜 이들이 하는 것처럼 말하면 교회를 짓지 말고 그만둬야 한다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그는 또 “대한민국이 만약 나라를 빼앗겼을 때 되찾기 위해 재판을 건다면 모두 나쁜 이들이라고 하겠는가”라며 “(통합측에서) 나가게 됐으면 ‘재판하는 이들이 나쁘다’라는 말을 하지 말고 그냥 ‘총회를 세우겠다’라고만 했어야 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소송을 하면서도 얼마나 고통당하고 아파하고 있는데 흉악한 사람처럼 표현하고 신문에 내는 것은 형제에 대한 도리가 아니다”라며 “원로목사님의 뜻은 아니라고 본다. 그럴 리도 만무하다. 문장을 만드는 분들은 임원들이셨겠지만 이런 표현은 삼가주셨어야 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