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보다 더 가난한 백성이 많은 조선으로 가라”

류재광 기자  jgryoo@chtoday.co.kr   |  

[우리 땅의 聖地를 찾아서 13] 제임스 홀 선교사

제임스 홀(Dr. H. W. James Hall, 忽. 1860-1894) 의료선교사는 비록 짧은 생을 살았지만 미국 감리교 선교사로서 평양에 엄청난 기초를 세웠다.

제임스 홀은 캐나다 온타리오에서 출생하였다. 그의 부친은 아이렌드 출신의 청교도적 장로교회 교인이었다. 석공으로 생활을 했던 그의 부친은 자녀들에게 철저한 신앙교육을 시키었다. 이러한 결과로 제임스 홀은 남다른 사명감을 갖고 뉴욕에 있는 퀸즈대학 의학부를 졸업하였다. 그는 그리스도의 정신을 갖고 영과 육을 함께 살리는 의사가 되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던 중, 1887년 무디 전도인이 인도하는 부흥회에 참석을 하고 성령을 체험한 후 가난하고 병들고 신음하고 있는 뉴욕 빈민가에 가서 빈민을 위해 무료진료를 위해 힘을 기울렸다.

빈민들을 위한 의료선교를 하면서 펜실비니아 의과대학을 졸업한 여의사 서우드(R. Serwood)를 만나 서로 장래 희망에 대한 이야기를 하던 중, 약혼을 하고 기도하는 가운데 미국보다 더 가난한 백성이 많은 조선을 가라는 명령을 받고 1891년 미국 감리교 선교부에 가서 조선 선교를 위해 선교사로 훈련을 받은 후 그해 12월 내한하였다. 1892년 인천내리교회에서 목회하는 존스(H. Jones)의 안내로 관서지방을 여행하던 중 평양에 감리교 선교부를 신설할 것을 강력히 주장, 미국 본부에서 허락이 나자 이들 약혼자들은 곧 결혼을 하고 중국 선교여행을 다녀와서 평양에 짐을 풀고 평양 선교부를 개척하였다.

부부가 의사였기에 자연히 평양기독병원과 평양 광성학교(현 서울 광성중고)까지 설립을 하였다. 또 남산현 감리교회를 설립하였다. 개척 선교사업은 순탄치가 않았다. 평양에는 가끔 깡패들이 나타나 행패를 부리면서 돈을 요구했던 일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이럴 때마다 이들 부부는 조사 김창식과 함께 기도하여 이러한 시험을 물리 칠 수 있었다. 그런데 이들의 일에 시기심을 가졌던 평양 감사는 1894년 5월에 그의 조사인 김창식을 연행하여 구속시키고 사형을 집행하려고 했다. 이 소식을 들었던 홀은 곧 서울에 있는 미국 영사관에게 알리어 겨우 그의 생명을 구할 수 있었다.

그런데 뜻하지 않게 전라도 고부에서 동학농민혁명운동이 일어나, 정부에서는 이를 제재할 힘이 없자 청나라에 군인 파송을 요청하였다. 이 일로 청나라 군인이 아산만에 진주하자 일본군인들도 한양에 머물고 있는 일본인들을 보호한다면서 일본군이 대거 서울에 주둔하게 됐다. 이런한 관계로 청일 전쟁이 평양에서도 일어나자 양국 군인들이 수없이 부상병들이 생겨났다.

이때 제임스 홀 부부는 병원에서 일본인, 청나라 군인들을 모두 똑같이 진료를 해 주었다. 그런데 이 무렵 평양에는 말라리아 병이 전염되면서 평양 시민들의 신음 소리가 커져갔다. 진료에 열중 하던 중 제임스 홀도 전염병에 걸려 결국 서울에 이송되었고, 부인의 극진한 진료를 받았지만 그해 11월 24일에 사망하고 말았다. 11월 27일에 배재학당에서 노불 목사의 집례로 양화진에서 장례식 예배를 드리고 시신은 그곳에 안장을 하였다.

김수진 목사(한국교회역사연구원장, 한국기독교성지순례선교회전문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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