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 만의 NIV 성경 개정 앞두고 찬반 분분

시카고=김준형 기자  newspaper@chtoday.co.kr   |  

“시대에 맞는 번역” vs “성경 말씀 훼손”

성경 속의 성(gender)을 지칭하는 표현에 관해 보수주의 신학자들과 일부 여성신학자들 간의 논쟁이 뜨거운 가운데 가장 대표적 성경 번역본인 NIV(New International Version) 성경이 성 지칭 표현에 관한 번역을 수정해 2011년 출시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NIV 성경의 판권을 갖고 있는 비블리카는 2010년 후반에 작업을 마무리하고 2011년에 새 NIV 성경을 출시할 계획이다.

NIV 성경은 1978년 첫 발간 이후 전세계에서 30억부 이상 팔렸으며 보수적 복음주의자들의 호평을 받으며 현재 북미 지역의 전체 성경 가운데 30%를 점유하고 있다.

이번 개정판에 앞서 비블리카는 1984년에도 한 차례 NIV 성경을 개정한 바 있으며 이번 개정은 25년만이다. 과거 2000년대 초 비블리카가 성경의 일부 단어들을 양성적 표현으로 번역한 TNIV(Today’s New International Version)을 선보였을 당시 보수주의 신학자들의 반발은 결코 적지 않았다. 남침례교단(SBC)은 “받아들일 수 있는 번역의 기준을 넘어섰다(has gone beyond acceptable translation standards)”는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당시 TNIV 성경은 ‘하나님의 아들들(sons of God)’이라는 구절을 ‘하나님의 자녀들(children of God)’로, ‘형제들(brothers)’이라는 구절은 ‘형제 자매들(brothers and sisters)’로 바꾸었다. 또 ‘하나님이 인간을 창조하셨다(God created man)’는 구절에서 남성적 성격의 ‘man’ 대신 중성적 성격의 ‘human beings’를 사용했다.

비블리카는 TNIV 당시의 논란을 염두에 둔 듯, “모든 남성적(men) 표현을 사람들(people)로 바꾸거나 하나님을 남성으로 지칭하는 구절을 바꾸지는 않는다. 그러나 성경 원문이 특별히 의도적으로 남성으로 지정하지 않은 부분은 수정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또 1965년 설립된 보수신학적 단체인 성경번역위원회(The Committee on Bible Translation)에 감수를 맡기기로 했다.

이번 개정에 관해 지지자들은 “성경을 보다 정확하게, 읽기 쉽게 만들어 줄 것”이라 평했으며 반대자들은 “성경을 왜곡하며 정치적 의도가 있다”고 평했다. 지지자들은 성경이 특정하게 남성을 가리킨 것이 아니라 상황적으로 볼 때 사람이나 불특정 청자를 지칭한 경우 이것을 양성적 표현으로 바꾸는 것이 성경을 이 시대에 맞게 번역하는 것이라 주장하지만 반대자들은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 원문이 남성으로 지칭한 것을 시대에 맞게 번역하려는 움직임은 불경한 것일 뿐 아니라 하나님 아버지까지 중성화 혹은 양성화 하려는 주장에 빌미를 제공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한편, 한국에서는 2005년 일부 여성신학자들을 중심으로 주기도문에서 하나님을 ‘아버지’로 부르는 것을 중성적 표현으로 수정하려는 움직임이 일다 교계의 반발에 부딪혀 좌절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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