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오래된 개신교파, 모라비안은 누구?

김진영 기자  jykim@chtoday.co.kr   |  

배본철 교수와 함께 떠나는 ‘세계순회 성령사역’⑫

▲ 배본철 교수(성결대학교)

▲ 배본철 교수(성결대학교)

배본철 교수(성결대, 교회사)는 지난 한 해 필리핀, 아프리카, 영국 등 세계를 돌며 성령의 역사를 체험했습니다. 스스로 이 순회를 ‘세계순회 성령사역’이라 이름 붙였죠. 그는 이 순회를 통해 “신념과 주장을 좀 더 힘 있게 나눌 수 있게 되었다”고 했습니다. 배 교수가 가졌던 신념과 주장은 무엇일까요. “나의 거듭난 삶 자체가 하나님께서 거저 주신 은혜”라고 고백하는 배 교수가 자신의 신념과 주장을 글에 녹여 본지에 기고했습니다. 질풍노도의 기간을 지나 하나님을 만나고, 성령을 좇아 세계를 순회했던 모든 과정을 매주 화요일 소개합니다. 배 교수와 함께 성령이 운행하는 세계로 다시 떠나봅시다.

케이프타운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 순회사역 중에 김 선교사님의 초청으로 갑자기 이루어진 일주일도 안 되는 짧은 방문이었지만, 매우 감격스런 나날이었다. 낮에는 19세기 아프리카 부흥의 발자취들을 둘러보는 시간을 가졌는데, 영광스럽게도 우리나라 크리스천 독자들에게도 「겸손」, 「순종」 등의 책으로 유명한 19세기 부흥사 앤드류 머레이(Andrew Murray)가 사역했던 교회와 기념지들을 방문할 수 있었다.

1828년에 태어난 앤드류 머레이의 선조들은 스코틀랜드 사람들이었는데, 그의 아버지가 케이프타운의 식민지에 초청되어 거기서 목회자로서 사역하였다. 1850년대부터 앤드류 머레이는 남아프리카의 여러 곳에서 사역하던 중 1860년대에 큰 부흥을 경험하게 되었다. 그는 88세의 삶을 살면서 무려 240권의 저서와 소책자들을 썼다.

그런가하면 18세기 보헤미아 지역에서 큰 부흥을 일으키고 전 세계로 수많은 선교사들을 파송했던 모라비안파(Moravians)가 최초로 남아프리카에 들어와 활동하던 기념지도 방문할 수 있었다. 나에게 있어서 모라비안파에 대한 관심은 존 웨슬리(John Wesley)에 대한 연구를 하다가 생기게 되었다. 모라비안파는 자칭 세계에서 가장 오래 된 개신교파라고 하면서 그 기원을 1457년으로 잡고 있다. 영어로는 United Brethren, 발생지인 체코 언어로는 Jednota Bratrska로 칭한다. 이들은 사도행전에 나타난 교회상과 존 후스(John Hus)의 이상을 추구하는 공동체였다.

헤른후트(Herrnhut)에는 독일 최초의 모라비안파 본부가 있었다. 30년 전쟁에서 가톨릭의 박해를 모면하려고 모라비아에서 피난해 온 이들이 갈 곳이 없어 허덕일 때, 진젠돌프(Nicholas von Zinzendorf) 백작이 이들을 자기 영토 안에 거주하기를 허락하였다. 우연히 찾아 온 이 일로 인해 진젠돌프는 훗날 모라비안 운동의 지도자가 되게 되었다. 웨슬리와의 만남도 이곳 헤른후트에서 이루어진다.

그리고 웨슬리에게 구원의 확신에 대한 교훈을 주었던 피터 뵐러(Peter Bӧhler)도 역시 모라비안 파의 중요한 인물이었다. 이들은 중생 이후의 확고한 은총을 받는 모임(Confirmation Class)을 중요하게 여겼으며, 모라비안 선교사로서 가장 먼저 요구되는 것은 진정한 마음의 회심(conversion)이었다.

모라비안 영웅주의와 독일 경건주의를 뿌리로 하고 있는 모라비안파는 엄청난 선교열을 가졌다. 그들은 60인마다 선교사 하나를 외지로 파견하여 선교 사업을 진행하였는데, 1732년부터 1752년까지 20년간에 걸쳐 그들이 파송한 선교사들의 숫자는 그 이전까지 개신교 전체가 한 것보다도 많았다. 그들의 선교활동의 근본 줄기를 이루는 정신은 ‘주님께 사랑, 그리고 잃은 자를 향한 사랑’(Love to the Lord, love for the Lost)이었다. 기념관 안에는 수많은 가지들이 뻗어나간 모라비안 선교의 역사를 보여주고 있었다. 남아프리카에 모라비안파가 들어온 것은 1737년의 일이었다.
나는 남아프리카 케이프타운에 이런 감동적인 기독교 부흥의 발자취들이 있었으리라고는 아예 상상도 하지 못했다. 그러고 보면, 우리가 스케줄 속에 넣진 않고 있었던 곳이지만, 신기하게도 일정 기간의 계획이 포기되면서 잡힌 갑작스런 방문 지역이었지만, 그 일속에 하나님의 엄청난 계획이 있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우리의 인생길도 역시 마찬가지리라.

