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화 시대, 기독대학을 말하다] 안산1대학 김득중 총장
대학의 세계화는 이제 피할 수 없는 시대 흐름이 됐다. 각 대학들은 국내 우수한 인재들을 양성해 세계로 내보내고, 또한 세계의 인재들을 초청해 그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대학의 수준이 곧 그 나라의 수준을 결정하는 만큼 세계화에 발맞춘 대학의 등장이야 말로 국가적 과업이라 할 수 있다.
신학대를 포함해 기독교 가치의 실현을 목적으로 하는 많은 대학들이 국내에 존재한다. 그들에겐 세계화를 향한 우수한 대학으로서, 학문적 발전과 함께 기독교 인재 양성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이뤄야 하는 막중한 책임이 있다. 과거 선교사들에 의해 세워진 기독교 교육기관들은 한국의 근대화에 혁혁한 공을 세웠다. 이 자랑스런 역사를 간직한 기독교 대학들은 지금 어떤 모습일까. 본지는 총장님들께 그 답을 듣는 기획 인터뷰를 마련했다.
“교육자 생활 35년 동안 지금처럼 고민이 많았던 적도 드물었던 것 같아요. 취업률과 학생 유치, 국제화 등 극복해야 할 문제들이 한두 가지가 아니에요. 매일 기도로 하루를 시작하면서 오늘도 더 발전하는 학교를 만들자고 다짐하죠. 총장이라는 자리의 중요성을 요즘 많이 느끼고 있습니다.”
인터뷰를 위해 마주한 자리에서 안산1대학 김득중 총장은 치열한 업무에서 잠시 벗어났다는 듯 “휴~”하고 심호흡을 한 번 했다. 얼굴은 환했으나 집무실 분위기는 그가 얼마나 일에 열중했는지를 그대로 드러냈다. “바쁘시죠”라고 물었더니 “바쁘죠. 그런데 그만큼 학교도 발전하니 보람있고 기분도 좋아요”라는 대답을 한다. 그에 의하면 안산1대학은 국내 150여 전문대학 중 해외취업률이 1위다.
기독교대한감리회 출연으로 지난 1970년 문을 연 안산1대학은 간호·보건, 공학, 예능, 가정·사회실무, 학사학위 전공심화과정 등 총 5개 계열에 23개 학과를 두고 있다. 이 중 간호·보건 계열은 안산1대학을 상징하는 대표적 학문 분야로 2년제인 타 학과와 달리 3년제로 운영되고 있을만큼 전문 간호·보건인 양성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안산1대학의 해외취업률 1위는 해외 10여 개 대학과의 적극적 학문 교류에 힘입은 바가 크다. 그 대표적인 경우가 바로 미국 테네시주에 있는 카슨뉴맨(Carson-Newman) 대학과의 자매결연. 이 대학은 미국의 간호·보건 관련 전문대학으로 전문 간호사(Registered Nurse)를 양성하고 있다. 안산1대학은 지난 1997년 이 대학과의 자매결연 이후 간호·보건 계열의 수준을 월등히 향상시킬 수 있었다.
이 밖에도 해외 대학과의 교류를 통해 수준을 끌어올린 많은 학과가 있다. 또 하나의 예가 바로 관광영어학과. 안산1대학은 지난 2006년 영국의 국립대학인 치체스터(Chichester) 대학과 자매결연을 맺고 매년 관광영어학과 졸업생들에게 공동학위를 수여하고 있다. 졸업생들은 안산1대학의 학위증 뿐만 아니라 치체스터 대학의 학위증을 동시에 취득, 해외 취업 시장에서 높은 경쟁율을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이 김 총장의 설명.
“대개 전문대학이라고 하면 학생들의 수준이 떨어지고, 학생들 또한 자신감이 없는 것으로 알지만 그건 대학 하기에 달렸다고 생각해요. 다양한 프로그램과 지원으로 학구열을 고취시키고 꿈에 대한 동기를 자극한다면 알마든지 우수한 인재를 양성할 수 있습니다.”
이렇듯 해외에서 성과를 거두며 조금씩 발전해가고 있는 가운데 안산1대학은 최근 학교 채플을 건립 중에 있다. 기독교 가치를 실현하는 대학인만큼 채플 건립이 이상할리야 없지만, 안산1대학의 이번 채플 건립이 갖는 의미는 사뭇 남다르다.
“제가 목원대와 감신대에서 교수와 총장으로 35년을 있었습니다. 아무래도 대학의 특수성이 있는만큼 지금과는 많이 달랐죠. 학생유치나 학교 운영에 있어 안산1대학과는 거리가 있는 부분이 많아요. 그래서 처음 이 대학 총장이 됐을 때도 그러한 차이점 때문에 고민이 많았습니다. 지난 2년 동안 어떻게 하면 보다 더 많은 학생들을 유치하고 더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을까를 고민해왔죠. 그런데 그것이 조금씩 열매를 맺게 되니 이제 필요한 것은 역시 내면적인 것이더군요.”
지금까지 안산1대학은 학생 4천여 명이 대학 강당에서 예배를 드렸는데, 학생들이 한꺼번에 강당에 들어갈 수 없어 몇 번에 걸쳐 예배를 드려야 하는 불편을 겪었다. 김 총장은 “그렇게 나눠 드려도 사실 크게 불편한 것은 아니었다”며 “그러나 몇 천명 씩 드리는 예배에서 과연 학생들이 하나님을 깊이 만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더라. 그래서 채플을 건립해야겠다고 결심했다”고 말했다. 또한 안산1대학은 모든 교직원이 매일 아침 9시부터 30분 동안 성경 말씀을 나누고 묵상한 후 하루를 시작하는 전통을 이어오고 있다.
대학 강단에서 35년을 가르치는 동안 김 총장이 신학대 교수로 학생들에게 있어 학문적 전수자였다면, 지난 2년간 뱃머리에서 안산1대학의 항해를 조종하고 있는 김 총장은 오히려 경영자에 더 가깝다. 그 낯섬과 어려움에 처음엔 다소 당황하기도 했다는 김 총장은 그러나 하나님을 향한 믿음과 교육에 대한 열정으로 그것을 극복했다.
“이제 이루고 싶은 것이 있다면 안산1대학이 국내는 물론 국제 많은 대학들과 경쟁할 수 있는 자생력을 키우고, 무엇보다 기독교 가치를 실현하는 대학으로 많은 이들로부터 증거를 받았으면 하는 것입니다. 매일 이것을 놓고 기도해요. 제가 목사거든요. 하나님께서 좀 예쁘게 봐주시면 좋을텐데(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