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냐민 지파에 ‘기스’라는 사람이 있었다. 그는 부자이고 성읍의 유지였다. 그에게는 ‘사울’이라는 아들이 있었는데, 훤칠한 용모에 키가 컸다. 보통 사람들은 그의 어깨 높이밖에 되지 않았다.
어느 날 기스는 자신의 집에서 기르던 암나귀 몇 마리를 잃어버리자, 아들 사울에게 하인을 데리고 가서 잃어버린 나귀를 다시 찾아오라고 했다.
사울과 하인은 잃어버린 암나귀를 찾기위해 온 사방을 헤매고 다녔지만 결국 나귀를 찾지 못했다.
“안 되겠다. 벌써 사흘째다. 식량도 다 떨어졌으니, 이젠 나귀를 포기하고 집으로 돌아가자. 아버지가 나귀보다 우리 걱정을 더 많이 하시겠구나.”
하지만 이 산 저 산을 헤맨 데다 너무 멀리까지 온 탓에 집으로 돌아가는 길마저 잃고 말았다. 마침 아주 유명한 선지자가 그곳에 산다는 소문을 들었던 터라, 사울과 하인은 바로 그 유명한 선지자인 사무엘을 찾아가기로 했다.
사울이 사무엘을 찾아오기 하루 전날, 사무엘은 하나님의 음성을 들었다.
“사무엘아, 내일 이맘때쯤 베냐민 땅에서 한 젊은이가 너를 찾아올 것이다. 너는 그에게 기름을 부어 이스라엘의 왕으로 삼아라. 그가 블레셋으로부터 이 백성을 구할 것이다.”
사울과 그의 하인이 사무엘에게 가까이 오자, 하나님께서 다시 사무엘에게 말씀하셨다.
“보라, 내가 말한 그 청년이 바로 이 자다. 그가 내 백성을 다스릴 사람이다.”
사울이 사무엘에게 다가와서 선견자의 집이 어디인지 묻자, 사무엘은 자신이 바로 그가 찾고 있는 선지자라고 밝히면서 이렇게 말했다.
“청년이여, 내일 당신이 집에 돌아갈 수 있게 해주겠소. 당신이 알고 싶어하는 것도 다 알려주겠소.”
사무엘은 사울이 나귀에 대해 말하지 않았는데도 그 문제를 언급하였다.
“사흘 전에 잃었던 나귀는 이미 찾았으니 걱정마시오. 그리고 이스라엘 백성이 모두 당신을 원하고 있소. 당신과 당신의 집안은 이스라엘을 다스리게 될 것이오.”
사울은 크게 놀랐다. 그리고는 황송한 듯이 대답했다.
“어찌 그런 말씀을 하십니까? 저와 저희 집은 이스라엘 중에서도 가장 작은 지파인 베냐민 지파입니다. 당치도 않은 말씀입니다.”
사무엘은 사울을 데리고 자기 집으로 가서 윗자리에 앉게 하고 좋은 음식을 대접하였다.
다음 날 아침, 사무엘은 길을 나선 사울을 따라나섰다. 마을 끝에 이르자, 사무엘은 사울과 함께 걸음을 멈추었다.
“당신 하인을 앞서 보내시고, 당신은 잠깐 기다리시오. 당신에게 하나님의 말씀을 전해 주겠소.”
글_김영진, 그림_김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