“사람이 마음으로 자기의 길을 계획할지라도 그의 걸음을 인도하시는 이는 여호와시니라”(잠언 16:9)

부흥을 꿈꾸는 기도 모임

이틀 동안 아프리카신학대학(Africa Theological College)에서 신학생들과 현지 목회자들을 대상으로 성령론을 강의하였는데, 강의를 마칠 때는 성령의 능력을 구하며 함께 뜨겁게 기도하는 시간을 가졌다. 케이프타운을 떠나오기 전날 밤, 김 선교사 자택에서 백인 성도님들과 함께 가진 기도모임은 오랜 동안 그가 그 지역의 부흥을 위해 기도하며 염원했던 첫 열매였다. 김 선교사가 미리부터 계획한 시간이었는데, 성령께서 깊은 대화 가운데로 인도하셨다. 마침내 김 선교사는 그 지역의 부흥을 위한 기도 모임을 시작하기로 그들과 함께 약속하였다. 부흥의 홀씨가 케이프타운에 나누어지게 된 것이다.

그리고 이 기도모임이 김 선교사를 중심으로 계속 되고 있다는 소식을 나중에 듣게 되었을 때, 다시 한 번 부흥의 홀씨를 전하시려는 하나님의 의도가 나의 안식년 사역에 있음을 확인하게 되었다. 다음은 몇 번에 걸쳐 내게 보낸 김 선교사의 이메일을 요약한 것이다.

“교수님. 어느 날 백인 성도들과 함께 저녁 식사를 하면서 교수님과 함께 했던 그 시간을 떠올리기도 했습니다. 식사 후 좀 더 자세히 찬양과 기도 모임(Praise & Prayer meeting)에 대해서 이야기 했습니다. 함께 이 찬양과 기도 모임을 통해서 이 지역 부흥운동을 위해서 기도하기로 했습니다. 저희에게는 좋은 동역자들을 얻은 셈입니다. 적어도 두 가정은 꾸준히 모임을 이끌어 갈 것 같습니다.

참 하나님의 하시는 일은 정말로 대단합니다. 저는 찬양과 기도모임에 대한 소망을 벌써 3년 전부터 가지고 있었는데, 교수님의 방문을 계기로 시작하게 될 줄이야 누가 알았겠습니까! 이렇게 기다리다 보면, 생각지 않은 사람들과 장소에서 하나님께서 그 분의 일을 시작하시는 것을 보며 사역하는 것은 정말로 즐거운 일임이 분명합니다.

교수님과 함께 시작된 부흥을 위한 기도는 그때 이후로 매주 꼬박 꼬박 모임을 가지며 부흥을 위해서 기도하고 있습니다. 그 기도 시작 이후로 여러 가지 사역의 변화들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굵직한 변화는 성경공부 모임이 두 개나 일어났다는 것입니다. 우선은 청소년들을 위한 성경공부 모임이고, 다음은 주부들을 위한 성경공부 모임입니다. 부흥의 핵심가치 중에 하나인 ‘사회 변혁’이 이곳에서 서서히 일어나고 있는 것 같아 기쁜 마음입니다.

청소년들을 위한 성경공부는 시작 이후로 한 번도 아이들이 빠진 적이 없고, 그 아이들이 지금 저희 찬양과 기도 모임의 주축 멤버들입니다. 신실한 동역자 크랙과 헤일리는, 교수님과 함께 모임을 가진 이후에, 아주 주축이 되는 저희 ‘쉼 공동체’ 멤버로 함께 사역하고 있습니다. 서서히 성경공부 모임에 참여하는 아이들 안에 변화들이 일어나기 시작했습니다. 다른 사람을 위해서 기도하기 시작하고, 저희 가정을 위해서 기꺼이 봉사하고자 합니다. 참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 아이들과 함께 저희 살고 있는 지역을 정화하는 작업을 할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또 다른 기대는 주부들 성경공부 모임을 통해서 이 지역 성인들이 조금씩 바뀌어 나가길 기도하고 있습니다.

수련회 기간 동안 저희가 섬기는 아이들이 참 많이 변했습니다. 너무 상처가 많은 아이들이라서 그런지 참 많이 울기도 했고요. 하나님이 아이들 한 사람 한 사람의 마음을 만지시는 것을 보고, 하나님의 위대하심을 다시 한 번 경험했습니다. 사실 이 캠프를 준비하면서 아이들이 바뀌는 것은 기대하기 어렵다고 생각했습니다. 그저 아이들이 예배를 통해서 하나님을 만나고 그 기쁨이 어떤 것인지 조금이라도 맛보게 하려고 생각했을 뿐입니다. 하지만 하나님의 계획은 아이들의 삶을 만지시고 그들을 죄와 싸워 승리하는 용사로 세우는데 계셨던 것 같습니다. 몇몇 아이들은 성령의 세례를 받은 듯합니다.

찬양과 기도 모임이 더욱더 성장해서, 이번 주에는 25명의 사람이 함께 모여 예배를 드렸습니다. 감사하는 것은, 18-20살 정도 나이의 젊은 청년들이 함께 동참하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기도하는 것처럼, 저는 죽도록 충성하여 섬기며 기도하는 삶을 살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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